박근혜의 '추억 유산' 어디까지 일까?

'유신의 추억’의 짙은 그림자가 국회를 넘어 검찰청, 지방정부까지 손 볼 형국

서울의소리 | 입력 : 2013/09/17 [04:49]
한 여성전용 목욕탕.
요즘 60~70대 할머니들은 모였다 하면 대통령 박근혜 이야기다.

얼마 전 베트남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한복을 입은 모습을 보며 할머니들은 이구동성으로 “한복 입은 모습이 얼마나 예쁘던지…”라며 침이 마르도록 칭찬한다.

한 할머니는 우리가 못 먹고 못 살 때 “박정희 대통령이 아니었으면 오늘날 이런 호사를 누릴 수 있었더냐”면서 “한복 입은 모습이 육영수 여사를 보는 듯해서 얼마나 예쁜지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60~70대 아니 80대까지의 노인지지의 힘이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의 힘인 것 같다. 이들은 젊은층의 실업난에 대해서도 “편하게 자라서 그래. 우리 처럼 힘들게 살았봤어…? 아무 직장이나 가서 열심히 일하면 되지. 요즘 젊은애들은 너무 편하게 자라서 그래”라며 취업난은 젊은층 탓 이라고 말한다.

옆에서 듣던 또 다른 할머니는 “그래 우리가 학교 다닐 때 육영수 여사가 학교에 한번 다녀간 적이 있는데…그때 갑자기 서거했다는 말을 듣고 종로에서 가서 얼마나 울었는지…, 나라가 끝나는 줄 알았지”라며 한 마디 보탰다.

이를 듣고 있던 40대 아줌마는 “아이구 저 할머니들 또 시작했네…저 양반들 때문에 자기 손자들 고생하는 줄 모르고...”라며 혀를 찼다.

지난 여름 박근혜 대통령은 “저도의 추억”을 쓰면서 “부모님과 함께했던 추억의 이곳에 오게 되어서 그리움이 밀려온다”라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그만큼 박 대통령과 저도의 인연은 남다르다. 올해는 저도에 청해대가 생긴 지 꼭 40년이 된다.

1972년 당시 박정희 대통령이 여름휴가를 보내기 위해 저도를 찾기 전만 해도 변변한 숙박시설도 없었다. 이 해에 저도에 숙박시설이 갖춰지고, 이듬해인 1973년 부속 건물과 골프장 등이 갖춰지면서 ‘청해대’로 이름붙여진다.
 
박정희는 육영수 여사 서거 뒤인 1975년에도 이곳을 찾아 “아내와 함께 거닐던 곳에 혼자 와보니 아내에 대한 그리움이 더욱 간절해진다”는 시 한 수를 남긴다. 박 대통령도 부모님과 함께 찾았던 때를 기억하며 ‘저도의 추억’을 쓴 듯하다.

그러나 ‘저도의 추억’을 떠올린 후부터 ‘유신의 추억’을 떠올리는 일이 많아졌다. 갑자기 박 대통령이 지난 8월 5일 새로 임명한 김기춘 비서실장이 정국의 핵으로 부상했다. 그의 등장은 이른바 ‘유신의 추억’이자 ‘공안정국’의 서막이었다.

김기춘 비서실은 박정희 정권 시절 청와대 비서관을 지낸 데 이어 박근혜정부에서도 비서실장에 발탁됨에 따라 '부녀 대통령'과의 인연도 눈길을 끈다. 특히 김 실장은 검사 시절 유신헌법 초안 제정 과정에도 참가했다.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김 실장은 제12회 고등고시 사법과에 합격해 1964년 광주지검 검사로 검찰에 입문, 서울지검 공안부장과 대구지검장, 대구고검장, 법무연수원장 등을 지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8월 5일 청와대 비서실장을 포함한 4명의청와대수석 등 인사를 발표한지49일만에 유신의 추억이 다시 재연됐다..

채동욱 검찰총장에 대한 법무부 장관의 감찰 지시에 검찰청 내 조차 ‘유신의 추억’을 떠올린다는말이 나오고 있다.

청와대의 손톱밑 가시 뽑기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이에 앞서 국정원장은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에 대한 내란음모혐의을 터트리며 궁지에 몰린 국정원을 살려냈다. 같은 혐의로 3명을 더 체포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통합진보당 김재연, 김미희 의원에게도 ‘RO’모임에 참석했다며 수사확대 의지를 밝히고 있다. 이른바 유신의 추억 한 장면이 계속 오버랩되고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뒤집어 씌운 ‘내란음모혐의’가 2013년 8월 정국을 연속 강타한 것이다.

현재 정국은 국정원 직원 대선 댓글 의혹과 관련 검찰청과 국정원이 맞짱을 뜬 형국이다. 기선제압은 국정원이 빨랐다. 신임 남재준 국정원정아 회심의 미소를 흘리며 ‘검찰청장’을 상대로 카운터펀치를 날린 형국이다. 국정원의 수사권에 국가권력기관인 검찰청도 손을 놓고 있다.

‘유신의 추억’의 짙은 그림자가 민의의  대의기관인 국회를 넘어 검찰청, 지방정부까지 손 볼 형국이다.

국민은 ‘국정원’의 보이지 않는 무소불위의 권력에 떨고 있다. 그러나 지난 대선 국정원의 대선 개입의혹은 하나 둘 들어나고 있다. 소위 종북세력, 좌파, 민주후보를 몰아내기 위해 신종 메카시즘의 광풍이 지난 대선바람을 타고 박근혜 대통령 집권 6개월을 넘게 짙게 드리우고 있다.

한편으론 공안정국으로 북풍몰이를 하고 한편으로는 한복으로 치마폭정치를 하고 있지만 그게 언제까지 지속될까.

이제 막 들어선 박근혜 정부에게 사람들은 6개월만에 ‘유신의 냄새’가 짙게 난다고 말했다.
“오래갈까…글쎄” “김기춘도 할아버지, 박근혜도 할머니…그럼 우린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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