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희의 JTBC 9시뉴스에 대한 짧은 단상

서울의소리 | 입력 : 2013/09/17 [05:48]
손석희라는 정론직필의 아이콘을 사장으로 영입하고도 지상파 뉴스와의 경쟁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던 JTBC가 종편이라는 부정적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손석희 사장을 앵커로 내세우는 모험을 감행했다. 그리고 오늘 그 첫 번째 방송이 전파를 탔다. 필자는 SBS뉴스를 시청한 이후에 JTBC의 뉴스를 봤다.

뉴스의 거의 대부분을 3자회담과 채동욱 검찰총장의 사퇴 문제로 도배하고, 의원이 된 이후 처음 방송에 나왔지만 여전히 모호한 안철수 의원과의 대담과, 무리수로 보이는 여론조사까지 감행한 JTBC의 9시뉴스는 종편의 편향성을 상당히 극복했지만, 단 한 회만으로 평가를 내리기에는 무리인 것 같다.

하지만 두 가지 만은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하나는 안철수 의원과의 인터뷰에서 보여줬듯이 상대에게 정곡을 찌르는 질문을 통해 시청자의 궁금증을 해소시켜준 손석희라는 인물의 노련함과 불편부당함에 대한 작은 믿음이고, 나머지는 시청료 올리기에만 급급한 KBS 9시뉴스보다는 권력편향성적 보도에서 상당히 벗어났다는 점이다.

손석희 앵커는 앵커 이전에 JTBC 보도부문을 총괄하는 사장이기에 오늘 방송을 통해서 앞으로의 지향점을 어느 정도 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KBS보다 신뢰성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정권에 불리한 것은 시청자위원회라도 기계적인 중립을 지키는 것이 공영방송의 의무라고 생각하는 KBS에서는 권력에 대한 감시라는 저널리즘의 본질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필자의 입장에서 최소한 오늘 방송분만 놓고 보면 KBS 9시뉴스를 볼 일은 없을 것 같다. 물론 여러 가지 면에서 부족하고, 여론조사처럼 의욕 과잉된 부분도 있지만 최소한 JTBC 9시뉴스에서는 한류와 자사 프로그램을 홍보하면서 찌라시에나 나올 법한 연예계 소식을 접하는 일은 없을 것 같다.
 
그날의 핫이슈를 심층보도하는 면도 파격적이지만 상당히 신선했다. 전세계에서 우리나라 방송사들의 메인뉴스처럼 정치에 관한 보도가 적은 나라도 거의 없다. 드라마나 각종 예능 등이 우리나라처럼 방송 편성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나라도 거의 없고, 시사프로그램이 우리나라처럼 적게 편성된 나라도 없다.

손석희라는 네임벨류가 갖는 신뢰성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알 수 없지만, JTBC의 정면돌파는 한국 방송뉴스의 판도에 상당한 지각변동을 몰고 올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종편의 시청자 층이 보수 일색이라는 면에서 볼 때 편향적 결과 나올 가능성이 높은 여론조사만 빼면 일단 출발은 좋다. 매일 9시에 볼만한 뉴스가 없어 답답했는데 시청자 입장에서 약간의 여지가 생겼다는 점에서도 손해날 것은 없어 보인다.

보수 일색인 종편의 9시뉴스가 정말 달라질지 지켜볼 생각입니다.

늙은도령의 세상보기 늙은도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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