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광고
광고
광고
로고

논개의 길 뿐...문재인, '대선후보답게 나서 달라!'

[서화숙 칼럼] 문재인은 ‘논개’ 라도 되어야...

서울의소리 | 기사입력 2013/09/21 [12:27]

논개의 길 뿐...문재인, '대선후보답게 나서 달라!'

[서화숙 칼럼] 문재인은 ‘논개’ 라도 되어야...

서울의소리 | 입력 : 2013/09/21 [12:27]

어제(24일)로 국정원 정치개입에 대한 국회의 국정조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됐습니다. 온갖 헛소리들이 난무하지만 그래도 여야공방으로 국정원 정치개입의 실체가 사람들에게 더 많이 알려지게 됐다는 사실, 결국 믿을 것은 국민밖에 없는 나라에서 다행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서화숙 한국일보 선임기자
국정원이 정치개입을 한 것은 두 갈래입니다. 하나는 공무원인 직원들을 인터넷 댓글작업에 동원해 국민선동에 나섰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국정원의 비밀기록을 특정선거캠프에 제공해서 선거에 활용하게 했다는 의혹입니다. 뒷부분은 이른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북방한계선 (NLL) 포기 사건으로 널리 통용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대통령 선거에도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그래서 국정원 공무원의 댓글작업이라는 정치개입으로 수세에 몰린 새누리당이 관심을 돌리기 위해 다시 들고 나온 것도 바로 이 NLL사건이었습니다. 국회 정보위원장인 새누리당 서상기 의원 주도로 여야합의도 없이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발췌본을 무단 열람하고 다시 노무현이 NLL포기선언했다고 공표한 것입니다. 6월 20일입니다. 이어 남재준 국정원장은 국정원에 보관된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전문을 공개해버렸습니다. 6월 24일 일이고 역시 불법입니다.

그런데 막상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전문을 보니 노무현 대통령은 NLL을 포기하기는커녕 북한을 설득해 국제무대로 나오게 하고 북한의 해주까지 남북협력지대를 만들려고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새누리당은 원문을 보고도 한글 독해를 못해서 엉뚱한 주장을 편 집단이자 악의적으로 전직 대통령을 음해한 집단으로 밝혀졌습니다. 게다가 국정원의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전문이 새누리당 캠프로 진작에 들어가 김무성 새누리당 총괄선대본부장이 대선 직전인 12월 14일 유세에서 줄줄이 읽은 것까지 6월27일에는 밝혀졌습니다.

국정원의 국정개입은 인터넷 댓글 정도가 아니라 비밀기록을 특정정당에 넘겨 대선을 지원했다는 말입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현 대통령은 어떻게 개입했는가를 밝혀야 한다로 공방이 거세어지는 판에 느닷없이 민주당 문재인 의원이 국가기록원의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원문을 까자고 6월 30일 제안했습니다. 국정원의 정치개입 양상이 더 분명해지고 더 치밀하고 조직적이었다는 것이 밝혀진 국면에 도대체 왜 그랬는지는 지금도 의문입니다. 이미 노무현 대통령이 NLL 포기 안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는데, 노무현 대통령이 NLL 포기했으면 정계은퇴하겠다는 비장한 선언도 이해하기 힘들었습니다. 그러나 적어도 공당의 대선후보까지 지낸 사람이면 뭔가가 있겠거니 하는 마음이 한편에는 있었습니다. 있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그 후 진전을 보면 문재인의원은 별달리 아는 것이 없었습니다. 야당 대통령 후보의 발언으로 정계 국면은 NLL공방으로 이어졌고 국회의 국정조사는 공전을 했습니다. 국가기록원 대통령기록관에서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을 못 찾으면서 이 논란은 노무현 대통령이 대화록을 없앴다는 공방으로 이어졌습니다. ‘NLL포기 발언 없었다’로 수세에 몰렸던 새누리당이 기세등등하게 ‘NLL 포기한 게 맞다’를 다시 주장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거기서 문재인 의원이 한 일은? 어버버하면서 따라가기나 한 게 전부입니다.

지금까지 여러 명의 여야쪽 인사와 진보 보수매체들이 밝힌 내용을 종합해서 일치하는 내용을 추려보면 이렇습니다. 국가기록원 대통령기록관에는 없는 게 확실합니다. 이걸 폐기했느냐 여부는 불확실합니다. 우선 박근혜 대통령이 임명한 남재준 국정원장이 공개한 국정원본이 있기 때문입니다. 왜 국정원본은 있는데 대통령기록관에는 없느냐. 30년간 공개하지 못하게 되어있는 대통령기록으로 남길 경우 후임 대통령이 참고하지 못하니 후임 대통령을 위해 국정원으로 기록을 넘겼다는 이야기를 당시 기록을 작성한 조명균 전 청와대 안보정책비서관이 말한 것으로 어느 신문이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확인되지는 않고 있습니다. 조명균씨가 언론도 국회도 피하고 은둔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대통령기록관에 정상회담 대화록이 없다는 사실이 밝혀진 후 잠수하던 문재인 의원은 어제NLL 논란은 덮자고 공식발언했습니다. 거대한 소동의 장본인치고는 좀 맥락없는 발표였습니다.

국정원의 정치개입을 밝히는 것이 중요하고, 국회의 국정조사가 본격화해야 한다는 점에서 NLL 논란은 끝나는 것이 옳습니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도 국가기록원 대통령기록관 원본을 보자고 당론으로 받아들인 것은 당대표인 자기 책임이라며 당내 분란이 일어날 소지를 없앴습니다. 문재인 의원에게 쏟아질 비난을 막아서고 민주당이 국회 국정조사에 합심하겠다는 태도는 옳습니다.

문제는 이렇게 양상이 끝나지는 않는다는 점입니다. 어제 벌써 황우여 대표가 새누리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이 국가기록관에서 없어진 것을 두고 “예전에 사초에 관한 범죄는 참수로 벌했다”고까지 발언을 했습니다.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을 노무현 정부가 없앴다는 도발인 것이지요.

과연 사초가 없어졌습니까? 사초는 역사기록을 쓰기 위한 기본자료를 말합니다. 사초는 없어지지 않았습니다. 남재준 국정원본이 있는데 어떻게 사초가 없어졌습니까? 또 대통령기록관에는 없지만 국가기록원에는 있다는 증언도 나옵니다. 원래 노무현 대통령은 모든 기록을 이지원 시스템에 집어 넣어 국가기록원으로 이관했고 그 중 일부를 대통령기록으로 별개 자료화하여 넘겼습니다. 지금 여야가 찾아본 것은 대통령기록관일 뿐 이지원 전체는 아닙니다. 그렇다면 이지원을 뒤져보면 됩니다. 그런데 이것은 새누리당이 극구 반대합니다. 원본을 찾아보기로 한 여야 합의 시한이 22일로 끝났다는 것입니다. 여야 합의야 다시 하면 됩니다.

문재인 의원은 이번 일로 정치력의 바닥을 드러냈습니다. 노무현 정부 내부 사람들에게 들어서 알만한 기초 사실도 확인하지 않은 채 뒷북을 쳐서 국정원 정치개입을 밝혀내려는 거센 흐름의 맥을 끊어버렸습니다.

정치개입으로 정권을 창출하는 데 기여했다 생각하는 국정원은 벌써부터 막나가는 조짐을 보입니다. 국정원장이 법을 어겼습니다. 직원들은 농협을 통해 농민을 사찰하고 대학 총장실에 전화를 걸어 대학생 동향을 사찰합니다. 뉴스타파 보도로는 서울시공무원간첩조작까지 했다고 합니다. 권성동 새누리당 의원은 어제 국정감사에서 국정원 직원이 댓글 다는 것이 어떠냐는 말까지 했습니다. 국정홍보처와 국정원의 기능 차이도 모르는 막말이 여당 국회의원 입에서 막 나오는 상황입니다. 이제 국정원이 박정희 정권 때의 중앙정보부로 갈지 안갈지는 이번 정치개입의 진상을 말끔히 털어내서 관련자를 엄중 처벌하는 데에 달려있습니다.

여당과 정부가 기세등등하게 되는데 단초를 제공한 문재인 의원은 어떻게 하실 겁니까?

하나는 그냥 숨죽이고 사는 법도 있겠지요. 의원직 월급은 받습니다.
하나는 야당 대선후보답게 나서주는 일입니다. 지금 상황에서 선택은 논개의 길 뿐입니다.

문재인 의원은 지난번에 국가기록원 원본에 NLL포기 내용이 있으면 정계 은퇴를 하겠다고 했습니다. 포기내용이 없다는 것이 다 알려진 상태에서 그건 하나마나한 소리입니다. 그리고 왜 당신 혼자만 은퇴를 합니까? 자기만 희생하는 사람은 정치인으로는 바보일 따름입니다. 적을 죽이고 함께 죽어야 정치력이 있는 겁니다.

지금 새누리당에 이지원을 까라고 하십시오. 이지원에도 원본이 없다면 은퇴한다고 하십시오. 대신 원본이 있으면 지난 대선 유세에서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을 줄줄이 읽은 김무성의원, 작년 10월 8일 노무현 전 대통령이 NLL포기했다는 허위사실을 처음 공표한 정문헌 의원, 올 6월 여야 합의 없이 발췌본 무단 열람하고 역시 NLL포기했다는 설을 유포한 서상기 의원이 사퇴하라고 요구하십시오. 이 합의를 받아낸 후 이지원을 까라고 압박하십시오.

국정원과 야합하여 헌정질서를 유린하고도 큰소리를 치는 사람들과 함께 진주 남강행을 결단하십시오. 혼자 물러나거나 숨어있는 일은 야당 대표주자답지 못합니다.
☞ 2013-7-25 서화숙의 3분칼럼 팟캐스트로 듣기

출처 :
http://news.kukmin.tv/news/articleView.html?idxno=317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
광고
PHOTO
1/1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