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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후 MBC 부장, "그런 X들 조문해 줄 필요없어" 세월호 유가족 폄훼

서울의소리 | 기사입력 2014/05/12 [21:36]

박상후 MBC 부장, "그런 X들 조문해 줄 필요없어" 세월호 유가족 폄훼

서울의소리 | 입력 : 2014/05/12 [21:36]
▲ 박상후  MBC  전국부장
박상후 MBC전국부장이 지난 7일 MBC <뉴스데스크>에서 세월초 참사 초기에 무능정부에 분노해 청와대 행진을 시도했던 실종자 가족들을 외국 사례와 비교해 폄훼하는가 하면 수색작업중 사망한 민간잠수사가 실종자 가족 등 우리 사회의 조급증 때문에 죽은 게 아니냐고 보도했다. 

이어, 방송후에도 희생자 가족에게 "뭐하러 거길 조문을 가. 차라리 잘됐어. 그런 X들 (조문)해 줄 필요 없어. 거듭 막말을 퍼붓고 자신의 보도를 비판한 후배기자들을 협박했다고 전국언론노조 MBC본부가 12일 주장해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MBC본부는 12일 오후 '세월호 유가족 폄훼 보도 장본인, 반성은커녕 망언 일관'이라는 제목의 긴급성명을 통해 "세월호 유가족을 모욕하고 폄훼한 지난 7일 보도를 자행한 장본인의 입에서 자성의 목소리는커녕 입에 담기조차 힘든 망언들이 쏟아지고 있다"며 구체적 문제 발언을 열거했다.

성명에 따르면, 해당 리포트의 당사자인 박상후 전국부장은 8일 KBS 간부들이 합동분향소에서 가족들의 거센 항의를 받고 팽목항에서 KBS 중계 천막이 철거되는 상황이 발생하자 "뭐하러 거길 조문을 가. 차라리 잘됐어. 그런 X들 (조문)해 줄 필요 없어. 중계차 차라리 철수하게 돼서 잘된 거야. 우리도 다 빼고. 관심을 가져주지 말아야 돼"라며 유가족을 폄훼했다.

박 부장은 또한 기자회가 12일 아침 발표한 사과 성명에 대해서도 후배 기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적극 가담이든 단순 가담이든 나중에 (참여가) 확인되면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는 협박도 서슴지 않았다고 MBC본부는 전했다.

MBC본부는 "작금의 행태가 오롯이 전국부장이라는 보직자 개인에게서 비롯된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런 보도 행태가 보도국 수뇌부들도 합의·동의하고 공유한 보도 방침인지 분명히 밝힐 것을 촉구한다. 이에 대해 경영진도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할 것"이라며 수뇌부에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박상후 부장은 이에 대해 언론의 확인 요청에 “그런 얘기를 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고, ‘노조가 허위 사실을 주장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그렇다”고 답해 향후 노조의 추가 대응이 주목된다.

다음은 성명서 전문

‘참담하고 부끄럽습니다’

지난주 MBC 뉴스데스크는 세월호 실종자 가족을 모욕하고 비난했습니다. 세월호 취재를 진두지휘해온 전국부장이 직접 기사를 썼고, 보도국장이 최종 판단해 방송이 나갔습니다.

이 보도는 실종자 가족들이 ‘해양수산부장관과 해경청장을 압박’하고 ‘총리에게 물을 끼얹고’ ‘청와대로 행진’을 했다면서, ‘잠수부를 죽음으로 떠민 조급증’이 아니냐고 따졌습니다.

심지어 왜 중국인들처럼 ‘애국적 구호’를 외치지 않는지, 또 일본인처럼 슬픔을 ‘속마음 깊이 감추’지 않는지를 탓하기까지 했습니다.

국가의 무책임으로 자식을 잃은 부모를 위로하지는 못할망정, 그들을 훈계하면서 조급한 비애국적 세력인 것처럼 몰아갔습니다.

비이성적, 비상식적인 것은 물론 최소한의 예의조차 없는 보도였습니다. 한마디로 ‘보도 참사’였습니다. 그리고 이런 ‘참사’를 막지 못한 책임, 저희 MBC 기자들에게 있습니다. 가슴을 치며 머리 숙입니다.

이 뿐만이 아닙니다.

해경의 초동 대처와 수색, 그리고 재난 대응체계와 위기관리 시스템 등 정부 책임과 관련한 보도에 있어, MBC는 그 어느 방송보다 소홀했습니다. 정몽준 의원 아들의 ‘막말’과 공직자들의 부적절한 처신 등 실종자 가족들을 향한 가학 행위도 유독 MBC 뉴스에선 볼 수 없었습니다. 또 유족과 실종자 가족을 찾아간 박근혜 대통령의 한마디 한마디는 빠짐없이 충실하게 보도한 반면, 현장 상황은 누락하거나 왜곡했습니다.

결국 정부에 대한 비판은 축소됐고, 권력은 감시의 대상이 아닌 보호의 대상이 됐습니다.

더구나 MBC는 이번 참사에서 보도의 기본 원칙을 제대로 지키지 못했습니다.

신뢰할 수 없는 정부 발표를 그대로 ‘받아쓰기’ 한 결과, ‘학생 전원 구조’라는 오보를 냈는가 하면, ‘구조인력 7백 명’ ‘함정 239척’ ‘최대 투입’ 등 실제 수색 상황과는 동떨어진 보도를 습관처럼 이어갔습니다. 실종자 가족에게 더 큰 고통을 준 것은 물론, 국민들에겐 큰 혼란과 불신을 안겨줬으며, 긴급한 구조상황에서 혼선을 일으키는데도 일조하고 말았습니다. 이점 희생자 가족과 국민 여러분께 사죄드립니다.

해직과 정직, 업무 배제와 같은 폭압적 상황 속에서 MBC 뉴스는 걷잡을 수 없는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습니다. 사실을 신성시하는 저널리즘의 기본부터 다시 바로잡겠습니다. 재난 보도의 준칙도 마련해 다시 이런 ‘보도 참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MBC가 언론 본연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도록 끈질기게 맞설 것이며, 무엇보다 기자 정신과 양심만큼은 결코 저버리지 않겠습니다.

MBC 기자회 소속 30기 이하 기자 121명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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