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해운조합제주지부’ 교신내용 첫 공개

세월호 선원 “경비정 한척으로 승객 모두 구할 수 없다”면서 자신들만 그 배로 탈출

서울의소리 | 입력 : 2014/06/26 [08:08]
해운조합은 승객 안전 묻지도 않고 화물 안전부터 챙겨
 
4월 16일 세월호 침몰 당시 현장 상황이 담긴 새로운 녹음파일이 공개됐다. 최민희 의원(세월호 국조특위 위원, 새정치민주연합)은 한국해운조합으로부터 해운조합 제주지부와 세월호 간의 무선교신 내용이 녹음된 파일을 제출받아 그 내용을 공개했다.

최민희 의원을 통해 공개된 해운조합 제주지부와 세월호 간의 무선교신 내용에 의하면, 세월호 선원들이 현장에 도착한 해경 123정 한 척으로는 승객 전원을 구조할 수 없는 것을 알면서도 끝내 자신들만 123정을 통해 세월호를 탈출한 정황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또 선박의 안전운항을 관리하는 책임을 가진 해운조합이 배가 침몰하는 상황에서 승객의 안전을 챙기기보다는 화물의 안전부터 챙긴 사실이 드러나 또 한 번 공분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09:13, 해운조합 “빨리 구조바란다”는 세월호에 “화물이 바다에 떨어졌나?”

해운조합 제주지부가 제출한 무선교신 기록에 의하면, 해운조합 제주지부는 8시 58분에 3차례에 걸쳐 세월호를 호출하지만 세월호에서는 아무런 응답이 없었다. 이후 해운조합 제주지부는 9시 10분에 다시 2차례 세월호를 호출했지만 역시 응답이 없었고, 9시 12분에야 교신이 이뤄졌다.
▲     © 최민희 의원실

해운조합 제주지부가 첫 교신에서 “세월호의 현재 상태를 보고바란다”고 묻자, 세월호에서는 “배가 좌현으로 20도 이상 기울어서 정지된 상태”라고 보고한다. 이어 해운조합 제주지부는 “수리중입니까?”라고 묻자 세월호는 “사람이 움직일 수 없다. 수리불가능하다”며 “진도VTS에 구조요청했다”고 보고했다.

이어 9시 13분 세월호가 “최대한 빨리 구조협조 바란다”고 요청하자, 해운조합 제주지부에서는 “혹시나 화물이나 이런 게 해수로 떨어졌나?”라며 승객의 안전보다 화물을 먼저 챙기는 어이없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세월호에서 “아직 확인되 바는 없다”고 하자 해운조합 제주지부는 승객에 대해서는 전혀 묻지 않고 “양지했다”며 교신을 끊었다.

해운조합 제주지부와 세월호의 교신은 9시 24분에 재개됐다. 세월호는 “좌현 약간 30도 정도 기운 상태로 더 이상 기울진 않고 정지해 있다”며 “발전기는 모두 꺼져있고, 사람들이 움직이기 힘든 상태”라고 상황을 보고했다. 그러자 해운조합 제주지부는 “좌현으로 기운 이유는 확인되지 않고 있나?”고 묻고 이에 세월호에서 “그렇다”고 대답하자, “주위에 구조선박이 있나?”고 물었다. 이에 세월호에서 “화물선 한척이 바로 앞에 있는데 배가 너무 기울어서 접근할 수 없는 상황이고 해경이 해경이 10분 안에 도착한다고 한다”고 말하자 “변동상황있으면 연락달라”며 교신을 끊었다.

09:37, “승객 450명이라 한 척으로 부족”하다며 그 배로 탈출한 세월호 선원

다시 둘 사이의 교신이 재개된 것은 13분이 지난 9시 37분이었다. 해운조합 제주지부는 “해경경비정 도착했나?”고 묻고, 세월호는 “경비정 한 척 도착했다”고 답했다. 이어 해운조합 제주지부가 “현재 상황 다시 정확히 알려달라”고 하자, 세월호는 “경비정 한 척이 도착해서 구조작업 하고 있다. 옆에 와 있다”며 이어 “승객이 450명이라서 경비정 한 척으로 부족할 거 같고 추가적으로 구조하러 와야 될 거 같다”고 답했다. 123정이 현장에 도착해 승객 일부를 구조하고 있는 상황을 보고한 것이다. 이에 해운조합 제주지부에서 “더 이상 기울지 않고 있죠?”라고 물었지만, 더 이상 세월호에서는 아무런 응답이 없었다. 이후 해운조합 제주지부는 9시 46분, 9시 51분, 10시 7분, 10시 10분에 세월호와의 교신을 시도하지만 세월호에서는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즉 세월호 선원들은 현장에 도착한 123정 한 척으로는 승객들을 모두 구조하기 힘들고, 설령 모든 승객이 배를 빠져나온다 하더라도 해경 경비정에 모두 태울 수 없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해운조합 제주지부에 ‘배가 추가로 필요하다’고 요청한 지 7분이 지난 9시 45분경 123정에서 나온 고속단정이 선수로 접근하자 승객들을 내버려둔 채 자신들만 세월호를 탈출해 123정에 오른 것이다.

최민희 의원은 “승선객들을 내팽개친 채 자신들만 살기 위해 세월호를 홀로 탈출한 선원들의 무책임한 모습에 대해서는 하나하나 진상을 밝혀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밝혔다. 최민희 의원은 또 “선박의 안전운항을 관리하고 책임지는 해운조합이 여객선의 사고 소식에 화물의 안전을 사람의 안전보다 먼저 챙긴 모습 또한 경악을 금치 못한다”며 “해운조합의 책임에 대해서도 명명백백하게 규명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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