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패권붕괴] 정국의 핵으로 부상한 한반도

미국의 비호 아래, 일본은 이미 사실상의 군사대국

서울의소리 | 입력 : 2014/07/17 [21:59]

올해 들어 우크라이나에서, 중동에서, 동남아시아에서 미국의 패권위기가 표면화되었다. 오바마행정부가 아시아-태평양 재균형 전략을 표방하며 한반도에 정치군사적 역량을 집중하기로 한 데 대한 반작용이다.

 

2008년 세계를 강타한 경제위기 이후, 미국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미국국채에 발목이 잡혔다. 미국 내에서 국방예산을 줄이라는 요구는 갈수록 높아져 미국은 세계대전과 같은 전면전이 일어나는 상황이 아니고서는 국방예산 감축을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하였다.

 

미 국방부가 발표한 Strategic Choices in Management Review에 따르면, 2011년 예산통제법에 따라 미 국방예산은 향후 10년간 1조 달러 삭감된다고 하였다. 매년 1000억 달러 가량에 맞먹는 국방예산 삭감분은 2013년 미국 국방예산이 5250억달러였음을 감안한다면 전체 국방예산의 20% 정도를 줄이는 것이 된다.

 

이를 위해 미국은 2011년 12월, 이라크에서 철수하였으며 아프간 전쟁비용도 1150억 달러에서 885억 달러 규모로 줄이고 있다. 물론 미국은 첨단무기개발에 여전히 대대적인 투자를 지속해 군산복합체를 지탱하고 향후 국방력의 우위도 계속 지키려고 한다. 하지만 미국의 경제력은 타격을 입었으며, 2014년 상반기의 세계정세는 미국의 패권에 중국과 러시아가 도전장을 내민 형국으로 전개되었다.

 

아직 우크라이나, 중동은 본격적인 패권대결의 사전경기에 불과하다. 오바마행정부가 밝혔듯, 미국은 정치군사적 역량을 아시아-태평양, 구체적으로는 한반도로 집중하고 있으니 미국의 패권은 결국 한반도에서 결판이 나게 되어 있다.

 

MD로 핵미사일을 방어해야 하는 미국

 

미국의 세계패권이 도처에서 흔들리는 지금, 미국은 동북아에서 북한, 중국, 러시아 등에 대해 정치군사적으로 우세한 국면을 열고 이를 통해 세계패권을 지탱하고자 한다. 그러나 미국은 한반도에서 군사적 우위를 지탱할 방법이 없다.

 

미국의 군사적 패권에 대항해 가장 현저하고 두드러지게 마찰을 빚는 국가는 북한이다. 지난 2013년 상반기의 극렬한 군사대결과정에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경제건설과 핵무력 건설 병진노선”을 제기하며 사실상의 핵증산을 선언하였다. 북한이 “사실상의 핵보유국”의 지위에 오른 이후, 미국의 동북아 군사전략은 날로 심각한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미국은 거대한 태평양함대를 거느리고 있고 한미연합사령부를 두고 있지만 북한의 핵미사일이 미군을 공격할 경우 미국은 아직까지 북한의 핵과 미사일을 효과적으로 제지할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한반도 전쟁은 즉시에 세계대전으로, 핵전쟁으로 확산될 수밖에 없다. 

 

미국이 최종적으로 의지하는 것이 바로 미사일 방어체제이다. 미국은 본토에서 NMD 방어체계를 구축하고 동북아 지역에서 TMD 방어체계를 구축해 북한의 장거리미사일을 다단계로 요격하려 한다. 이를 위해 미국은 한국정부도 미사일 방어체제에 편입시키고자 하였으며 결과적으로 박근혜 정권은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제”란 이름으로 MD 체제 내에 본격적으로 편승하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미국의 미사일 방어체제는 북한의 미사일 공격을 막기엔 너무나 비현실적이다.

미사일 방어체제의 명중률이 100%가 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상대 미사일을 요격하려면 매개 미사일마다 여러 기의 요격미사일을 계속 발사해야 한다. 북한이 1-2발의 미사일로만 공격한다면 방어가 가능할 수도 있겠다.  팔레스타인에서 그렇듯 이스라엘의 아이언돔은 게릴라 수준의 로켓공격을 막아내고 있다.

 

그러나 한반도는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 수백기의 단거리, 중거리, 장거리 미사일이 동시에 다양한 타격거점을 공격하며 그 궤적도 제각각이다. 여기에 300mm 방사포가 유도장치를 달고 함께 정밀타격에 나선다. 미사일 수백기의 공습을 모두 요격할 방어체제는 사실상 전무하다.  

 

한-미-일 삼각동맹으로 일본을 끌어들이는 미국

 

미국은 자국의 경제문제와 이라크, 아프간전쟁에 대한 국내의 비판적 기류로 인해 추가적인 군사예산을 편성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미국은 이제 일본 자위대를 대북군사대결에 끌어들이는 방법으로 미국의 예산부담을 일본측에 전가시키고자 하고 있다.  

 

일본 자위대는 일본 헌법상 원칙적으로 교전을 금지하고 있지만, 올해 자위대 방위예산은 49조원 규모로 세계 6위에 해당한다. 

 

미국의 비호 아래, 일본은 이미 사실상의 군사대국이 되었다.

 

7월 8일 <아시아경제> 보도에 따르면, 자위대 해군전력의 경우 항공모함급 헬기 호위함 '이즈모'를 비롯, 이지스함 6척, 호위함 48척과 잠수함 16척, 수송함 12척 등 141척의 함정과 대잠 초계기 P-3C 75대을 보유해 아시아 최강급의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한다. 공군 역시 미국의 차세대 전투기 F-35를 100대 이상 보유한다는 구상 아래 예산 638억엔을 배정했으며 F-15기 201대와 F-4 62대, F-2 92대를 각각 보유하고 있고, E-2C 조기경보기도 13대를 보유했다고 한다. 육상전력의 경우 센카쿠 탈환 작전에 대비해 미 해병대를 본뜬 수륙 기동단을 창설하고 그에 맞춰 수륙양용차 52대까지 조만간 배치하기로 했다고 한다.

 

그러나 일본은 제2차 세계대전의 전범국이므로, 군대의 보유를 영구히 포기해 자위권이 제한되어 있다. 

 

이에 미국은 일본의 집단자위권을 옹호해주는 입장을 취해 자위대를 당장 북한과, 장기적으로는 중국을 견제하는데 이용하겠다는 것을 분명히 밝혔다. 집단자위권이란, 일본의 동맹국이 교전상황에 처해있을 때, 교전지역이 비록 일본영토가 아니더라도, 자위대가 일본의 동맹국을 지원할 수 있다는 확장된 방위개념이다. 이러한 방위개념이 허용된다면 미-일 군사동맹을 맺고 있는 일본자위대는 한반도 유사시에 주한미군을 돕는다는 명목으로 한반도에 자위대 병력을 진주시킬 수 있게 된다. 1945년 8월 15일, 일제 패망 이후 최초로 일본군대가 일장기를 휘날리며 주둔하는 상황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동북아 군비경쟁에서 일본을 끌어들이는 것은 미국에게도 도박이다. 일본은 1941년 12월, 진주만을 기습 폭격해 미국의 등 뒤에서 미국을 선제공격한 국가이다. 미국이 지금 일본의 집단자위권을 용인해준다면 당장은 동북아의 군사적 부담을 덜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이는 필연코 일본 군국주의를 깨우는 결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일본 아베정부는 자국 내의 심각한 경제위기, 게다가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태까지 맞물려 그 어느 일본정권에 비해 대외지향적이고 적극적이며 팽창적이다.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이 되는 국제사회의 살얼음판에서, 미국과 일본이 언제까지 서로 신뢰할 수 있을 지도 알 수 없다.

 

미국으로서는 동북아 패권 지키려다 일본 군국주의를 되살리는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 일본군국주의가 깨어나면 동북아 민중들은 2차대전 당시 태평양전쟁처럼 전쟁의 참혹한 피해를 다시 경험해야 할 수 있다

 

미사일 100여발 발사로 대응한 북한

 

미국은 미사일 방어체제와 한미일 3각 동맹을 앞세워 북한을 압박해 동북아 패권을 유지하려 한다. 미국이 동북아 군사패권을 가진다는 것은 북한이 종국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북미관계정상화와 한반도 평화협정을 끝내 거부하고 동북아를 군사대결 중심으로 편제해 동북아 각국의 군비경쟁을 유발시켜 한국과 일본을 미국의 군사적 패권구도에 영원히 종속시키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2014년 상반기에 북한이 대외적으로 보여준 군사적 행보는 미사일 발사훈련이 부쩍 늘어났다는 것이며 외교적 행보는 북일대화 시도이다. 이는 곧 미사일 방어체제와 한미일 삼각동맹에 의거한 미국의 한반도 군사전략이 더 이상 통할 수 없다는 것을 미국측에 인지시키려는 모양새로 분석된다. 

7월 16일, <프레시안>은 북한의 무력시위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며 300mm 신형 방사포와 "스커드" 추정 미사일 등을 연이어 쏘며 발사지점도 군사분계선 인근으로 내려오고 있다고 보도하였다. 7월 13일 "스커드" 추정 미사일은 군사분계선에서 불과 20km 정도 떨어진 개성 북쪽에서 발사됐고, 7월 14일 해안포와 방사포 100여발은 강원도 고성의 통일전망대에서 육안으로 보일 정도로 가까운 곳에서 발사됐다는 것이다.

 

북한이 올해 발사한 미사일과 300mm 방사포는 모두 94기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한다. 여기에는 한미연합사가 노동미사일이라고 이름붙인 북한의 중거리미사일도 포함되어 있다고 한다.

 

북한의 미사일 훈련에서 특정적인 점은 먼저, 너무 많이 쏜다는 것이며 또한, 서쪽 황해도 지방에서 동해바다로, 국토를 가로질러 쏘는 훈련이 많아졌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미사일 발사량이 많다는 것은 북한의 미사일 생산능력과 직결되는 문제이다. 일부 국내 북한연구자들은 북한의 미사일 훈련이 재고용 프로그 미사일 등을 발사하는 것으로 보았다. 그러나 미국이 한반도에 집중하고 있는데 북한이 미사일 보유 총량을 자체적으로 감축할 이유를 찾기 어렵다. 이는 오히려 새로운 신형미사일이 배치된 데 따른 퇴출로 보는 것이 맞다.

 

그렇다면 결국 북한이 최소한 6개월에 100여발 이상의 미사일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 된다.

 

게다가 북한은 서해에서 동해바다 방향으로 국토를 관통해 훈련한 횟수가 상당히 포착되었다. 북한이 미사일 운용에 자신감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실제로 군은 올 상반기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 가운데 불발이 되거나 중도에서 궤도이탈한 발사체를 포착하지 못한 듯 하다. 이는 100발 가량 발사한 미사일이 불발탄 없이 모두 다 제 궤도를 따라 목표물을 명중시켰다는 것이 된다. 북한의 미사일이 정확도를 갖추고 있다고 보아야 할 대목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면 미국의 미사일 방어체제가 설 땅이 없어지게 된다. 북한이 미사일을 100여기를 쏘면 미국은 요격미사일을 대략 400기 이상 발사해야 하는데 이는 불가능하다.

 

북한의 전격적 대화제의

 

결국 북한은 상반기 군사훈련을 통해 미국이 추구할 수 있는 군사적 대결, 즉 긴장고조와 전쟁의 통로를 봉쇄하고 전격적으로 대화를 제의하였다고 볼 수 있다.

 

6월 30일, 북한은 최고권력기구인 국방위원회 명의로 "자주·평화·민족대단결의 3대 원칙을 틀어쥐고 북남관계 개선의 새로운 국면을 열어나가자"는 제목으로 남측 당국에 보내는 '특별 제안'을 발표하였다.

 

제안은 “1. 자주의 원칙을 변함없이 틀어쥐고 그에 의거하여 북남사이에 산적되여있는 크고작은 모든 문제들을 풀어나갈것을 민족앞에 다시금 확약하자.”와 “2. 평화통일의 원칙에서 북남관계를 전쟁접경에로 치닫게 하는 모든 군사적적대행위를 전면중지하고 평화적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단호한 결심을 온 겨레앞에, 세계앞에 보여주자.”, “3. 우리 민족끼리의 정신과 민족대단결의 원칙에서 화해와 협력, 민족번영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기 위한 실제적인 조치를 취해나가자.”라는 세 가지 내용을 담고 있으며 7월 4일을 기해 군사적 적대행위를 북한이 선제적으로 중단하겠다고 선언하였다.

 

이어 북한은 7월 7일, 공화국정부성명의 형식으로 “1. 북과 남은 무모한 적대와 대결상태를 끝장내고 화해와 단합의 길을 열어나가야 한다.”, “2. 북과 남은 외세의존을 반대하고 모든 문제를 우리 민족끼리 해결해나가야 한다.”, “3. 북과 남은 온 겨레가 지지하고 민족의 공동번영을 담보하는 합리적인 통일방안을 지향해나가야 한다.”, “4. 북과 남은 관계개선에 유리한 분위기를 조성해나가야 한다.”고 언급하며 다가오는 9월 아시안게임에 북측응원단을 파견할 것을 타진하였다.

 

아울러 북한은 일본과의 관계개선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 5월 일본은 북한에 대한 무역제재를 완화하는 대신 북한은 이른바 “일본인 납치자”를 조사하는데 전면적으로 협력하기로 합의하였다. <YTN>은 7월 4일, 북한이 “일본인 납치피해를 다룰 특별조사위원회”를 구성하였으며 납치피해와 행방불명자, 잔류 일본인과 배우자, 일본인 유골 분과 등 4개 분과가 마련하고 조사의 객관성과 투명성을 위해 필요 시점에 일본측의 방북도 허용하였다고 보도하였다.

 

2014년 상반기에 펼쳐지는 전국은 정세를 더 이상 미국 마음대로 통할 수 없게 되었다는 것을 드러내고 있다. 향후 북한은 북미관계를 포함해서, 더욱 적극적으로 남북관계과 북일관계를 개선하고자 할 것이다. 남북관계와 북일관계가 개선되면 한미일 3각동맹은 그만큼 틀어지게 되며 동북아 정세도 더 이상 북중러 vs 한미일의 냉전적 대결로만 볼 수는 없어진다.

 

최근 시진핑 중국 주석이 박근혜 정권과 밀착하려 노력하는 것도 한중관계를 발전시켜 궁극적으로는 한미일 3각동맹을 약화시키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결국 오바마행정부의 전략이 어떠하건간에 북한은 화해와 협력을 기본에 놓는 동북아의 새로운 판짜기를 밀어붙이겠다는 것이며 여기에는 중국과 러시아 정부도 이견이 없다.

 

그런 측면에서 북한이 대남제안에서 밝혔던 “운명적인 7월”이 주목된다. 현 상황에서 오바마행정부가 북한붕괴정책에서 북한정권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노선을 전환한다면 1970년대 중국의 핵보유 이후 이른바 “핑퐁외교”를 통한 미중관계정상화 과정이 북미관계에서도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오바마행정부와 박근혜 정부가 북한의 제안을 거부한다면 한반도는 한미일 3각동맹을 강화해 북한정권을 붕괴시키려는 미국과 이를 약화시키려는 북중러의 대응이 극한 갈등을 불러일으킬 소지가 대단히 높다.

 

이제 한미일 3각동맹은 북한변수로 인해 미국이 바라는 시기에 미국이 바라는 조건으로 갖춰지기 어렵게 되고 있다. 남북관계와 북일관계는 전통적으로 미국의 암묵적 승인 하에 움직이는 것이 상례였지만 최근의 미국의 처지를 보면 일본의 독자성이 부각되는 모양새이다. 미국의 입장에서 북한정권을 붕괴가능성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지난 2013년에도 미국은 대북전쟁을 결심하지 못하고 한발 물러섰는데 지금은 2013년보다 미국에게 더욱 불리하다. 북한은 더욱 많은 핵무기와 미사일을 보유했을 것으로 판단되지만 이에 대비한 미국의 미사일 방어망은 여전히 의심스럽다.

  

게다가 미국의 한미일 3각동맹 자체가 주변국들의 환영은커녕 마찰과 반발을 사고 있다. 미국이 한미일 3각동맹을 추구하면 추구할수록 동북아 지역의 안정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지역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비판이 고조될 것이다. 

 

이상의 상황을 취합해보면, 미국의 동북아 패권은 이미 정점을 지나 내리막길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할 수 있다. 미국의 동북아 패권은 2013년 4월에 "플레이북"을 중단하고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를 연기할 때 이미 내리막길에 접어들었다. 이제 시간이 지날수록 미국패권의 하향세는 더욱 급격해질 것이며, 세계는 새로운 다극체제로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 

 

그 과정에서, 한 마디로 민족사적 대전환기의 중차대한 국면에서, 박근혜 정권이 아직까지 미국의 바짓가랑이에 휩싸여 정신을 못차리고 있으니 이만큼 우리민족이 통탄할 노릇이 또 어디있겠는가. 한미당국이 역사의 전환적 국면을 기어이 거부한다면 한 대 쥐어박아서라도 데리고 가자는 것이 동북아 민중 모두의 절실한 마음이다.

 글쓴이 : 곽동기 상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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