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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웅, '뒤집어라! 뒤집어진 세상을 뒤집어야 산다’.
‘뒤집어라! 뒤집어진 배를 뒤집어야 산다.'
 
서울의소리   기사입력  2014/08/20 [01:47]

 

박정희 집단에 의해 암살당한 장준하 선생 39기 추도식에서 김원웅 단재 신채호기념사업회 회장은 "일제 36년에 이어, 친일파 지배 69년, 우리는 아직 해방되지 않았다. 일본 아베 정권의 등장, 한국 박근혜 정권의 등장은 독일에서 히틀러의 후손이 집권하고, 프랑스에서 패탱의 딸이 집권한 것과 진배가 없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장준하 선생님께서는 ‘우리는 또 다시 못난 조상이 되지 않으련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나 저희는 아직 부끄러운 후손으로 남아있습니다."고 사죄하며 "뒤집어라! 뒤집어진 배를 뒤집어야 산다.''뒤집어라! 뒤집어진 세상을 뒤집어야 산다’.고 강조했다. 

 

아래는 추도사 전문이다.

 

▲     © 서울의소리

 

김원웅입니다.

 

저의 집안과 장준하 선생님 집안은 세교(世交)가 있어 왔습니다. 그런 인연으로 저는 이 자리에 섰습니다. 제가 초등학생일 때, 장준하 선생님께서는 ‘원웅이가 충칭에서 기저귀 차고 있을 때 안아준 적이 있는데, 이렇게 컸구나’ 하시면서 제 머리를 쓰다듬어 주신 기억이 생생합니다.

 

제가 대학 재학 중 한일협정체결 반대투쟁으로 투옥된 것도 장 선생님이 발행하신 <사상계>의 영향이 컸습니다. 장 선생님이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접한 제 선친께서는, 아연하시며 ‘세상에 어찌 이런 일이, 이 세상은 선이 악을 이길 힘이 있는가?’라고 절망스런 탄식을 하셨습니다.

 

저는 요즘 강원도 산골 외딴 집에서 농투성이로 지내고 있습니다. 이틀 전 장 선생님의 장남인 호권이가 저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형, 이번 일요일이 아버지 돌아가신 39주기인데 추모식에 꼭 와야 돼". 호권이와 저는 형제처럼 지내는 사이입니다. 전화를 끊고 저는 착잡했습니다. 전화 받은 날이 마침 8·15 광복절이었고, 박근혜 대통령이  일본에게 과거 청산에 성의를 보이라는 기념사를 했다고 뉴스는 전하고 있었습니다.

 

일제 식민 지배를 미화하는 교학사 교과서를 자라나는 세대에게 가르치겠다고 집요하게 권력을 동원했던 대통령. 만주군 장교로 독립군 토벌에 앞장섰던 아버지의 후광을 업고 권력을 잡은 대통령. 이런 대통령이 일본에게 과거청산을 요구할 때, 그 진정성을 믿을 수 있겠습니까?

 

저는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장으로 재직 시, 많은 일본 정치인들을 만났습니다. 그들에게 과거청산을 요구하고, 야스쿠니 참배를 하지 말아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그들의 속마음을 드러낸 답변은 의외였습니다. ‘너희들이나 과거청산을 제대로 하라’였습니다. ‘한일합방은 조선인의 행복’이라는 사설을 썼던 조선일보가 한국인이 가장 애독하는 신문이고, 독립군 토벌대에 몸담았던 박정희, 정일권, 백선엽이 대한민국 대통령, 총리, 육군참모총장을 하지 않았느냐? 전범의 졸개들이 묻혀있는 국립묘지에는 참배하면서, 야스쿠니 참배는 왜 반대하느냐?

 

일제 36년에 이어, 친일파 지배 69년, 우리는 아직 해방되지 않았습니다. 일본 아베 정권의 등장, 한국 박근혜 정권의 등장은 독일에서 히틀러의 후손이 집권하고, 프랑스에서 패탱의 딸이 집권한 것과 진배가 없습니다.

 

장준하 선생님께서는 ‘우리는 또 다시 못난 조상이 되지 않으련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나 저희는 아직 부끄러운 후손으로 남아 있습니다.

 

장준하 선생님! 부끄럽습니다. 부끄러운 자괴감이 깊을수록 더 처절합니다. 우리 사회는 그 자체가 세월호입니다. 끝내 참혹한 침몰, 억울한 학살로 이어진 추악한 권력과 탐욕의 실체가 바로 세월호였습니다.

 

  ‘뒤집어라! 뒤집어진 배를 뒤집어야 산다.'

  '뒤집어라! 뒤집어진 세상을 뒤집어야 산다’.

 

장준하 선생님! 저희들에게 흔들리지 않는 강건한 의지를 주십시오. 저희들에게 힘을 주십시오. 장 선생님이 꿈꾸던 아름다운 나라를 꼭 만들겠습니다.

 

                                                          2014. 8.17

                                                         파주, 장준하공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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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4/08/20 [01:47]  최종편집: ⓒ 서울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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