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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희토류’, 결국 러시아로 넘어가나

[정운현 칼럼] MB 정권, 해외 자원개발사업 실패로 수십조 날려

서울의소리 | 기사입력 2014/11/02 [00:37]

북한 ‘희토류’, 결국 러시아로 넘어가나

[정운현 칼럼] MB 정권, 해외 자원개발사업 실패로 수십조 날려

서울의소리 | 입력 : 2014/11/02 [00:37]

 ‘희토류’를 아십니까?

 
용어사전 풀이에 따르면, ‘희토류’(稀土類; Rare Earth Elements)는 원소기호 57번부터 71번까지의 란타넘(란탄)계 원소 15개와 21번인 스칸듐(Sc), 그리고 39번인 이트륨(Y) 등 총 17개 원소를 총칭하는 말이다. 희토류는 물질의 지구화학적 특성상 경제성이 있을 정도로 농축된 형태로는 산출되지 않고 광물 형태로도 희귀하므로 ‘자연계에 매우 드물게 존재하는 금속원소’라는 의미에서 이런 이름이 붙여졌다. 희토류는 흔히 ‘21세기 산업계의 비타민’으로 불린다. 
 
희토류는 화학적으로 매우 안정되고 건조한 공기에서도 잘 견디며, 열을 잘 전도하는 특징이 있다. 희토류는 전기 및 하이브리드 자동차, 풍력발전, 태양열 발전 등 21세기 저탄소 녹색성장에 필수적인 영구자석 제작에 필수불가결한 물질이다. 또한, LCD·LED·스마트폰 등의 IT산업, 카메라·컴퓨터 등의 전자제품, CRT·형광램프 등의 형광체 및 광섬유 등에 필수적일 뿐만 아니라 방사성 차폐 효과가 뛰어나기 때문에 원자로 제어제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FACTTV▲ '21세기 산업의 비타민'으로 불리는 희토류
 
 
산업계에서 주로 회자되던 희토류가 일반인들에게 널리 알려진 것은 지난 2010년 9월 동중국해 일부 섬들을 둘러싸고 중국과 일본이 벌인 영유권 분쟁 때였다. 일본 당국이 중국 선원을 불법조업 혐의로 구금시키자 중국은 일본에 대한 희토류 수출금지라는 경제적 조치로 맞섰다. 그러자 일본은 구금시켰던 중국 선원을 곧장 석방하였다. 이로써 영토분쟁을 둘러싼 중·일간의 분쟁은 중국은 일방적인 승리로 막을 내렸다. 바로 희토류 때문이었는데, 외교전이 자원전쟁으로 판가름 난 셈이다. 
 
세계 최대의 희토류 매장국은 중국으로 매장량은 약 5,500만 톤에 이르는데 중국희토류협회는 미확인 희토류를 포함해 얼추 1억t으로 추정하고 있다. 두 번째 최대 매장국은 독립국가연합(CIS)으로 매장량은 1,900만t이며, 3위는 미국으로 1,300만t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희토류 생산량을 보면 얘기는 또 다르다. 최대 생산국은 중국으로 2010년 생산량은 130,000t으로, 이는 전 세계 생산량의 97%를 차지한다. 사실상 희토류 시장은 중국이 좌지우지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희토류는 채굴, 분리, 정련, 합금화 과정을 거쳐 상품화가 이뤄지는데 이 과정에서 고도의 기술력이 요구되고 있다. 특히 가공 과정에서 엄청난 공해물질이 발생해 후진국형 산업으로도 불린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가공비용과 환경오염 문제 등을 이유로 희토류 생산에 적극적이지 않은 편이다. 그러나 첨단소재산업이나 IT·자동차산업 등에 필수불가결한 소재여서 외면할 수도 없는 처지다. 일본의 경우 희토류 가공기술이 우수해 생산국인 중국보다 알짜 재미를 보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2013년 1월 7일, 빌 리처드슨 전 뉴멕시코 주지사와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 일행이 3박 4일간 북한을 방문했다. 표면적인 이유는 북한에 억류 중인 케네스 배(한국명 배준호) 석방 교섭이라는 인도주의적 목적이었다. 그런데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이 인터넷 불모지인 북한을 방문한 것을 두고는 다른 분석이 제기됐다. 속셈은 북한과 자원개발 문제를 협의하려는 것이었으며, 그 대상은 북한의 희토류라는 것이었다. 혹자는 슈미트 회장이 미국 대기업을 대신해 방문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지난 연말 희토류 관련 빅뉴스 하나가 관련업계를 깜짝 놀라게 한 바 있다. <미국의 소리(VOA)>(2013.12.07)는 “국제 사모펀드 SRE 미네랄스가 평안북도 정주(定州)에서 희토류를 개발하기 위해 북한 조선천연자원무역회사와 합작투자 계약을 체결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영국령 버진아일랜드 소재 합작회사 퍼시픽센추리는 향후 25년간 정주의 모든 희토류 개발권을 갖게 된다. SRE 미네랄스는 정주에 매장된 희토류의 가치를 약 65조 달러, 한화로 무려 6경 8,700조 원대로 추산했다.
 
SRE 미네랄스는 북한 정주가 단일지역으로는 세계 최대 희토류 매장지역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일본의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지난 2011년, 북한에서 확인된 희토류 매장량이 약 2천만t에 달한다고 보도한 바 있다. 그러나 현재 북한의 희토류 가공기술 수준은 매우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북한이 일본 등 가공기술이 우수한 국가들과 손잡고 희토류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설 경우 북한 경제에 엄청난 효과를 가져 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 29일자 국내 언론에 실린 북한 희토류 얘기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번에는 대상국이 러시아다. 러시아가 북한철도 현대화 사업에 나선 대가로 북한 희토류 금속을 채굴하기로 합의했다고 한다. <러시아의 소리> 방송은 지난 29일(현지시간) “북한 철도 현대화 프로젝트를 추진하게 될 러시아 산학협동체인 ‘모스토빅’이 그 대가로 천연자원인 희토류 금속을 비롯해, 티타늄, 탄탈(희유금속원소), 금, 석탄 등을 채굴할 예정”이라 보도했다.
 
이 방송에서 알렉산드르 갈루쉬카 러시아 극동개발부 장관은 “북한의 경우 희토류 금속이 이웃국가인 중국보다 7배가량 많다”며 “이는 6조억원에 달하는 수치”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모스토빅’은 총 7,000㎞에 달하는 북한의 철도망 가운데 우선 3,200㎞를 현대화할 계획이며, 대략 7년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알려졌다. 20~24일 평양을 방문한 갈루쉬카 장관은 21일 프로젝트의 시작인 ‘재동~강동~남포역 구간 철도 개건 착공식’에 참석했다.
FACTTV▲ 북한의 희토류 채굴 모습
 
 
지난해 연말 ‘장성택 처형사건’ 이후로 중국과 소원해진 북한은 최근 러시아와 손잡고 다각적인 교류협력에 나서고 있다. 북한 리수용 외무상이 9월 말 러시아를 방문해 10일간 체류한 바 있는데, 일국의 외무장관이 타국에 11일간 체류하는 경우는 드문 일이다. 리 외무상은 방러 기간 중에 라브로프 러시아 외상과 회담을 갖고 나진-하산 철로 및 나진항 이용방안을 비롯해 양국간 경제협력 방안을 모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러시아와 북한이 급속도로 가까워지고 있다.
 
연초 박근혜 대통령은 ‘통일은 대박’이라고 밝힌 바 있다. 통일은 말만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기본적으로 남북 간에 신뢰가 바탕이 돼야 하며 그 위에서 인적·물적 교류가 활발하게 이뤄져야 한다. 통일은 그런 노력의 결과로 주어지는 것이며, 남북통일은 실로 ‘대박’이 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 혹자는 그 근거로 남한의 자본과 우수한 기술, 북한의 풍부한 지하자원과 값싼 노동력을 들기도 한다. 실지로 통일이 이뤄진다면 한반도의 위상은 일본을 뛰어넘어 세계 5~6대 강국이 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북한은 당장 형편이 어렵다는 이유로 북한 내 희토류 등 각종 지하자원을 닥치는 대로 외국에 방매(放賣)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북한은 광물 가공기술 수준이 낮다 보니 원석 상태로 매각하고 있는 실정인데 그렇다 보니 실질적인 이득은 북한과 채굴계약을 맺은 선진국들이 챙겨갈 가능성이 크다. 북한 철도망 현대화 프로젝트 비용으로 250억 달러(약 26조1850억원)가 소요될 전망인데 러시아는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20년 만기 계약 대가로 북한의 희토류 등 광물자원을 받기로 했다.
 
지난 이명박 정부에서 해외자원 개발 명분으로 수 십 조원을 날린 것을 두고 말들이 많다. 어쩌면 이 정권하에서 법적 문제로 비화돼 관련자들이 법적 책임을 지게 될지도 모른다. 참으로 안타까운 것은 우리 정부가 북한과 손잡고 북한의 희토류 등 지하자원 개발에 나섰더라면 남북 모두 윈-윈 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점이다. 그러나 MB 정권에서 ‘5·24 조치’를 통해 빗장을 걸어 잠그면서 교류마저 발이 끊겼다. ‘통일은 대박’은커녕 그 꿈도 못 꾸게 됐으니 통탄할 일이 아닐 수 없는 노릇이다.    
 
정운현 팩트TV 보도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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