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구 교수]우리나라 조세제도의 소득재분배기능 OECD국가 중 꼴찌 수준

서울의소리 | 입력 : 2014/11/12 [03:11]

보수언론에서는 거의 보도하지 않았지만, 최근 국회입법조사처가 매우 흥미로운 보고서 하나를 발표했습니다.

 

▲  서울대  경제학부 이준구 교수   

내가 그 보고서를 직접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신문 보도를 종합해 보면 Oxfam이란 기관에서 OECD 회원국과 중남미 국가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기초해 그 보고서를 만든 것 같습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조세제도의 소득재분배기능이 OECD 32개국 중 31위라고 합니다.

 

소득분배의 불평등도를 보여주는 지니계수(Gini index) 값이 조세 부과 후에는 부과 전에 비해 얼마나 떨어지는가를 보고 이와 같은 국제비교를 했습니다. (가장 불평등한 분배상태의 지니계수 값은 1이고 가장 평등한 분배상태의 지니계수 값은 0입니다. 그 값이 작을수록 더욱 평등한 상태를 나타내죠.)

우리나라는 세전 지니계수가 0.34인데 세후는 0.31로 고작 9% 감소했을 뿐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아일랜드가 세전 0.59에서 세후 0.33으로, 영국이 0.52에서 0.34로, 일본이 0.49에서 0.34로 개선된 것에 비하면 아주 초라한 재분배기능인 셈이지요.

OECD 회원국들의 평균 지니계수 감소율이 35%인데 비하면 우리나라는 그 1/4에 불과한 수준입니다. 심지어 최근 불평등한 분배의 대명사처럼 인용되고 있는 미국의 경우에도 지니계수 감소율이 우리보다 2배 이상 높은 24%로 나타났습니다.

우리나라 조세제도의 소득재분배 기능이 이처럼 미약한 이유는 국내총생산 대비 소득세와 전체 조세수입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은 데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Oxfam은 우리나라에 대해 "한국의 경우 1997년 이후 진행된 구조조정 프로그램이 경제적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있다."는 논평을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본질적으로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는데 재정은 재분배기능을 제대로 발휘하지도 못하는 것이 우리의 현실인 것입니다.

우리 사회의 보수세력은 불평등에 대해 본질적 문제를 제기한 피케티 열풍을 진화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그들이 내세우는 논리를 보면 불평등한 분배가 경제성장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긍정적인 성격을 갖는다는 주장까지 등장합니다.

이와 같은 주장이 그럴듯하게 들릴지 몰라도 실증적 분석결과의 뒷받침을 받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최근 성장과 분배 사이의 관계에 대해 연구한 결과를 보면 불평등한 분배가 성장에 걸림돌이 된다는 결론을 내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불평등은 그 자체가 많은 사회적 병리현상을 만들어 내기 때문에 심각한 문제일 수밖에 없습니다. 보수인사들은 우리 사회의 불평등성이 날로 심화되어 가고 있는데도 오히려 이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들을 이상한 사람으로 몰고 있습니다.


조세제도의 재분배기능을 강화해도 모자랄 판에 뜬금없이 '부자감세'로 역주행한 MB정부나 이로 인한 문제점을 해소할 생각이 전혀 없는 박근혜 정부가 모두 한심하기 짝이 없네요.

 

출처 - 이준구 교수 홈피 http://jkl123.com/index.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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