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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장정일이 괴벨스의 ’수정의 밤‘을 들고 나온 사연

서울의소리 | 기사입력 2015/01/05 [21:45]

소설가 장정일이 괴벨스의 ’수정의 밤‘을 들고 나온 사연

서울의소리 | 입력 : 2015/01/05 [21:45]

나는 장정일의 독서일기를 자주 본다짧은 독서평도 좋지만 맥락의 핵심을 송곳으로 찌르는 그의 필법을 좋아한다.

 

한겨레 1월2일자에 실린 "히틀러의 책이 잇달아 나온 이유는.."라는 제목을 단 독서일기는 '히틀러에 붙이는 주석 '이라는 책을 포함해 네 권의 책에 대한 간단한 서평이었지만 마지막 대목이 눈길을 끌었다.

 

"히틀러나 나치 관련서가 이처럼 많이 출간되는 이유를, 박근혜 시대와 히틀러 시대 사이의 유비에서 찾는다면 과장일까? 나는 지난해 12월19일,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 선고를 나치가 저지른 ‘수정의 밤’과 같은 폭거라고 생각한다."

 

'수정의 밤'이라는 단어를 찾아보니

1938년 11월 9일 나치 대원들이 독일 전역의 수만개에 이르는 유대인 가게를 약탈하고 2백 50여개 시나고그(유대교 사원)에 방화했던 날. 당시 깨진 유대인 상점의 진열대 유리창 파편들이 반짝거리며 거리를 가득 메웠다고 해서 '수정의 밤' 사건으로 불린다.

 

“일설에 의하면 '그린슈판'은 독일의 유대인 박해를 복수하겠다는 생각으로 파리 주재 독일 대사였던 요하네스 폰 벨체크를 죽일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마침 3등 서기관 라트가 용무 차 대사관저를 방문했다가 대신 저격당했던 것이다. 라트로서는 참으로 불행한 일이었다. 라트는 반나치적 행동으로 인해 게슈타포의 감시를 받고 있었던 것이다. (1938년 11월 7일) 또 특정 인물을 죽이려고 한 것이 아니라 대사관에서 독일인 아무나 죽일 생각이었다고도 한다.

 

그러나 그런 건 상관없었다. 11월 9일 저녁부터 다음날까지 요제프 괴벨스가 라트의 죽음에 항의하는 독일 국민들의 "자연발생적 항위 시위"였다고 선전매체를 동원해 보도한 이 사건의 결과로 대략 점포 815개소, 주택 171동, 유대인 예배당 시나고그 193개소가 불에 타거나 파괴되었다. 유대인 2만명이 체포되었고 하나 정확한 수치는 기록에 없다." (위키백과사전)

 

당시, 제국보안본부의 수령 하이드리히는 전국의 경찰 및 SS보안방첩부(SD)에 시위 운동의 조직을 협의하라는 내용의 지령이 담긴 훈령을 내렸다. 이 훈령에는 유대인 상점 및 집은 파괴할것, 유대인 예배당은 주변에 불이 번질 염려가 없으면 소각할 것, 경찰은 시위를 저지하지 말 것, 가능한 부유한 유대인을 우선 순위로 체포할 수 있는 만큼 체포하라는 등의 명령이 들어 있었다. 이 사건은 나중에 뉘른베르크 재판에서도 추궁되었고 괴링도 사실을 인정한 바 있다.

 

장정일은 왜 정당해산선고의 ‘수정의밤’으로 비유를 한 것일까?

이 사건이 향후 나치의 공장식 유대인 학살의 출발점이 되었던 사건이기 때문일 것이라 추측해 본다. 나치는 전쟁을 일으키고 유대인을 영원히 유럽에서 추방하기 위한 아우슈비츠 학살을 감행했던 것이다. 괴벨스가 선동한 ‘반유대주의’와 비슷하게 지금은 ‘종북소동’이 사회전체로 확산되고 있다. 정권에 대한 공개적인 비판이 숨을 죽이고 통합진보당을 유대인식으로 붉은색으로 덧칠하고 급기야는 정당해산까지 한 것이다. 진보당에게 이정희에게 우호적인 제스쳐를 할라치면 바로 ‘종북인사’로 내몰리는 현실이 돼버렸다.

 

정당해산선고라는 한국판 ‘수정의 밤’ 한 가운데 이석기 의원이 있다.

헌재의 판결문이 그러하다. 헌재는 이 의원의 강연회를 빌미로 정당해산까지 몰아붙인 것이다. 그래서 대법원에 계류중인 상고심을 기다리지 않고 한달여 남짓 17만쪽의 소송자료를 초 속독하고 전격 해산결정을 내린 것이리라.

 

특히 내란사건 항소심에서 내란음모혐의가 무죄가 나온 것을 보면서 적지않이 놀랐을리라.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보고 놀란다”는 말이 있다.

 

박한철 재판관은 ‘숨은목적’ ‘주도세력’이라는 추상적인 비 법률용어를 선택해 관심법으로 단죄하면서 그 ‘주도세력’으로 이석기의원을 포함한 단체나 사람들을 ‘유대인’으로 몰았던 것이다. 박한철 재판관은 거의 괴빌스 수준으로 化해서 ‘수정의 밤’을 만들었다.

 

나는 오히려 이번 기회에 내란음모사건이 2심에서 ‘내란음모무죄, 내란선동 유죄’가 되었지만 진실이 명백히 밝혀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사람이 말을 한 것을 가지고 처벌할 수는 있다.  명예훼손이나 흑색비방등이 그러할 것이다. 그러나 내란선동죄는 내란의 위한 사전작업으로 통모와 구체적 준비가 전재되어야 할 것이다. 때문에 변호인들도 내란음모가 무죄인데 어떻게 내란선동이 성립할 수 있는가? 강하게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나치식의 ‘수정의 밤’이 아니라 민주의 크리스탈이 깨지지 않도록 더욱 단단하게 지켜야 할 책무가 우리들에게 있지 않은지 고민되는 밤이다.

 

문학이 사회참여나 현실과 너무 동떨어지고 있다는 비판이 있다.

그러나 장정일이여 그대가 있어 오늘도 소설을 읽는다.

 

 

*사진설명 : 1938나치 ss돌격대에 의해 연행되는 유대인들

 

  *사진설명 파괴된 유대인의 상점 kristall nac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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