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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명파동 김영한, '김기춘,문고리 무시' 참을 수 없었다.
박근혜 찾아가면 “보고서만 거기에 놓고 가세요" 문고리가 명령
 
서울의소리   기사입력  2015/01/12 [10:55]

김영한은 지난해 6월 민정수석에 임명된 이후 정윤회 문건 파동뿐만 아니라 주요 업무에서 오랫동안 배제돼 왔다는 이야기가 청와대와 새누리당 주변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12일 <한겨레>에 따르면, 김기춘 실장이 민정수석이 해야 할 일까지 모두 직접 챙기는 바람에 김영한 수석이 설 자리가 쪼그라들었다는 것이다. 청와대 조직 체계상 김기춘 실장은 김영한 수석을 거쳐 민정비서관, 공직기강비서관, 법무비서관, 민원비서관 등에게 업무를 지시하고 보고를 받아야 하는데, 건너뛰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청와대 안에서는 ‘김기춘 실장 겸 민정수석’이라는 표현이 나돌았다고 여권 관계자가 전했다. 김기춘 실장이 이렇듯 계선을 무시한 이유는 김영한 수석이 대통령을 보좌하는 데 소극적이라고 본 듯하다는 게 소식통들의 평가다.

 

하지만 김영한 수석을 잘 아는 사람은 “아무리 청와대라고 하지만 법률가로서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이 분명하게 있고, 김 수석은 그 선을 넘지 않으려고 한 것일 뿐”이라고 변호했다. 대표적인 게 검찰 수뇌부와의 소통 문제다. 박근혜 정부 들어 검찰에 대한 협조 요청 사항이 많았는데, 김기춘 실장이 보기에 김 수석이 성에 차지 않게 일을 한 것이다.

 

검찰 관계자도 “김영한 수석이 검찰총장과 가끔씩 통화를 하나 부담을 주는 언행은 되도록 피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김기춘 실장이 검찰 수뇌부에 직접 전화를 걸어 업무를 지시하는 장면이 목격되기도 했다.

 

김 수석이 과거 검사 시절 맥주병으로 기자의 머리를 때리는 등 비이성적인 행동을 한 적도 있지만, 원칙을 지키는 데는 비타협적이며 잘 굽히지 않는 성격이라는 게 지인들의 공통된 평가이다. 정권의 실세인 김재원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와는 포항지청에 근무하면서 잘 아는 사이이고, 업무 관계로도 협조할 일이 많은데 전화 한 통 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명박 정부 시절 권력의 심장부인 대구지검장으로 있으면서도 실력자들의 민원을 아예 들어주지 않아 원성을 많이 샀고, 2012년 고검장 승진에서 탈락한 데는 이런 면모가 작용했다는 평판도 있다.

 

대신 김기춘 실장은 우병우 민정비서관에게 힘을 실어줬다고 한다. 직접 지시를 내리고 보고를 받은 것이다. 우 비서관도 초기에는 어색해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직보를 하는 관행이 자연스레 굳어졌다. 조직을 다잡고 일을 밀어붙이는 기질 면에서도 김 실장과 우 비서관은 통하는 데가 있었다는 게 청와대 관계자의 얘기다.

 

박근혜라도 자주 본다면 마음을 붙이고 있으련만 박이 김영한 수석을 포함한 대부분의 수석으로부터 대면 보고를 받지 않아 그럴 기회도 없었다고 한다. 게다가 김 수석 또한 정윤회 문건 파동의 주역인 조응천 전 비서관처럼 ‘문고리 3인방’의 전횡에 대해 상당한 반감을 갖고 있었다고 한다.

 

김 수석이 보고서를 들고 대통령 집무실을 찾아가도 문고리 3인방으로부터 “보고서만 거기에 놓고 가세요”라는 말을 듣고는 해 좌절감을 많이 느낀 것으로 알고 있다는 게 한 지인의 전언이다.

 

그러다보니 김영한 수석으로서는 자신이 책임지지 못할 말을 해야 하는 국회에 출석하는 게 참기 어려웠을 수 있다. 특히 자살을 한 최 경위 문제에 대해서는 김 수석이 일체 아는 게 없는데 청와대와 문고리 3인방을 방어해야 한다는 게 자존심상 허락하지 않았을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김영한 항명 파동’은 조응천 전 비서관의 문건 파동과 닮은 점이 많다. 청와대의 의사결정 과정에 문제점을 느낀 사람들이 반발한 것이다. 그게 우발적이었느냐 계획적이었느냐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그런 점에서 박근혜가 청와대 조직을 크게 뜯어고치지 않는 한 제2, 제3의 김영한·조응천은 계속 나올 수밖에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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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5/01/12 [10:55]  최종편집: ⓒ 서울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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