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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이승만 日 망명설 보도 후 '굴욕적인 반론보도' 내막은?
뉴라이트 이사장 이인호는 부당한 방송 개입 시도 즉각 중단하라!
 
서울의소리   기사입력  2015/07/07 [00:36]

KBS가 지난달 24일 한국전쟁 당시 ‘이승만 정부의 망명설’을 보도한 후 안팎의 비난에 시달리다 결국 굴욕적인 반론을 보도했다.

 

이 과정에서 KBS 보도국 간부들이 이승만기념사업회 측을 직접 만나 해명했다. 친일 논란이 인 뉴라이트 이인호 KBS 이사장은 관련 보도 경위를 이사회 안건으로 상정하겠다고 겁박하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KBS는 지난 3일 <뉴스9> 12번째 리포트로 <이승만 기념사업회, ‘일 망명 정부 요청설’ 부인> 제목의 리포트를 보도했다.  KBS는 반론 보도를 한 지난 3일 이 기사를 홈페이지 뉴스 보도 목록에서 삭제했다.

 

단독 보도와 반론 보도 사이, KBS 내에 무슨 일이?  

KBS는 지난달 24일 보도한 <이승만 정부, 한국전쟁 발발 직후 일 망명 타진> 리포트를 이승만 추종자들의 압박에 못이겨 홈페이지에서 삭제했다.

 

KBS는 리포트에서 전쟁 발발 이틀만이라고 할 근거인 6월 27일이라는 날짜는 문서 내용에 없으며 이승만 정부가 난민 수용을 요청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는 이승만기념사업회 측 반박을 그대로 내보냈다. 

 

김민지 앵커는 “지난달 24일 KBS가 보도한 이승만 정부의 일본 망명 정부 요청설과 관련해 이승만 대통령 기념사업회 측은 정부 공식 기록이 아니라며 보도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며 “KBS는 앞서 충분한 반론 기회를 주지 못한 것에 대해 유감”이라고 밝혔다. 

 

앞서 KBS는 지난달 24일 방송된 <뉴스9>의 <이승만 정부, 한국전쟁 발발 직후 일 망명 타진> 리포트를 보도했다. 당시 리포트는 한국전쟁 발발 이틀 후인 1950년 6월 27일 이승만 정부가 일본 정부에 6만명 망명 의사를 타진했고 일본이 한국인 피난 캠프 계획을 세웠다는 것이다. KBS는 그 근거로 일본 야마구치현의 문서를 공개했다.

 

KBS는 지난달 24일 단독 보도 후 KBS 안팎의 각종 수구들로 부터 뭇매를 맞았다. 

조선일보는 지난 2일자 칼럼 ‘태평로’에서 KBS 기사가 단독이 아니고 공개한 문서에 대한 검증도 부족했다고 비판했다. KBS 기사에 대해 사과 및 정정을 요청하는 수구 단체들의 기자회견과 1인 시위 등도 이어졌다.

 

KBS 보도본부 관계자들은 이승만기념사업회 측의 이인수 상임이사와 박진 회장 등 관계자를 만나 해당 보도에 대해 해명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승만 며느리 조혜자를 비롯한 복수의 기념사업회 관계자는 “KBS 보도본부 관계자 3명이 기념사업회 이사진을 만났다”고 말했다. 

 

 KBS본부 "누구를 위한 굴욕적 반론보도인가?" 성명 발표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위원장 권오현, KBS본부)는 6일 ‘누구를 위한 굴욕적 반론보도인가’라는 성명을 통해 “KBS 사측은 언론중재나 소송 등의 조정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보수단체의 입장을 전폭적으로 수용한 내용의 반론 보도를 들어준 것”이라고 비판했다. 

 

KBS본부는 “통상적인 반론 보도였다면 27일 날짜 표기 오류에 대한 수정과 우리 보도의 한계에 대한 기념사업회 측 입장을 단신으로 전하는 정도면 됐을 내용이었지만 결과적으로 불필요한 유감 표명과 이승만 미화 내용까지 담아 당초 보도와 같은 분량과 형식의 리포트로 반론보도를 내주는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굴욕적 반론 보도가 나갔다”고 지적했다. 

 

     KBS 조대현 사장과 뉴라이트 이인호 이사장

 

KBS새노조는 이번 반론 보도에 대해 "조대현 사장이 연임을 염두에 두고 뉴라이트 학자 출신인 이인호 이사장과 보수진영에 굴복한 결과라고 본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인호 이사장이 이번 보도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오는 수요일 임시 이사회를 소집한 것에 대해 "이사회가 KBS 개별 보도나 방송 내용을 논의하기 위해 이사회를 여는 것은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매우 이례적인 일로, 이사회의 존재 이유를 스스로 부정하는 것"이라며 "부당한 방송 개입 시도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다음은 성명 전문이다. 


누구를 위한 굴욕적 반론보도인가?

이사장은 부당한 방송 개입 시도 즉각 중단하라

 

KBS가 지난 6월 24일 <뉴스9>를 통해 보도한 [“이승만 정부, 한국전쟁 발발 직후 일 망명 타진”] 리포트와 관련해 지난 3일 다시 <뉴스9>를 통해 [이승만 기념사업회, ‘일 망명 정부 요청설‘ 부인]라는 제목의 리포트를 보도하는 방식으로 반론 보도를 냈다. 

 

당초 해당 보도가 나간 이후 보수단체들이 KBS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잇따라 성명을 냈고, 조선일보와 종편 등에서 KBS 보도를 비판하는 기사를 잇따라 내기도 했다. 이처럼 KBS에 대한 보수진영의 압박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이승만 기념사업회 등 보수단체들이 해당 보도가 사실과 다르다며 보도본부장과의 면담을 진행했고, KBS 사측은 언론중재나 소송 등의 조정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보수단체의 입장을 전폭적으로 수용한 내용의 반론 보도를 들어준 것이다. 

 

만약 KBS가 낸 보도에 오류가 있거나 관련 보도로 인해 피해자가 발생할 경우, 당연히 KBS는 정정보도나 반론보도를 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해당 보도에서 오류가 있는 부분은 일본 외무성이 야마구치현 지사에게 한국 정부의 망명 요청설을 전했다고 한 날인 1950년 6월 27일이 사실과 다르다는 것뿐이다. (실제로는 남한이 낙동강 이남으로 밀려 인천 상륙작전을 앞둔 9월 무렵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의 보도 내용은 야마구치 현의 공식 역사 기록과 미 군정 기록을 바탕으로 한 것이었다. 또한 망명 요청의 주체 또한 이승만 전 대통령이 아닌 ‘이승만 정부’로 보도했으며, 리포트 말미에 ‘사실이라면 6.25초기 정부의 상황이 어땠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대목입니다’라고 밝혀 ‘이승만 정부의 망명 요청설’ 보도가 일본의 지방자체의 역사 기록에 근거한 것이지 확정된 역사적 사실이 아니라는 보도의 한계 또한 분명히 했다. 


또한 6.25 발발 직후 이승만 정부의 고위 관계자가 미국 정부에 망명 정부 수립 의사를 타진했다는 것은 엄연한 역사적 사실이다. 당시 무초 주한 미 대사가 1950년 6월 27일에 미 국무부에 보낸 전문을 보면 ‘신성모(국방부 장관 겸 총리서리)는 이승만 대통령과 내각이 일본에 망명정부를 수립할 수 있는지 여부를 내게 타진했다. 이에 대해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고 나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승만 대통령 기념사업회 측의 반론을 전한 우리의 보도는 마치 ‘이승만 정부의 망명 요청설’을 전한 당초 보도가 전체적으로 완전히 잘못된 것처럼 시청자들이 이해할 수 있는 과도하고 굴욕적인 내용으로 채워졌다. 


특히 해당 리포트는 앵커멘트를 통해 ‘KBS는 앞서 충분한 반론 기회를 주지 못한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라고 밝혔는데, 이는 앞으로 위안부 관련 역사적 기록이 발굴돼 리포트를 할 때 일본 정부의 반론을 들어줘야 한다는 논리와 다를 바가 없다.

 

더구나 이승만 전 대통령이 ‘6.25 사변 중 권총을 옆에다 놓고 잤다’, ‘누구보다 일본군을 더 미워했다’는 기념사업회 측 주장과 인터뷰는 망명설의 사실 여부를 밝히는 데 하등의 관련이 없는 일방적 주장에 불과한 내용이었다. 

 

2015년 7월 6일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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