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광고
광고
광고
로고

북한, 왜 카터를 선택했나…

16년 전 1차 북핵위기 때 김일성 면담

서울의소리 | 기사입력 2010/08/25 [23:30]

북한, 왜 카터를 선택했나…

16년 전 1차 북핵위기 때 김일성 면담

서울의소리 | 입력 : 2010/08/25 [23:30]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의 방북은 북한이 현실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카드일 수 있다. 그는 미국의 정부 인사는 아니지만, 그 못지않은 영향력과 상징성을 가진 인물이다.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1차 북핵위기가 불거졌던 1994년 6월 방북, 김일성 주석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 경향신문 자료사진

북한은 카터 전 대통령의 방북을 계기로 북·미관계를 개선하고 남북관계의 분위기 전환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카터 전 대통령은 이미 16년 전 한반도의 냉각 국면을 극적으로 풀어낸 경력이 있다.



1차 북핵위기가 한창이던 1994년 6월 북한을 전격 방문해 김일성 주석과 면담을 했고, 이때 만들어진 유화 분위기는 실현되지는 못했지만 남북정상회담 합의까지 이어졌다.

카터 전 대통령은 지난 3월 한국을 방문했을 때 한 강연에서 "일방적 대북제재는 역효과를 낳으며, 미국과 한국이 먼저 북한에 관계정상화 노력을 제의해야 한다"는 대북관을 피력한 바 있다. 그가 북한의 대외관계를 개선할 '메신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일단 북한은 카터 전 대통령의 방북을 대내외적으로 적극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후계문제가 부각될 9월 상순 노동당 당대표자회와 10월10일 당창건 65주년 등 대형 정치행사를 앞두고 있어 내부적인 정치 안정이 절실하다. 이를 위해서는 경색된 남북관계를 개선할 필요성도 적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카터 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면담은 여러 가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먼저 건강문제 등이 불거지고 있는 김 위원장은 대내외적으로 건재함을 과시할 수 있다. 그리고 평화와 대화를 강조하는 카터 전 대통령의 입을 빌려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남측에 전달할 가능성도 높다. 최근 북한의 홍수피해 등으로 대북 쌀지원 재개 문제 논의가 한국 내부에서도 나오고 있는 만큼 카터 전 대통령의 방북이 남북관계 전환의 단초로도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북한은 미국의 추가 대북 금융제재 등 천안함 사건 이후 지속적으로 전개되고 있는 외부로부터의 압박 해소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 곰즈를 석방하면서 미국에 '상호조치'를 요구할 것이란 관측이다.

북한대학원대 양무진 교수는 "북한이 곰즈를 석방한다면 미국도 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준비할 것"이라며 "미국이 북한 수해 등을 계기로 자연스럽게 대북지원에 나설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곰즈 석방은 현재 북한에 억류 중인 대승호 문제와도 연결된다"며 "이는 남북관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 홍진수 기자 [email protected] >

- ⓒ 경향신문 & 경향닷컴(www.khan.co.kr),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
광고
PHOTO
1/193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