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식의 상식화 그리고 MBC

서울의소리 | 입력 : 2015/09/30 [21:03]

MBC 경영진이 ‘권성민 PD 죽이기’에 회사 운명을 건 모습이다. 권 PD에 대한 회사측의 자체 징계가 잘못된 것이라고 법원의 판결을 받았으나 이에 불복하는 MBC 경영진의 독단과 오기가 위태롭다.

 

 ▲권성민 전 MBC 예능PD ⓒPD저널

 

MBC는 2015년 1월 권 PD가 자신의 블로그와 페이스북에 올린 만화가 언론사에 노출된 상황이 MBC 소셜미디어 가이드라인에 명시된 공정성과 품격유지를 위반했다는 사유로 해고를 통보했다.

 

이에 대해 법원은 최근 경영진의 권 PD ‘해고는 부당하다’는 판결을 내렸다. 언론기관에서 스스로 ‘표현의 자유’를 부정하며 자기식구에게 ‘해고’라는 중징계를 내리는 일은 민주주의 사회 상식을 벗어난다. 권 PD에게 회사측의 가혹한 징계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그는 지난해 5월 온라인 커뮤니티 ‘오늘의 유머’ 게시판에 ‘MBC의 세월호 보도 참사’에 대해 개인적 사과를 담은 글을 올렸다는 이유로 정직 6개월의 중징계를 받았다. 양심적 언론인의 자기반성과 시청자에 대한 사과 표현을 경영진은 중징계로 되돌려줬다. 경영진이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데 대해 감사하기는커녕 오히려 징계를 남발했다. 이것 역시 법원은 잘못된 부당한 징계로 판단했다.

 

MBC 경영진의 권 PD 징계는 집요하리만치 반복되고 있다. 그는 세월호 사과와 관련하여 6개월 정직 중징계이후에는 비제작부서인 수원총국으로 보복성 짙은 인사조치를 내렸다. 이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전보 발령은 권 PD의 업무상 필요에 의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며 “전보로 인한 권 PD의 불이익이 크고 사측이 신의 성실의 원칙상 협의 절차를 거치지 않아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자사에 대한 작은 비판조차 용납하지 않는 언론기관이라면 언론사 업무를 포기해야 한다. 언론의 주요기능이 타조직에 대한 비판, 감시, 견제인데 여기에는 자사의 내부감시도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권 PD에 대해, MBC 경영진은 견문발검(見蚊拔劍)의 행태를 보이고 있다. 내부비판을 했다는 이유로 6개월 정직 중징계를 내렸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돌아온 그에게 지방 비제작부서로 이중보복성 징계인사를 했다. 마침내 해고라는 마지막 극단의 징계까지 내렸다. 그러나 법원은 이 세 가지 징계 모두 부당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법원은 MBC 경영진의 부당한 징계행위에 대해 반복하여 그 잘못을 일깨워주지만 개선이 없다.

 

대신, MBC 경영진은 법원의 판결을 받아들이지 않고 항소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MBC가 유능하고 양심적인 직원들을 상대로 부당한 징계를 남발하는 사이 신뢰도와 영향력 모든 면에서 몰락하고 있다는 조사가 나왔다. 시사저널이 2015년 실시한 매체영향력과 신뢰도 조사내용 중 MBC 부분을 찾아보면 분명하게 드러난다.

 

매체 영향력에서 MBC는 2011년 3위에서 2015년 4위로 한 계단 내려갔다. 그러나 그 지목율을 보면 2011년 42.0%에서 2015년 18.8%로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을 볼 수 있다. 급격하게 영향력을 잃어가고 있으며 5위를 차지한 JTBC(15.8%)와 자리바꿈하는 것도 시간문제로 보인다.

 

더 심각한 것은 신뢰도다. MBC는 2011년까지 신뢰도 3위를 유지했으나 2015년 7위로 주저앉았다. 종합편성채널 JTBC가 3위로 처음으로 이름을 올렸다. 공중파 공영방송 MBC가 후발주자이자 종합편성채널과 비교해서조차 밀리고 있다는 것은 MBC의 몰락을 의미한다.

 

MBC 경영진의 반복되는 헛발질이 구성원들을 거리로 내몰고 스스로 위상을 실추시키고 있다. 사장을 비롯한 한줌의 경영진들이 전통과 역사의 MBC를 나락으로 떨어뜨리고 있다. MBC에서 언제쯤 ‘비상식의 상식화’를 볼 수 있을까.

 

 PD저널 [시론]김창룡 인제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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