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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화병' 시대
화병 치유의 첫걸음은 무엇보다 정치가 바로서야 할 것
 
서울의소리   기사입력  2016/03/20 [01:18]

한국인에게만 있는 독특한 질병이 하나 있다. 소위 ‘화병’이 그것이다. 일종의 정신과 질환 가운데 하나인 화병은 한국인 특유의 ‘참는 것이 미덕’이라는 문화에서 기인한 것이다. 미국정신의학회에서도 ‘화병(hwa-byung)’이 우리말 그대로 등재되어 있을 만큼 외국에서도 한국인 특유의 병으로 인정되고 있다.

 

한 통계에 따르면, 화병은 40대 여성에게 가장 많다고 한다. 경제적으로는 중하층이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주부의 경우 남편과 시부모와의 갈등이 가장 큰 원인이었는데 구체적으로는 남편의 외도, 술주정, 시부모로부터의 무시, 비인간적 대우 등이었다. 섭섭한 것이 많아도 속으로 참고 삭이며 지내다 보니 그것이 결국 마음의 병이 되고 만 것이다.

 

화병의 증상으로는 우선 속에서 불이 난다, 열불 난다, 천불이 난다, 속이 탄다 등의 말을 자주한다. 한의학에서는 이를 기울(氣鬱)이라고도 하는 데 기울증이 생기면 열이 심장과 얼굴 쪽으로 일시적으로 상승하여 화(火)가 발생하게 된다. 비정상적인 발열 현상은 심신, 특히 정신에 이상이 있다는 신호인 셈이다.

 

 

신체적으로는 우울증, 불면, 식욕 저하, 피로 등의 증상을 보이며, 특별한 이유 없이 금방이라도 죽을 것 같은 공포를 느끼거나 숨 쉬는 것이 답답하고 가슴이 뛰는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또 소화가 잘 안 되거나 명치에 뭔가 걸려 있는 듯한 느낌을 느끼기도 한다. 심하면 자살 충동을 느끼기도 한다.

 

우리나라 국민 4명중 1명은 정신질환을 앓은 적이 있으며 이는 높은 자살률로 연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당국의 정신질환실태 역학조사에 따르면, 국민의 24.7%는 불안, 기분 장애, 알코올 사용 장애, 정신병적 장애 등 정신질환을 평생 한 번 이상 앓은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인 가정으로 친다면 가족 중 한 사람은 정신질환자라는 얘기다. 결코 가벼이 들을 얘기가 아니다.

 

문제는 이같은 정신질환이 자살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한국의 인구 10만 명당 자살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27.3명이나 된다. 특히 노인자살률 세계 1위 국가라는 오명을 안고 있는데 이는 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전체적으로는 소득수준이 높아졌다고 하나 갈수록 빈부격차가 심해지고 최하층 인구가 늘어나면서 이들의 생활은 예전보다 더 팍팍해졌다.

 

잊을 만하면 한번 씩 언론에 보도되곤 하는 일가족 자살사건은 우리를 슬프게 한다. 흔히 ‘사회적 타살’로도 불리는 이같은 자살은 비단 생계곤란 만이 아니다. 청소년들은 입시문제로 인한 압박감을 견디다 못해, 또 ‘n포 세대’로 불리는 청춘들의 경우 취업이나 결혼을 하지 못해 비관자살을 하는 경우도 왕왕 있다. 노인들은 질병과 고독을 이기지 못해 스스로 삶을 마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요즘 같으면 전 국민이 화병을 앓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치, 경제, 외교, 국방, 남북관계 그 어느 하나 속을 썩이지 않는 것이 없다. 복지부는 “삶의 고비에서 마음의 병을 얻게 될 경우 조기에 이를 발견하고 신속하게 회복해 원래의 삶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는 데 복지부만으로 될 일인지 모르겠다. 국민들의 화병 치유의 첫걸음은 무엇보다 정치가 바로서야 할 것이다.

 

필자-정운현  http://durl.me/4pm5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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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6/03/20 [01:18]  최종편집: ⓒ 서울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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