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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서울의 밤을 잠재우지 않고 깨웠던 그 유지…

김대중 전 대통령의 노무현 전 대통령을 애도하는 추도사 육필메모 

서울의소리 | 기사입력 2016/05/13 [07:07]

5월 서울의 밤을 잠재우지 않고 깨웠던 그 유지…

김대중 전 대통령의 노무현 전 대통령을 애도하는 추도사 육필메모 

서울의소리 | 입력 : 2016/05/13 [07:07]

 

노무현 대통령 서거 당시 김대중 전 대통령이 발표할 예정이었던 추도사 육필메모. '정부 반대로 추도사 못함' 이라는 마무리가 눈길을 끈다. /김대중 도서관 제공

 

“노무현 대통령, 죽어서도 죽지 마십시요.

 우리는 당신이 필요합니다.

 

우리 마음 속에 살아서 민주주의 위기,

경제위기, 남북관계 위기,

이 3대 위기를 헤쳐나가는 데 힘이 돼주십시요

 

당신은 저승에서, 나는 이승에서

우리 모두 힘을 합쳐 민주주의를 지켜냅시다.

그래야 우리가 인생을 살았던 보람이 있지 않겠습니까?


“당신같이 유쾌하고 용감하고,

그리고 탁월한 식견을 가진

그런 지도자와 한 시대를 같이했던 것을

 나는 아주 큰 보람으로 생각합니다.

 

저승이 있는지 모르지만 저승이 있다면

거기서도 기어이 만나서

지금까지 하려다 못한 이야기를 나눕시다.

 

그동안 부디 저승에서라도

끝까지 국민을 지켜주십시요.

 

위기에 처해 있는

이 나라와 민족을 지켜주십시요."

 

김대중 전 대통령님의 노무현 전대통령을 위한 추도사 中"

 

김대중 대통령의 말  김대중 대통령의 추도문...정부의 반대로 그때는 말씀하지 못했었죠 

 

"(政府(정부) 反對(반대)로 追悼辭(추도사) 못함."

 

육필메모는 추도사를 하면서 개인 참고용으로 일련번호를 달아 간단하게 메모한 것으로 보인다.

 

"1. 존경하고 사랑하는 노무현 대통령 이 무슨 청천

2. 당신보다 20이 더 넘은 내가 조사를 하다니, 어이없는"과 같은 식이다.

 

풀이하자면 "존경하고 사랑하는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듣고 '이 무슨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냐'는 생각을 했다. 당신보다 20살이 더 많은 내가 조사를 하다니, 이 어이없는 상황을 어떻게 생각해야 하나" 정도의 발언 내용을 염두에 두고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

 

총 12개 항목으로 되어 있는 김 전대통령의 추도사는 논리적으로 구성되어 있다. 노 전 대통령의 업적과 인물됨을 평가한 5번 항목에서는 각각 번호를 붙여 (노 대통령은) "인권과 민주주의를 지킨 용사"였으며, "고통받는 사람을 위한 아낌없는 봉사와 사회정의 실현"을 위해 노력한 인물이며, "민족의 화해와 협력을 위해 헌신"한 사람이었기 때문에 "국민적 영웅"이라고 적고 있다. 이미 알려진 "(서거 소식을 들었을 때) 내 몸의 절반이 떨어져 나가는 듯"했다는 발언은 3번 항목에 적고 있다. 검찰의 노 대통령 일가 수사에 대해서는 "일생에 걸친 헌신이 무위"로 돌아갔으며 "아마 나라도 억울함과 수치심"을 느꼈을 것이라고 적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당시 김대중 대통령이 하려고 했던 연설 요지를 적은 육필메모다. 모두 2쪽 분량으로 되어 있는 이 메모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사망할 당시 DJ가 가졌던 비통한 심정과 애도의 마음이 절절히 드러나 있다. 그러나 이 '추도사'는 DJ가 맨 마지막에 적은 것처럼 읽을 수 없었다. 원래 노 대통령 영결식장에서 추도사를 할 예정이었지만, 당시 행정안전부는 '다른 전직 대통령과의 형평성'을 이유로 조사를 가로 막았다.

 

 

 

생전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이 한 자리에 모인 모습 [사진=헤럴드경제 DB]

 

팩트와 거짓이 혼합된 거짓은 얼마나 무서운가…국정원은 찌라시 양산소

 

 

이 팩트와 거짓이 혼합된 거짓은 순식간에 퍼졌다. '뉴스가 된다'고 판단한 언론들은 이를 받아썼고, 사람들의 머리엔 '논두렁'이 남았다.

 

 '논두렁 시계' 뿐만이 아니다. 당시 검찰의 수사 내용은 언론에 실시간 중계됐고 이 과정에서 언론은 자극적인 내용을 더 부각시켰다.

 

 몇몇 언론은 '논두렁 시계'가 얼마이고 어떤 제품인지까지 상세하게 보도했다.

자극적 거짓정보가 더 자극적인 보도로 이어진 셈이다.

 

 

과거 국가정보원의 전신이던 중앙정보부와 안기부는 '정치공작'을 위해 사람들을 잡아다 고문해서 입을 틀어막았다. 고문이 어려워진 시대, 국정원은 여론에 직접 개입하고 있다. 방법은 다양해 보인다. 댓글을 다는 방법도 있고, 팩트에 거짓을 더해 헛소문을 퍼트리는 방법도 있다. '고문기술자'들이 '스토리텔링 기술자'가 됐다.

 

(좌측부터)우병우 청와대 민정비서관. 홍만표 전 대검찰청 기획조정부 부장. 이인규 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 임채진 전 검찰총장. 김경한 전 법무장관.

 

추모객들은 수천 마리 종이학을 만들어 그를 추모했다.

 ‘다 잊고 훌훌 가시라’는 염원이었다.

 

노모와 아들은 무엇을 보고, 또 무엇을 이야기했을까?

노 전 대통령을 보내는 설움에 남녀노소가 없었다.

 

국민들의 설움을 모르는 것일까.

 

보듬어 안아주어야 할 정부는 오히려 슬픔을 분노로 만들었다.

경찰이 추모객을 막는 모습.

 

그들은 기억하리라.

5월 서울의 밤을 잠재우지 않고 깨웠던 그의 유지를….

 

국민 모두 상주였다.

저마다 조문을 쓰고 조사를 읊었다.

시청역 주변에 국민들의 애도 글이 빽빽하게 나붙었다.

 

시민추모위가 마련한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 분향소엔 매일 수만 명의 조문객이 찾았다. 밤이 늦도록 줄은 줄지 않았다.

 

수원 연화장에서 운구 행렬을 기다리고 있는 추모객들.

 노 전 대통령은 이곳에서 화장 후 고향인 봉하마을로 운구됐다.

 

경복궁을 빠져나온 운구차량이 서울광장으로 향하자 시민들은 안타까움에 오열했다.

 

가족만큼 가슴 아픈 사람이 있으랴.

 

평소 노 전 대통령이 아끼던 손녀들이 미망인이 된 권양숙 여사에게 “할머니 울지 마세요” 하며 안기고 있다. 할머니는 애써 미소를 지었다.

 

대한문 앞에선 시민장례위 주최로 시민영결식이 열렸다.

‘아침이슬’ 등 고인을 추모하는 노래가 이어졌다.

 

새벽 5시 봉하마을 빈소에서 발인식을 하기 위해 고인의 시신이 운구되고 있다.

 

노제가 열린 서울광장엔 50만 명 이상의 국민이 모여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다. 저마다 고인에 대한 마음의 빚에 미안하고 안타까워 눈물을 흘렸다.

 

 

노무현 동영상, 인간적 감동과 눈물이었다

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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