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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을 살려야 ‘국민건강권’이 지켜진다!”
의료민영화를 저지하고 건강보험의 보장성강화를 실현해야 한다.
 
권혁시 칼럼   기사입력  2016/06/26 [00:16]

 

 

복지국가를 이루기 위해서는 소득보장에 기초하여 확고한 ‘공개념’을 견지, ‘민생’의 기본인 주거(주택)·교육·보건(의료)을 최소한의 적정비용으로 공여하는 것이 정부(정권)의 막중한 기본적 책무다. 그러므로 아무리 자본주의·시장경제체제라 하더라도 이 세 가지만은 더 이상 탐욕스런 자본, 상업주의의 먹이 감이 되게 해서는 안 된다.

  

그런데 국민의 ‘보건의료’를 담당하는 공적보험인 건강보험제도의 우수성을 자화자찬하지만, 그 공치사가 무색하게  ‘사보험’(민간의료보험)에 든 국민이 80퍼센트가 넘는 4천백만 명이나 된다. 가구당 한 달치 보험료가 평균 34만3천원, 보험가입 건수는 평균 5건에 달한다(2012년도 기준, 2014년 한국의료패널 분석보고서). 적이 놀랍고 안타깝게도 건강보험보다 훨씬 더 많은 보험료를 부담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반면에 정작 보험혜택을 받은 가입자는 ‘실손의료보험’의 경우 20퍼센트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대다수 국민들이 경제적 압박을 감수하고 민간의료보험에 가입하는 이유는 건강보험으로는 안 되는 이른바 ‘비급여’ 진료가 워낙 많아서 의료비에 대한 불안이 크기 때문이다.

 

이러한 근본적인 원인은 국민 ‘의료보장’에 대한 공적의식과 신념, 사명감이 결여된 정부정책이며,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치 못하는 당국자들이다. 게다가 건강보험 관리운영시스템(조직체계)이 단일·거대화된 이후, 도덕적 해이(moral hazard)가 극심해지고 매너리즘에 깊이 빠진 데 있다. 그런 탓에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환경에 대한 적극적·효과적인 대응력을 상실하여 ‘사적이익’에 혈안이 된 외부세력(병원, 보험회사 등)의 집요한 침해 공세를 강력하게 저지, 배격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심지어는 의료민영화를 주도하는데다가 건강보험공단의 감시·통제를 받아야 할 병원장들의 이익단체인 ‘병원협회’ 회장이었던 인사가 버젓이 이사장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니 더 무슨 말을 하겠는가).

 

건강보험의 과업목표(task goal)인 ‘비급여 불인정원칙’에 의한 보장성강화, 즉 보험급여범위 확대를 위해서는 현재 8백 종목, 5천여 항목이 넘는 ‘비급여’ 진료를 최소화하여 건강보험 혜택을 늘리는 것이다(‘비급여’에 적용되는 일반진료수가는 보험수가의 3배 정도이며, 선진국은 ‘비급여’를 신의학, 신약 개발에 한하여 원가로 허용할 뿐이다). 아울러 약제, 치료재 등에 가격인하 요인이 생겨도 이를 적용할 수 없는 불합리한 기준은 즉시 시정해야 마땅하다(건강보험법 제46조, 시행령 22조). 그것만으로도 국민의 의료비부담을 대폭 줄일 수 있고, 민간의료보험의 필요성도 크게 감소시키는 일석이조의 성과를 거두게 될 것이다.

 

그러나, 보건당국은 병원(진료기관)의 부당한 행태, 특히 ‘비급여’ 진료에 여간 관대한 게 아니다. 국민으로 하여금 부담을 지게 하는 결정은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법적으로 처결하는 것이 원칙인데도 보건복지부장관이 임의로 정할 수 있게 한 것이다. 그에 따라 ‘비급여’ (내용)신청이 크게 늘어났고 특히, 대형병원은 사실상 ‘비급여’가 70퍼센트에 이를 정도가 되었다.

 

그래서 보장성이 거의 제자리 수준이라는 문제를 제기하면 건강보험공단은, “보장성 강화를 위해서는 보험료를 대폭 인상해야 하고, 국민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그럴 수 없다”는 반론을 편다(이런 논리에 적잖은 전문가·학자·언론인들이 동조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극히 터무니없는 주장이고, 궁색한 변명이다. 그것은 건강보험과 국민연금의 보험료부담 가중치를 비교 분석하면 확연히 드러난다.

 

국민연금은 국민의 경제적 보장(economic security), 소득보장(income security)과 소득재분배의 중요한 역할까지 하는 ‘사회보험의 중추적 제도’다. 이에 비하여 건강보험은 같은 사회보험이지만 소멸성 단기보험이므로 납부한 보험료만큼 혜택을 받지 못해도 사후보상이 전무하며, 소득재분배 효과가 미미하다. 그러므로 당연히 건강보험은 보험료의 공평부과, 최소부담이 강조되는 것이다. 그러나 국민연금과 건강보험의 전체 재정(부담)의 차이는 그다지 크지 않다는 점이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

 

보다 확실한 비교가 가능한 직장가입자의 보험료부과 실태를 보면, 현재 건강보험의 보험료율은 임금인상분을 포함한 ‘보수총액’의 6퍼센트이고 보험료부과 소득상한액은 7천810만원이다. 보험료율은 국민연금의 9퍼센트와 큰 차이가 없는데 소득상한액(국민연금 421만원)은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많다. 이는 그 쓰임새의 가중치에 비해서 건강보험의 부담이 국민연금보다 상대적으로 과중하다는 것을 뜻한다.

 

이 대목에서 특별히 주목하여야 할 점은, 의료보험통합 전 23년 동안은 줄곧 3퍼센트 이하의 보험료율을 유지하였고 상여금과 각종수당, 식대교통비 등을 제외하고 본봉의 60~70퍼센트인 ‘기본급’에만 보험료를 부과하였다. 이를 그 이후의 보험료율로 환산하면 약1.5퍼센트 정도에 불과하여 보험료부담이 과도하게 증가한 사실이 간단하게 비교(yardstick)입증되는 것이다.

 

이렇게 보험료가 폭증한 이유는 건보공단이 적자가 생기면 자구책은 강구치 않고 이유 불문, 무조건 국민에게 부담을 떠넘겨왔기 때문이다. 무책임하게도 몇몇 사람(재정위원)들에 의한 통과의례 식 의사결정으로 거리낌 없이 보험료인상을 거듭하였던 것이다. 아무튼, 보험혜택이 늘어난 것(보장성강화)도 아니고 진료수가, 약제비 등, 의료비 인상액은 임금상승분 적용 보험료로 거의 충당, 상쇄됐을 터인데 그 외로 자그마치 네 배(보험료율 1.5% : 6%)나 늘어난 막대한 돈을 다 어디다 썼는지? 이해가 안 되는 건 극히 당연하고, 괴이하다는 생각마저 든다.

 

국민 ‘의료보장’ 성공의 길은 “건보공단 개혁, 진료기관 영리근절!”

 

 

설상가상으로 ‘건강보험’과 ‘보건의료’의 공공성, 공적기능이 극심하게 침해, 훼손당하고 있는데도 건보공단은 제 역할을 전혀 못하고 있다. 언필칭 공룡의 멸종, 그것은 거대한 체구에 비하여 턱없이 작았던 두뇌 탓에 급격한 환경변화에 제 기능을 못하여 속수무책으로 종말을 고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과 다르지 않을 터이다. 왜냐하면 건강보험 최대의 과업이고 목표인 재정안정과 보장성강화를 추진하기는커녕, 건강보험을 죽이려 드는 의료민영화 기도의 비상사태가 발생하였으나 강력하게 반발, 사회에 경종을 울리며 유효적절하게 대응하지 않고 강 건너 불구경하듯 수수방관하였기에 그런 것이다.

 

그래도 천만 다행인 것은, 의료민영화법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여야합의로 전격 통과되었으나 지난 6월 17일, 법제사법위원회가 관련조항의 삭제를 결정한 것이다(제51조 제2항 내지 5항, 이 법조항에 의거 ‘비영리’ 의료법인인 병원의 인수합병이 가능하다).

 

가까스로 관련법안의 의결에 제동은 걸렸으나 긴장하고 경계해야 할 바는, ‘정재계’의 의료민영화 동조·지원세력이 막강하여 언제든지 법제정을 재개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병원 인수합병의 허용은 기존의 ‘영리자회사’와 합병도 가능케 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대형체인병원이 생기고, 병원경영 지원회사(MSO·영리자회사)가 사실상 ‘지주회사’가 되므로 ‘비영리’ 의료법인(체인병원)이 결국 영리병원으로 둔갑하는 형국이 된다. 이런 사태에 이르면 진료기관과 야합한 ‘사보험’이 급기야는 공적보험을 무력화시키고 의료민영화, 즉 ‘보건의료’의 상업화가 국민건강을 볼모로 ‘민생’을 무섭게 위협하게 될 것이다.

 

법적으로 ‘비영리’라는 사실과, 인술을 베푸는 천직의식을 망각한 병원들이 돈벌이에 광분한 이 같은 행태는 벌써 오래 전부터 이어져왔다. 건강보험 ‘비급여’는 물론 무분별한 특진, 부위별 MRI촬영(검사료 마진불허), 무릎수술, 척추수술, 위밴드 수술을 비롯한 고가진료와, 과잉진료(세계 유일무이의 의사성과급 지급) 등이 그러하다. 그 뿐만 아니다. 의약품의 ‘구입가’ 청구제도로 인한 건강보험재정의 막대한 손해, 손실 가능성까지 불거지고 있다.

 

2000년(의약분업, 의료보험통합) 이전에는 보험약가의 ‘고시가’, 즉 청구금액을 공장도가격 5퍼센트의 도매이윤, 7퍼센트의 소매이윤으로 철저하게 규제하였다. 그러나 그 후, ‘구입가’로 약제비를 신청하도록 함으로써 이에 편승하여 병원의 직영도매상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다(시도지사허가, 3천개이상 설립추정). 이는 다음과 같은 현상이 사실이라는 것을 강하게 반증하며, 그것이 극히 일반화된 양태임을 뒷받침한다.

 

비공식적인 정보에 의하면, 어느 종합병원의 직영도매상은 제약회사와 협의, ‘고시가’ 기준 60퍼센트 수준으로 구매계약하고 직속병원에는 95퍼센트 내외의 가격으로 출고한다는 것이다. 공적으로 약제, 기타 치료재에 대해서는 엄격하게 이익발생을 불허하는데도, 도매상(병원, 또는 대형약국)이 35퍼센트에 이르는 폭리를 취하는 것이다.

 

이로써 건강보험에서 유실되는 보험재정은 추산컨대, 연간 5조원에 달한다(2014년도 기준, 건강보험진료비 총액 54조원 중 약가점유율 29.4%·15조원의 35%). 그러니 앞에서 밝혔듯이 23년 동안 동결하였던 보험료를 거의 거르지 않고 매년 인상했지만(10여 년간 임금인상분 미적용 상승률 4백%), 건강보험의 재정불안이 지속되는 까닭을 이 ‘한 가지’의 사실만으로도 대략이나마 짐작할 수 있지 않은가?

 

이와 같이 우리나라의 의료보장제도, 곧 건강보험은 ‘비영리’ 병원들의 무리한 이윤추구, 관리시스템의 문제와 폐단(전적인 책임은 정부의 ‘정책실패’에 귀착되며. 이는 준정부조직의 역설·paradox of Quango, 라베인슈타인의 X비효율성, 파킨슨의 법칙 등을 철저히 무시한 결과다), 그로 인하여 극도의 혼돈지경, 파국상태에 빠질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 지경이 된 것은 거듭 말하건대, 정부의 실책과 일부 위정자·공직자들의 무지와 무책임이 결정적인 요인이다(관련법안을 발의해 놓고도 의료민영화의 불가능성을 천연덕스럽게 말하는 얼치기 국회의원도 있다) 이렇게 미증유의 위기상황이지만, 그래도

이를 극복하고 산재한 모든 문제를 해결해야 할 주체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이며, 통렬한 각성과 치열한 체제혁신이 급선무다.

 

 의식전환은 물론, 체제개혁으로써 ‘지사장 책임경영체제’(임기제·인사관리 전권부여)로 전환하고 지사를 소(小)광역화하여 ‘분권화’의 효과를 극대화는 방안이 더없이 유효적절하리라는 생각이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지역본부를 폐지하고 본부의 인원을 감축하여 일선지사의 인력을 보강해야 할 것이다. 그리하여 ‘보험재정안정화’의 관건인 진료비지출·보험료부과징수의 효율적 관리에 총력을 집중해야 한다.  

 

요컨대, 건강보험의 사업목적이 국민 ‘의료비의 최소화’이므로 보장성강화로 진료비 가이드라인을 낮추고, 보험재정의 유실을 막아서 보험료인상을 최대한 억제하여야만 한다. 특히, 보험료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보험재정안정화’가 선결되어야 하는데 의료보험통합 후, 이를 거의 방기하다시피 하였거니와, 민원업무와는 달리 굳이 하지 않아도 당장 표면화되지 않는 반면, 하려들면 전력을 다해야 하는 대단히 힘들고 어려운 일이라서 그러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 가장 중요한 책무를 더 이상 회피한다면 건강보험이 부지조차 할 수 없게 될 것임은 명약관화하다. 그럴진대 부당(과다·허위)청구, 부정수진(자동차·산재보험 중복급여, 가해상병급여 등등), 그로 인한 진료비유출 방지 및 환수, 보험료 적정부과, 체납보험료징수 등, 재정관련 업무를 철저하게 실행함으로써 보험재정의 보호·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복지국가의 기본책무인 ‘정부지원금’ 확충은 물론, 방계조직인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을 흡수하고 정기건강검진, 흡연자금연지원 같은 불요불급한 사업은 과감하게 폐지하는 등, 허장성세를 끝내고 내실경영과 재정건전성을 강화하는 다각도의 방책을 강구하였으면 한다.

 

대한글씨검정교육회

권혁시 이사장

각설하고, ‘국민건강보험공단’은 분발하여 슬로건으로 내세운 바처럼 국민의 “평생건강의 지킴이!”로서 그 공적사명을 다하여야 한다.

 

부디 그리하여 천민자본주의가 획책하는 의료민영화, 곧 ‘보건의료’의 상업화 기도를 저지하고 보장성강화를 실현, 완전한 ‘의료보장’을 이룩함으로써 ‘국민건강권’을 반드시 지켜주기를 염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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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6/06/26 [00:16]  최종편집: ⓒ 서울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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