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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파 박정희·최남선·이광수 만세’?
기념공원 세우고 문학상 제정하고
 
김종철 자유언론실천재단 이사장   기사입력  2016/08/03 [01:32]

박정희, 최남선, 이광수가 친일파였다는 사실은 많은 증거들을 통해 입증된 바 있다. 그런데 광복 71주년을 앞두고 그들을 ‘역사적 인물’로 기리는 사업계획이 발표되었다. 첫 번째는 서울 중구가 ‘박정희 공원’ 설계 공모 당선작을 결정하고 2018년 하반기에 완공하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전액 구비(區費)로 무려 228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라고 한다. 

 

[사진 : 경향신문 관련 보도 캡쳐]

 

두 번째는 지난 8월 1일, 한국문인협회가 최남선과 이광수의 문학적 업적을 기리는 ‘육당문학상’과 ‘춘원문학상’을 제정하겠다고 언론에 알린 것이다. 현재 1만3천6백여명을 회원으로 두고 있다는 그 단체는 내년부터 회원들 가운데 ‘우수한 활동’을 한 문인을 뽑아 상을 줄 계획이다.

박정희는 중구 장충동의 집에서 3남매를 키웠고 거기서 1961년의 5·16쿠데타를 ‘모의’하기도 했다. 그 집은 1979년 10월 26일 박정희가 김재규의 총탄에 맞아 세상을 떠난 뒤에 박근혜가 물려받은 사가(私家)이기도 하다. 중구는 그 터에 대형 주차장을 만들고 3,000평방미터 규모의 녹지공간과 ‘박정희 가옥’을 연계해 공원을 조성한 뒤 일반인들에게 공개하겠다고 한다. ‘박정희 공원’에 그의 친일·반민족행위 관련 자료들이나 민주정부를 뒤엎은 5·16쿠데타의 헌정 파괴에 관한 증거들이 전시될 리는 없을 것이다.

한국문인협회 부이사장은 최남선과 이광수가 일제강점기에 친일행위를 한 것이 문제되리라는 점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그 문제도 충분히 논의했다. 육당과 춘원이 친일 문제로 공격을 받았지만, 친일적 행각과 문학적 성과는 별개로 해야 한다. 이들의 뛰어난 문학적 성과마저 매도할 수는 없다.” 

 

청소년들이 국어나 국사 교과서에서 배우듯이, 최남선이 한국 현대시의 개척자이고, 이광수가 많은 소설을 통해 서구의 현대문학 기법을 조선에 도입했다는 사실은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최남선의 시 ‘해에게서 소년에게'와 이광수의 장편소설들(〈개척자〉 〈재생〉 〈유정〉 〈사랑〉 등)이 뛰어난 문학성을 지녔다는 점은 명확히 검증된 바 없다. 특히 이광수의 경우, 1925년에 발표된 <재생>은 일본의 신파소설 〈장한몽〉을 표절했고 나도향의 장편 〈환희〉와 흡사하다는 지적이 있었으나 본인은 평생 그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다.


백 번 양보해서 최남선과 이광수의 작품들이 ‘뛰어난 문학성’을 보이고 있다고 치자. 그러나 그들이 일제강점기 말, 아시아 침략전쟁(이른바 ‘대동아전쟁’) 시기에 쓴 문학작품이나 언론에 내보낸 글들을 보면 그 ‘뛰어난 문학성’은 완전히 ‘천황 폐하 만세’를 부르는 데 사용되었을 뿐임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이광수는 기회만 있으면 ‘대일본제국’의 신민(臣民)임을 더할 나위 없는 ‘광영(光榮)’으로 여기는 글을 조선총독부 기관지 〈매일신보〉를 비롯한 여러 매체에 실었다. 그는 1940년 2월 16일자 〈매일신보〉에 기고한 글(‘국민문학의 의의’)에서 이렇게 주장했다.

“일본의 국민문학의 결정적 요소는 그 작자가 ‘천황의 신민’이라는 신념과 감정을 가짐에 있다. 이 신념과 감정을 가진 작자의 문학이 곧 국민문학이 되는 것이다.”

최남선과 이광수는 1949년 2월 초순 반민특위(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에 체포되어 서대문형무소에 수감되었다. 최남선은 보석으로 풀려나 5월에 재판을 받았고, 이광수는 3월 초에 병보석으로 석방된 뒤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당시 대통령 이승만이 친일파 출신 경찰 고위간부들을 사주해 반민특위를 와해시킴으로써 두 사람에게는 실질적으로 ‘면죄부’가 주어졌다.

 

세계 제2차 대전이 끝난 뒤 프랑스의 드골 정부가 나치 점령기에 부역행위를 한 문화예술인이나 언론인들을 그 정도에 따라 사형까지 시킨 것을 보면, 최남선과 이광수가 그 나라 국민이었다면 어떻게 되었을는지는 불문가지이다.

한국사회는 자주적 해방을 이루지 못한 채 외세에 종속된 상태로 친일파들을 ‘온존’시킨 대가로 오늘도 ‘박정희·최남선·이광수 만세’ 소리를 듣고 있다. 박근혜 정권이 지금 ‘밀실’에서 만들고 있는 ‘국정 국사교과서’가 나오면 그 만세 소리는 더 요란해질 것이다.

 

김종철 자유언론실천재단 이사장 http://www.kopf.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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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6/08/03 [01:32]  최종편집: ⓒ 서울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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