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팔아먹고 독립운동가를 때려잡던 악질 매국노 44인 이야기

[책소개]『친일파의 한국 현대사』(정운현 / 인문서원)

서울의소리 | 입력 : 2016/08/07 [15:53]

친일파 44인, 그 오욕의 이름을 여기 영원히 새긴다!

 

“내가 오늘 을사5조약에 찬성을 했으니 이제 권위와 봉록이 종신토록 혁혁할 거요.”

나라를 팔아먹는 을사늑약을 체결하고 퇴궐한 ‘을사오적’ 이근택이 집에 돌아와 가족들을 모아놓고 했다는 말이다. 이 말을 듣고 부엌에 있던 계집종이 부엌칼을 ‘쾅’ 도마에 내리치며 “이집 주인 놈이 저렇게 흉악한 역적인 줄도 모르고 몇 년간 이집 밥을 먹었으니 이 치욕을 어떻게 씻으리오.” 하고는 그 길로 집을 나가버렸다고 한다.

 

일자무식인 일개 계집종보다 못한 역사의식을 가진 놈이 고관대작이랍시고 떵떵거리며 살고, 나라를 팔아먹고도 부끄러워하기는커녕, 앞으로 집안이 잘나갈 것이라고 자랑스럽게 떠벌리는 것이 이 구한말 친일파의 민낯이었다.

 

나라 팔아먹고 독립운동가 때려잡은 그들은 무엇을 얻고 무엇을 잃었나

 

 

『친일파의 한국 현대사』는 ‘나라를 팔아먹고 독립운동가를 때려잡은 매국노 44인 이야기’라는 직설적인 부제가 말해주듯이 그야말로 ‘나라를 팔아먹고’, ‘독립운동가를 때려잡은’ 파렴치한 매국노들 이야기를 통해 읽는 우리 현대사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가장 유명한 친일파’ 이완용부터 우리에게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친일파 제1호’ 김인승이나 ‘일본신을 섬긴 조선인’ 이산연까지, 정계, 재계, 문화계, 종교계 등 각 방면을 대표하는 친일 인사 44명의 친일 행적을 기록을 통해 파헤친다.

 

대한민국이 자랑하는 육종학자 우장춘 박사의 아버지이자 명성황후 시해범인 친일파 우범선에 대한 이야기로 책은 시작된다. 이토 히로부미가 스파이로 교육시켜 조선 궁궐에 꽂아주고(?) 고종의 총애 속에서 조선 궁중의 기밀을 캐내 나라 팔아넘기기에 일조한 ‘조선의 마타 하리’ 배정자 이야기, 강화도조약을 체결할 때 일본인 밑에서 실무자로 맹활약(?)한 ‘친일파 제1호’ 김인승이라는 선비 이야기, 기미독립선언서의 작성자인 최남선의 길고도 ‘빵빵했던’ 친일 행적, 경찰서장 집에 삼치를 바친 인연으로 한 재산을 일구었으나 그 재산을 털어 일제에 비행기를 헌납한 영덕 갑부 문명기 이야기, 돈으로 벼슬 사고 다시 그 벼슬자리 이용해 돈을 긁어모은 대한민국 ‘땅투기꾼 제1호’ 공주 갑부 김갑순 이야기 등을 읽다보면 이 지저분한 인물들의 무덤에 침을 뱉어주고 싶어질 것이다.

 

44가지 ‘개 같은 인생들’,
역사 앞에서 ‘나는 어떻게 살 것인가’를 반문하다

 

『친일파의 한국 현대사』는 이처럼, 본받아야 할 사람들이 아니라 본받지 말아야 할 사람들, ‘이렇게 살지는 말자’를 알려주는, 말하자면 반면교사 역할을 톡톡히 해주는 역사책이다. 각 분야별로 인물군을 정리하지 않고 단편소설집처럼 읽어보고 싶은 ‘친일파’를 아무나 골라서 읽을 수 있게 나열식으로 구성하여 접근성도 높다.

 

해마다 삼일절이나 광복절이 되면 잠깐 되살아나는 독립투사들에 대한 관심과 더불어 친일파 질타의 목소리가 들려오지만, 다른 시사적인 이슈에 묻혀 사라져버리기 일쑤다. 『친일파의 한국 현대사』는 해방을 위해 고군분투한 독립운동가들의 정반대편에서 오로지 일신의 영달과 호의호식을 위해 일제에 빌붙었던 ‘개 같은 인생들’ 이야기를 통해 역사와 개인의 상관관계, 역사 앞에서 ‘나는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깊이 있는 사유를 해볼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출처 - 레디앙

 

저의 마지막 친일파 책입니다.

신간소개 독후평 정운현

 

  정운현

 [친일파의 한국 현대사 저자]

1998년 국민의정부가 출범하던 그해 저는 14년째 근무하던 중앙일보에서 서울신문으로 옮겼습니다. 80년대 후반부터 친일파 공부를 해오면서 알고 지내던 김삼웅 당시 아태재단 기조실장(독립기념관장 역임)이 서울신문 주필(상무)로 부임하면서 제게 같이 일 해보지 않겠느냐는 제안을 해왔습니다. 당시만 해도 ‘관보’ 소리를 듣던 서울신문이어서 저로선 썩 내키진 않았지만 “쓰고 싶은 글은 뭐든 다 쓰게 해주겠다.”는 김 주필의 제안에 귀가 솔깃해 결국 그해 8월 '연봉 1,500만원 삭감'을 감수하고 서울신문으로 옮겼습니다.

처음 제가 맡은 일은 서울신문 편집국 특집기획부에 소속돼 ‘친일파 연재’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주1회, 전면으로 1년 계획을 세워 ‘친일파 열전’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반민특위가 출범한지 50년 되던 해에 국내 언론사상 처음으로 친일파 연재를 한 것입니다. 독자들의 반응은 실로 대단했습니다. 특히 다른 신문도 아닌 서울신문에서 그런 연재를 한다는 데 사람들은 좀 의아하기도 하고 또 놀랍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 반응이 뜨겁자 사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당시 경영진 가운데 김 주필 말고는 모두 보수 성향이었으니 그럴 만도 했습니다. 결국 당초 40여회로 계획했던 연재는 34회로 끝맺고 말았습니다. 이듬해 1999년에 연재물을 묶어 <나는 황국신민이로소이다>(개마고원)을 펴냈습니다.

 


그로부터 17년이 지나 <친일파의 한국 현대사>(인문서원)라는 이름으로 개정판을 펴냈습니다. 기존 내용 가운데 수정보완 작업을 하고 새로 4명을 추가하였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특별히 새로울 것은 없습니다만 저로서는 그간 조사, 연구한 내용들을 집약시킨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90년대 이후 본격화된 친일파 연구는 이제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다고 평가합니다. 저도 미력이나마 보탰다고 생각합니다. 특별히 새로운 문건이 나오지 않는 한, 한 예로 중국 당안관(국가기록보존소) 문서가 공개돼 만주지역 친일파들의 행적이 공개되는 등 일대 자료가 나오지 않는 한 특별한 자료는 없어 보입니다. 다만 친일파 개인에 대한 심도 있는 인물연구 등은 계속돼야겠지요.

 

제가 처음 친일문제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이 80년대 후반이니 그럭저럭 근 30년간 매달려온 셈입니다. ‘반민특위 재판기록’을 풀어 대중들에게 소개하고 몇 권의 관련 서적을 엮거나 저술했지만 그리 자랑할 만한 것은 못됩니다. 집 짓는데 주춧돌 하나 보탠 정도에 불과합니다. 이제 그나마도 막을 내릴 때가 된 듯 합니다. 더 이상 아는 것도 없고 조사, 연구 작업에 매달려 새로운 성과를 낼 자신도 없습니다. 또 어찌 보면 저 개인으로서는 할 만큼 했다는 자평을 해보기도 합니다. 따라서 이번에 개정판으로 펴낸 <친일파의 한국 현대사>는 저의 마지막 친일파 책이 될 것입니다. 물론 친일문제 관련 칼럼이나 소논문 같은 것은 기회가 되면 외면하진 않을 것입니다. 그간 부족한 제 친일파 관련 책들을 봐 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 참고로 아래는 그간 제가 펴낸 친일파/독립운동 관련 책들입니다.)

<친일파-그 인간과 논리> (공편·90·학민사) 
<친일파 2> (공저·91·학민사) 
<친일파 3> (공저·92·학민사) 
<창씨개명> (편역·93·학민사) 
<친일파 죄상기> (공편·94·학민사) 
<서울시내 일제유산답사기> (저서·95·한울) 
<중국.대만 친일파 재판사> (역저·95·한울) 
<학도여 성전에 나서라> (편저·97·없어지지않는이야기) 
<잃어버린 기억의 보고서-증언 반민특위> (저서·99·삼인)
<나는 황국신민이로소이다> (저서·99·개마고원)
<실록 군인 박정희> (저서·2004·개마고원)
<임종국평전> (저서 2006. 시대의 창)
<풀어서 본 반민특위 재판기록> (전4권, 편역, 2009, 선인)
<강우규 의사 일대기> (저서, 2010, 독립기념관)
<친일파는 살아 있다> (저서, 2011, 책보세)
<친일·숭미에 살어리랏다> (저서, 2012, 책보세)
<박정희 소백과사전> (전자책, 공저, 2014, 전자책나무)
<친일, 청산되지 못한 미래> (저서, 2014, 책보세)
<조선의 딸, 총을 들다> (저서, 2016, 인문서원)
<묻혀 있는 한국 현대사> (저서, 2016, 인문서원)
<친일파의 한국 현대사> (저서, 개정판, 2016, 인문서원)

 

출처 - http://blog.ohmynews.com/jeongwh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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