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혐오 카페 '워마드', 광복절에 안중근 의사 폄훼

혐오에 혐오로 대응하는 소위 '미러링' 전술, 표현의 자유로 용인할 수준 넘어서... '진보 세력 각성해야'

서울의소리 | 입력 : 2016/08/17 [15:11]

대한 독립을 기념하고 그 의미를 되새기는 광복절, 남성 혐오를 표방하는 다음 카페 '워마드'에 안중근·윤봉길 의사 등 독립운동가들을 폄훼하는 다수의 글이 올라오고 회원들이 이에 집단적으로 동조하여 파문이 일고 있다. '워마드'는 최근 사회적 논란이 되고 있는 '메갈리아'에서 파생한 곳이다.

 

'메갈리아'는 여성에 대한 혐오 표현을 남성에게 그대로 돌려준다는 취지로 생겼으며, 각종 언론 보도로 널리 알려진 반사회적 사이트인 '일베'(일간베스트저장소)의 혐오 표현을 사용하여 물의를 일으킨 곳이다. '워마드'는 '메갈리아'에서 성 소수자에 대한 비하 표현을 금지하자 이에 반발하여 나온 곳으로, 이로 인해 성 소수자를 비롯하여 장애인·어린이·노인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혐오 표현이 거리낌 없이 등장하는 곳이다. '메갈리아'는 이후 사실상 활동이 없어지고, '워마드'가 그들의 주력이 되었다.

 

제 71주년 광복절인 지난 15일, '워마드'에는 안중근·윤봉길 의사 등 독립운동가들의 사진을 흉한 모양으로 변형하고 조롱하는 게시물들이 잇따라 올라왔다. 또한 "안중근 미친놈" 등의 제목으로 독립운동가들을 비하하는 게시물도 다수 올라왔다. 해당 게시물에는 게시물을 추천한다는 뜻의 댓글과 함께 "일본인이 거들떠봐주지도 않는 파오후 돼지 한남", "가짜 독립운동가" 등 독립운동가들을 폄훼하는 수많은 댓글이 달렸다.

 

▲ 지난 15일 다음 카페 '워마드'에 올라온 독립운동가 폄훼 게시물과 댓글 모음

 

이들 게시물 상당수는 '워념글'(추천) 게시판에 있었는데, 해당 게시판의 게시물은 일반 게시판에서 다수 회원의 추천을 받아 운영진이 직접 이동한 것들이다. '워마드'의 회원들과 운영진 모두 이러한 내용의 글에 동조함을 나타낸다.

 

'워마드'에 올라온 독립운동가 폄훼 게시물의 내용을 살펴보면, 상당수는 단순한 조롱과 비하의 내용이지만, 다른 상당수는 그들이 주장하는 '미러링' 전술에 따른 것임을 알아챌 수 있다. 예를 들어 "독립나치", "가짜 독립운동가", "폭력에 폭력으로 대응" 등의 표현은 각각 "페미나치", "가짜 페미니즘", "혐오에 혐오로 대응" 등의 표현에 대응한다. 이러한 표현은 '메갈리아'로 대표되는 남성 혐오 커뮤니티에 대한 비판에 쓰인다는 점에서, 이를 비꼬기 위한 목적으로 게시물을 작성하였음을 짐작케 한다.

 

저들은 왜 이러한 주장을 할까? 이를 이해하려면 최근 '메갈리아' 논란을 알아야 한다. '메갈리아'는 상술하였듯 성 소수자 비하 관련 논란으로 활동력을 완전히 잃었다. 이후 '메갈리아'는 그곳에서 파생한 여러 커뮤니티 뿐만 아니라 그곳의 뿌리를 제공한 세력을 포함한, 남성 혐오 성향의 움직임 모두를 포괄하는 표현이 되었다. 일부 '메갈리아' 옹호자들은 개념 혼란을 유발하기 위해 각 커뮤니티를 일부러 철저히 구분하며 사용하기도 하지만, 일반적으로 '메갈리아'는 그 전부를 포괄하는 단어로 쓰인다.

 

'메갈리아'는 혐오 표현을 그대로 되돌려주는 것을 활동 전술로 삼았고, 그 혐오 표현의 표본을 '일베'로 삼았기에, '메갈리아'에서 쓰이는 언어는 '일베'의 것과 같다. 문제는 그들이 '일베'의 언어뿐만 아니라 범죄 모의 등 각종 반사회적 행각들도 똑같이 재현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메갈리아'와 무관한 대중은 '메갈리아'를 '일베'와 같은 곳으로 여기게 되었다. 실제로 그들의 활동을 보면 성별이 반대일 뿐, 서로 전혀 다를 바가 없음을 입증하는 많은 자료가 존재한다.

 

더 큰 문제는 진보 세력 대다수가 한 목소리로 '메갈리아'를 옹호하고 나섰다는 점이다. 정의당·노동당·녹색당 등 진보 정당들은 물론, 경향신문·한겨레·오마이뉴스 등 진보 언론들까지 '메갈리아'의 혐오 표현을 모른 체 하고 여성주의 운동으로 포장하고 있다. 그들의 논리는 다양하지만, '약자가 강자에게 가하는 방어적 폭력'이라는 문장으로 요약할 수 있다. 여성은 가부장제 하에서 남성에게 억압받는 사회적 약자이므로, 여성은 '강자'에 해당하는 '남성 일반'을 공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에 '워마드'가 광복절에 독립운동가를 폄훼하는 게시물을 집단으로 올린 것도 이러한 논리의 연장선상에 있다. 독립운동가들은 일제의 폭압 속에서 선택할 수 있는 수단이 폭력뿐이었다. '메갈리아'는 (그들이 주장하기에) 여성 혐오가 만연한 사회에서 어쩔 수 없이 폭력적 수단을 동원한다고 주장한다. '워마드' 회원들은 독립운동가 폄훼 게시물을 통해 '메갈리아'의 활동은 독립운동가들에 대한 것과 같은 논리로 정당화될 수 있음을 주장한 것이다. 이것이 그들이 말하는 소위 '미러링' 전술이다.

 

'메갈리아'가 사용하는 혐오 표현들은 그 목적이 무엇이든 분명 폭력이고, 그들이 혐오 표현을 발화하거나 실질적 행동으로써 가하는 개인적·집단적 위해는 범죄에 해당한다. 특히, 실질적 행동 이전에 이뤄진 단순한 언어의 발화에 불과하더라도 그것이 반사회적이고 극단적인 혐오 표현이라면 이는 범죄로 취급해야 마땅하다. 대한민국은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민주주의 국가이지만, '일베'나 '메갈리아'의 일부 극단적인 표현은 '방어적 민주주의' 측면에서 규제함이 옳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일베'의 5·18 폄훼 등 온갖 혐오 표현과 역사 왜곡은 공동체를 파괴한다. 마찬가지로 '메갈리아'의 독립운동가 폄훼 등 혐오 표현 또한 공동체를 파괴한다. '일베'가 비하하고 조롱하는 대상이 재벌과 부패 권력이 아니라 여성 일반을 비롯하여 장애인·성 소수자 등 사회적 약자인 것처럼, '메갈리아'가 비하하고 조롱하는 대상도 남성 일반과 사회적 약자일 뿐이다. 우리가 누리고 있는 표현의 자유는 무제한이 아니다. 건전한 민주주의 사회에서 특별히 강하게 보호해야 할 표현의 자유는 공인이나 유명인을 향한 것뿐이다.

 

'메갈리아'는 사회적 약자를 자처하고 있으나, 오히려 저들은 제도권의 협력 속에서 군집을 이루어 사회적 강자로 등장한 모습이다. 많은 네티즌들은 저들에게도 '일베'와 같은 잣대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강력한 야권 성향을 보이던 대다수 인터넷 커뮤니티 이용자들이 이번 논란에 대한 대다수 진보 진영의 태도를 접하고 정치 혐오를 드러내거나 보수화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어서 우려를 낳고 있다.

 

가깝게는 20대 총선, 멀게는 노무현 대통령 당선에까지 인터넷 커뮤니티와 이를 이용하는 청년층은 상식과 정의를 무기로 우리 사회의 진보·개혁 세력을 지탱해 왔다. 진보 세력이 선민 의식을 버리고 진영 논리를 떠나, 상식과 정의를 기초로 아닌 것을 아니라고 말할 때이다. 내부에서의 더 많은 용기 있는 목소리가 절실하다.

이 기사에 대한 독자의견 의견쓰기 전체의견보기
신당동 16/08/18 [12:52]
일베 메갈리아 워마드 이상한정신병자집단 모두폐쇄하라. 사회적정신병자들이다 수정 삭제
시민 16/08/19 [13:12]
진영논리에 빠진 한경오는 낼수없는 목소리 용기있는 여러분이 야권의 기둥입니다 수정 삭제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 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