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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구교수]영주댐 녹조라테 사태가 우리에게 보내는 긴급한 메시지
 
서울의소리   기사입력  2016/08/26 [05:40]

어제 저녁 뉴스를 보니 담수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영주댐이 시퍼런 녹조로 뒤덮여 있는 섬찍한 장면이 나타나더군요.
댐으로 막아 놓은 물 전체가 마치 가루 녹차를 짙게 풀어 놓은 듯 했습니다.

녹색 호수로 변해버린 내성천. 누가 1급수의 맑은 내성천을 이렇게 만들어버렸나? ©정수근


내가 영국 있을 때도 뉴스에서 우리나라의 온 강들이 녹차라테로 신음하고 있다는 보도를 여러 번 보았습니다.
한강, 낙동강, 금강, 영산강처럼 4대강사업의 독수(毒手)가 스쳐간 곳은 모두 영락없이 엄청난 녹조가 발생하고 있다는 뉴스 말입니다.

그런데 어제 본 영주댐의 녹조라테 사태는 지금까지 보아온 4대강의 녹조라테 사태가 왜 발생했는지를 밝혀줄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해 주고 있습니다.
4대강의 녹조라테 사태가 발생할 때마다 정부는 언제나 과거에도 녹조가 발생한 적이 있었다는 말로 얼버무리고 지나갔습니다. 이번에는 기상조건 때문에 특별히 정도가 심한 것일 뿐 4대강사업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는 주장이 그 뒤를 잇곤 했지요.

그러나 영주댐으로 물을 막은 곳은 예전에 녹조 비슷한 것조차 발견하기 힘든 깨끗하기 짝이 없는 물이 흐르던 곳이었습니다.
어제 뉴스에서도 보여 주었지만 그 하류인 내성천에는 아직도 밑바닥 모래와 자갈이 투명하게 보이는 맑은 물이 흐르고 있습니다.

 

영주댐으로 막은 곳은 그 내성천의 상류에 해당하는 곳입니다. 그 상류의 깨끗하디 깨끗한 물을 댐으로 가둬 놓으니 순간적으로 녹조 범먹이 되어 버린 것입니다.
예전에도 녹조가 발생한 적이 있으니 4대강 댐과는 무관하다는 주장을 한 방에 날려 버리는 결정적인 증거가 아닐 수 없습니다.

영주댐의 녹조라테 사태에 대해 수자원공사 직원은 얼마전 내린 비로 인해 상류에서 부영양화 물질이 대거 유입된 것이 녹조 발생의 원인이라고 강변하더군요.
그렇다면 과거에는 비온 후 부영양화 물질이 유입되지 않았다는 말인가요?
그때도 똑같이 부영양화 물질이 유입되었지만 흐르는 물이기 때문에 그대로 쓸려 내려가 녹조가 일어나지 않았던 것입니다.

4대강사업을 지지한 자들은 이 영주호 녹조라테 사태의 원인을 댐 건설 말고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요? 난 제대로 된 단 하나의 변명거리도 찾을 수 없으리라고 단언합니다.
단언컨데 영주호 녹조라테 사태의 원인은 댐 건설 바로 그것 하나뿐입니다.

맑은 물과 모래가 흐르는 내성천. 토일천 합수부. 지금은 영주댐으로 막혀 볼 수 없는 풍경이다. ©정수근

 

그런데 여러분들 영주댐 때문에 우리가 잃게 되는 것이 무언지 알고 계십니까?
세계적으로 손꼽을 만큼 아름다운 내성천을 잃게 되는 것입니다.
여러분 인터넷 검색 하셔서 내성천의 예전 모습을 한 번 보시기 바랍니다.
희고 깨끗한 모래사장 사이로 맑디 맑은 물이 구비쳐 흐르는 아름답기 그지 없는 물길입니다.


영주댐이 건설되면 상류에서 모래가 흘러내려오지 못하기 때문에 내성천은 울툴불퉁한 자갈밭 위를 흐르게 됩니다.
그 아름다운 금모래는 영원히 그 모습을 감추게 되는 것입니다. 뉴스를 보면 영주댐 담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도 전에 이미 내성천이 상당히 망가졌다고 합니다.

고작 수량 조절용 댐 하나를 만들기 위해 그 아름다운 내성천을 망가뜨려 버린다는 것은 그 어떤 비용-편익분석으로도 정당화 할 수 없는 미련한 짓입니다.
대통령 하나 잘못 뽑은 죄로 온 국토가 이런 참혹한 피해를 입게 된 것이 너무나 통탄스럽습니다. 아예 모른 척하고 눈을 감아 버린 박근혜 정권도 한심스럽기 짝이 없구요.

가둬놓은 물은 썩을 수밖에 없는 것이 만고불변의 진리입니다.
지금 우리가 여름철마다 겪고 있는 녹조라테 사태는 그 평범한 진리가 얼굴을 드러낸 데 지나지 않습니다. 4대강사업을 계획하고 추진한 자들, 그리고 자신의 영달을 위해 아부하고 곡학아세한 지지자들은 그 죄과를 두고두고 물어야 할 것입니다.

가워놓은 물을 흐르게 만들지 않고서는 녹차라테 사태의 근본적 해결이 불가능합니다.
바로 이것이 영주댐의 녹조라테 사태가 우리에게 보내는 긴급한 메시지입니다. 
그 흉물스런 댐들이 물길을 가로막고 있는 한 우리는 영원히 그 문제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입니다. 나는 그 댐들을 당장 해체해 버리는 것이 가장 좋은 대안이라고 믿습니다. 

아니면 그대로 두고 수문을 개방해 물길을 다시 여는 방법도 있습니다.
그렇게 하면 후손들에게 그들의 선조가 얼마나 미련하고 정신 나간 사람들이었는지 가르쳐주는 교육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겠지요.

 

출처 : 이준구 전 서울대 교수 홈피 http://jkl123.com/index.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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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6/08/26 [05:40]  최종편집: ⓒ 서울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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