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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상수원에서 '최악 지표 생물' 실지렁이 발견
[4대강 청문회를 열자]'4대강 독립군' 특별탐사보도팀이 최초 확인
 
서울의소리   기사입력  2016/09/10 [10:14]

2300만 명 수도권 시민들의 상수원인 한강에서 수질오염 최악 지표종인 실지렁이가 처음으로 발견됐다. 4대강 사업으로 인해 수질이 급격하게 악화되고 있다는 증거로 볼 수 있어 큰 파문이 예상된다. 

 

이 같은 사실은 지난 8일 '4대강 독립군 특별 탐사보도팀'의 현지 취재 결과 확인됐다. 이포보와 강천보 등 4대강 사업으로 물이 정체된 구간 4곳을 조사한 결과 실지렁이를 3곳에서 채취했다. 

한강에서도 '최악 지표 생물' 최초 확인

 

▲ 지난 8일 <오마이뉴스> 4대강 특별취재팀이 경기도 여주시 4대강 사업 현장을 방문해 이포보와 여주보, 강천보 지역의 남한강을 조사한 결과 시궁창에서 사는 실지렁이를 처음으로 발견했다. ⓒ 정대희


최근 4대강 독립군 특별탐사보도팀은 금강과 1300만 명 영남인의 식수원인 낙동강에서 환경부가 지정한 수생태 오염지표종인 4급수 실지렁이를 발견했다(관련기사 : 낙동강 4급수 지표종 실지렁이 첫 발견). 그런데 이번에는 수도권 시민들의 상수원 보호구역에서도 실지렁이가 서식하는 것이 발견돼 4대강 사업 논란은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환경부 수질등급별 수생생물 수질등급 판정 기준표에 따르면 4급수에는 실지렁이류, 붉은깔다구류, 꽃등에, 종벌레 등이 산다. 환경부는 이 물의 용처로 공업용수 2급, 농업용수로 사용가능하다고 분류했다. 하지만 수돗물로 사용할 수 없고 오랫동안 접촉하면 피부병을 일으킬 수 있는 물로 표기하고 있다.

이날 탐사보도팀이 이항진 여주시의원의 안내를 받아서 처음으로 조사한 곳은 4대강 사업으로 만든 이포보 상류 4~5km 지점이었다. 현장에는 저수지나 늪에 서식하는 정수 수초인 '마름'이 깔려 있었다. 겉으로 보기에 물은 맑아 보였는데, 삽을 들고 물속으로 2m가량 들어가자 발목까지 펄이 쌓였다. 한 삽을 찔러 넣고 퍼올리자 짙은 회색의 펄 흙이 올라왔다. 

한 삽에 20여 마리 '드글드글'

 

▲ 지난 8일 여주시 상백리 이포보 상류 4~5km지점의 남한강에서 시커먼 펄을 한 삽 떴다. 손으로 펄을 이리저리 천천히 헤치자 붉은색의 실지렁이가 꿈틀거린다. 환경부가 지정한 수질등급 4급수 지표종이다. <오마이뉴스> 4대강 특별취재팀이 낙동강에 이어 남한강에서도 처음으로 시궁창에서 사는 실지렁이를 발견했다.

ⓒ 정대희


입자가 가는 흙에서 시큼한 냄새가 풍겨왔다. 손바닥으로 흙을 헤집자 붉은 생명체가 꿈틀거렸다. 새끼손가락 길이의 실지렁이가 무려 20여 마리가 나왔다. 다슬기 3~4마리도 들어있었는데, 저질토(물속 바닥에 퇴적되어있는 진흙같은 토양)가 쌓이면서 수생태계가 급격하게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이곳은 4대강 사업 이전에는 모래톱이 발달해 있고 여울이 형성되어 있던 곳이었다. 

이항진 의원은 "집 근처 하수도 시궁창에 사는 놈이 상수원보호구역에서 서식하고 있다는 게 충격적"이라면서 "저기 모퉁이만 돌면 경기지역 주민들의 취수원"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4대강 사업 초기 독일에서 온 학자가 '5년 정도 흐르면 강이 썩고 낯선 생명체가 나타날 것이라'고 주장했을 때 설마 했는데, 현실이 되어 버렸다"고 말했다.

탐사보도팀은 비교적 유속이 빠른 이포보 하류 500m 지점으로 이동해서 2차 조사를 벌였다. 이곳도 호수에서 사는 마름 등이 번성해 있었다. 1m 수심으로 들어가서 한 삽을 퍼올리자 펄 흙이 나왔다. 이곳에서도 마름 뿌리와 뒤섞인 실지렁이가 발견됐다. 한 삽에 10여 마리로 이포보 상류보다는 개체수가 적었지만, 전에는 볼 수 없었던 수생태계의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증거이다. 

세 번째로 찾아간 곳은 여주보 상류 700m 지점이었다. 이곳에서도 마름이 발견됐다. 아래쪽의 바닥 흙을 퍼올리자 시커먼 펄이 올라왔다. 간간이 시커멓게 변색된 모래도 올라왔다. 탐사보도팀은 이곳에서 실지렁이는 발견하지 못했다. 

'상수원보호구역' 간판 아래서도 발견

 

▲ 지난 8일 이포보 하류 500지점 남한강에서 <오마이뉴스> 4대강 특별취재팀의 김종술 시민기자가 강바닥에서 시커먼 펄을 퍼내고 있는 모습 ⓒ 정대희


마지막으로 찾아간 곳은 강천보 상류 '우만리 나루터' 주변이다. 입구에는 여주시장 명의로 '여기는 상수원 보호구역입니다'라고 적힌 표지판이 세워져 있었다. 인근 영동고속도로 밑에서 물살을 가르며 수상스키를 즐기는 시민도 있었다. 강변은 환경부가 생태계 교란 야생식물로 지정한 '가시박'이 뒤덮고 있다. 

가슴팍까지 잠기는 물속으로 들어가자 자갈과 모래가 사라지고 펄 흙의 감촉이 느껴졌다. 강변에 한 삽을 퍼놓고 악취가 진동하는 펄 흙을 뒤적이자 실지렁이가 나타났다. 대충 찾았는데 7마리가 발견됐다. 

이항진 의원은 "오늘 돌았던 지역은 가장 깨끗한 지역으로 상수원 보호구역"이라며 "여주시와 이천시민의 취수구 코앞에서 실지렁이가 나온다는 것은 상상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곳은 세계적인 멸종위기종인 새들이 날아들 정도로 꼭 보존해야 할 지역이다. 4대강 사업 초기에 이곳을 찾았던 정세균 국회의장에게 강물을 떠서 드리고 나도 그냥 마셨던 곳이기도 하다. 그런데 오늘 4급수에 서식하는 실지렁이를 보고서 큰 충격을 받았다."

강원대학교 생명과학과 외래교수이자 수서생태학을 전공한 박정호 박사는 이날 기자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실지렁이는 유기물이 퇴적되고 유속이 거의 없는 곳에서 살 수 있다"면서 "그곳은 펄이 지속적으로 쌓이고 있는 곳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 삽에 20마리 이상이 나왔다면 엄청 많이 나오는 것"이라며 "팔당 양평 쪽에서 볼 수 있는 건강한 펄에서는 혐기성 냄새가 나지 않고 조사 단위당(1m x 1m) 실지렁이는 3, 4마리 이하"라고 말했다. 

그는 한강 상수원보호구역에서 실지렁이가 나온 것에 대한 의견을 묻자 "펄이 있는 팔당에서 몇 마리 나올 수 있지만 상류 취수원에서 나온다는 건 아주 충격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정민걸 공주대학교 환경교육과 교수도 "국민의 세금과 물값을 낭비한 최악의 4대강 사업 때문에 그 물을 먹는 수도권 주민들에게 정수 사고가 날 것을 노심초사했다"면서 "터질 게 터졌다, 4대강 사업 이후 제 구실을 하지 못하는 환경부가 존재해야 하는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급격한 수질 악화... 정밀조사해야

▲ 'MB 유충‘들이 남한강에서도 발견됐다. 수도권 상수원보호구역에서 실지렁이가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4대강 특별취재팀은 이포보와 여주보, 강천보 인근 강바닥에서 모두, 실지렁이를 최초로 발견했다. ⓒ 정대희


또 다른 수질 전문가도 이렇게 말했다. 

"예전 같으면 실지렁이는 상상도 할 수 없었다. 4대강 사업으로 보가 정체되고 수역으로 변했다는 의미이며 여울 지역에서는 그에 맞는 수서 곤충들이 발견되지만, 실지렁이는 빈 산소(산소 부족 물 상태) 상태에서 발견되는 것으로 4대강 사업으로 저질토 상황이 변했다는 걸 의미한다." 

4대강 사업이 완공된 지 4년이 지났다. 4대강에서 녹조가 창궐하고,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했다. 큰빗이끼벌레도 번성했다. 이제는 환경부가 지정한 최악 지표종인 실지렁이가 금강과 낙동강에 이어 한강에서도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수도권 시민들의 상수원인 한강의 상태는 아직까지 비교적 양호했지만, 저질토의 상태가 급격하게 악화되고 있기에 철저한 정밀조사가 시급한 것으로 보인다.

*오마이뉴스 10만인클럽은 환경운동연합, 불교환경연대, 대한하천학회와 공동으로 '4대강 청문회를 열자' 탐사보도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좋은 기사 원고료 주기'로 응원을 해주시길 바란다. 목표액 3000만 원이 달성되면 지난 10년간 1000개의 댐을 허문 미국으로 날아가 4대강의 대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4대강 청문회 서명운동에도 참여해주시기 바란다. 국회에 청원해서 강을 망친 사람들을 심판하기 위한 청문회가 개최되도록 촉구하겠다. 

[이전 기사 보기] 4대강 청문회를 열자
'4대강 청문회' 10만 서명운동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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