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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베발 빨간우의 낭설’을 공식으로 부각한 KBS와 연합TV

유족 입장은 또 JTBC만 보도…약자의 목소리가 사라졌다

서울의소리 | 기사입력 2016/10/18 [00:08]

‘일베발 빨간우의 낭설’을 공식으로 부각한 KBS와 연합TV

유족 입장은 또 JTBC만 보도…약자의 목소리가 사라졌다

서울의소리 | 입력 : 2016/10/18 [00:08]

오늘의 나쁜 방송 보도


13일, 백남기 농민의 유족은 법원 부검영장 발부가 유족의 ‘사체처분권’을 침해했다며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유족의 법률대리인을 맡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은 “헌법소원심판 청구는 고인과 유족의 존엄성을 지키고자 하는 최소한의 조치”라면서 부검영장의 효력을 헌법소원심판 사건 선고일까지 정지시켜달라는 가처분신청도 냈다. 국회 국정감사에서는 극우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에서 시작된 낭설인 ‘빨간우의설’이 도마 위에 올라 박주민 더민주 의원이 그 부당함을 강변해야 했다.


KBS <‘백남기 부검’ 거듭 공방…유족, 협의 거부>

연합뉴스TV <'미르재단 배당’·'빨간 우의' 공방…대검 국감 난타전>

 

방송사들은 그동안 백남기 농민과 관련해서 무의미한 ‘여야 부검 공방’만을 간혹 보도할 뿐, 사인 왜곡 의혹과 유족의 목소리를 외면했다. 특히 국감 종료를 이틀 앞둔 12일부터 JTBC를 제외한 방송사들은 아예 보도를 내지 않고 있다. 13일, 그나마 KBS와 연합뉴스TV는 대검찰청 국감을 1건 보도하면서 백남기 농민 관련 내용을 전했다.

 

하지만 검찰과 새누리당이 주장하고 있는 ‘빨간우의설’만 조명하면서 이에 대한 비판은 전혀 언급하지 않아, ‘빨간우의설’이 마치 신빙성이 있는 것처럼 묘사한 셈이 되고 말았다. ‘빨간우의설’이 극우 온라인 커뮤니티인 ‘일간베스트’에서 나온 낭설임을 많은 국민이 알고 있음에도 KBS와 연합뉴스TV만 진지하게 반응했다.

 

△ ‘일베발 빨간우의 낭설’을 공식 논란으로 부각한 KBS(10/13)

 

KBS <‘백남기 부검’ 거듭 공방…유족, 협의 거부>는 부검영장을 두고 벌어진 여야 의원들의 공방을 한 마디씩 보여준 후 곧바로 ‘빨간우의 공방’을 다뤘다. 기자는 “고 백남기 씨가 살수차의 물포를 맞을 당시의 화면도 쟁점이 됐”다면서 “당시 쓰러진 백 씨에게 달려갔던 빨간 우의 차림의 남성이 백 씨에게 충격을 가했을 수 있다는 내용이 부검 영장에 적시됐기 때문”이라는 설명했다.

 

화면에는 백 농민이 물대포를 맞을 당시 영상이 나왔고 “근거 없는 인터넷 루머에 따라서 지금 쓸데없이 부검 영장 청구하고 집행하려는 거 아니에요?”라는 박주민 더민주 의원의 발언과 “물 대포를 사람의 얼굴에 직접 맞고 1차 충격으로 그 뼈가 부러지기는 어렵다”는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의 발언 장면이 이어졌다. 마지막 장면은 “사망의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서는 부검이 불가피하다”는 김수남 검찰총장 발언이었고 기자는 “경찰은 오늘(13일) 서울대 병원을 찾아 협상 대표를 정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유족 측은 부검을 전제로 한 협의 절차를 거부”다는 말로 보도를 마무리했다.


아무리 장시간 이뤄지는 국정감사를 요약해 보여준다는 사실을 감안하더라도, KBS의 이 보도는 너무 많은 사실은 은폐하고 있어 다른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일단 백 농민이 물대포를 맞을 당시 빨간 우의 남성의 모습을 느리게 재편집한 영상은 박주민 더민주 의원이 ‘빨간우의설’의 부당성을 알리기 위해 보여준 것이다. KBS는 이 사실은 말하지도 않은 채 해당 영상이 ‘쟁점’이 됐다고만 설명했다. 여기다 바로 김진태 의원의 ‘빨간우의설’ 지지 발언을 덧붙였다.

 

KBS가 보여준 박주민 의원의 발언은 “인터넷 루머에 따라서 지금 쓸데없이 부검 영장 청구하고 집행하려는 거 아니에요?”뿐이었지만 실제 당시 박 의원은 “빨간 우의를 입은 사람은 손을 뻗어 땅을 짚고 있을 뿐 때리는 장면은 안 나온다”고 자세한 설명도 했다. 또한 “국가인권위원회가 백남기 씨 사고 이틀 뒤 백선하 서울대병원 교수를 조사했는데, 백 교수는 ‘코뼈 등의 손상은 관찰되지 않았고 상당히 높은 데서 떨어진 듯한 외상’이라고 말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런 발언은  ‘빨간우의설’이 얼마나 황당한지 보여주는 증거들이지만, KBS는 이를 쏙 뺐다. 오히려 김진태 의원의 발언만 끼워 넣어 마치 ‘빨간우의설’이 진위를 가려볼 여지가 있는 것처럼 만들어버렸다.


또한 KBS가 보도 말미에 ‘경찰의 장례식장 방문’이라고만 언급한 부분은 유족이 거부했던 홍완선 종로경찰서장의 방문이었다. 경찰의 부검영장 집행을 위한 ‘명분 쌓기’라는 비판이 강했지만, KBS는 이런 배경도 잘라내 버리고 유족이 협의를 거부했다고만 보도했다.


한편, 연합뉴스TV는 <'미르재단 배당·'빨간 우의' 공방…대검 국감 난타전>에서 미르‧K스포츠 재단 관련 여야 공방과 김수남 검찰총장과 박지만 EG회장의 사적관계 의혹을 보도하면서 백남기 농민 관련 국감을 끼워 넣어 보도했다. 그런데 그 와중에 황당하게도 ‘빨간우의설’만 짧게 언급했다. “고 백남기 씨의 물대포 영상을 두고서도 여야는 제각각 해석을 내놓으며 대치”했다면서 박주민 의원과 김진태 의원의 발언을 나열한 수준이다.

 

연합뉴스TV는 박주민 의원의 발언의 경우 KBS와 같은 대목을 인용했지만 김진태 의원 발언은 “그 순간 백 씨의 몸은 휙 돌아가고 빨간 우의 남성의 무릎이 백 씨의 배와 가슴을 짓누르게 됩니다”라는 다른 부분을 보여줬다. 이 발언은 백남기 농민의 사인이 ‘외상성 경막하출혈’임에도 불구하고 ‘빨간우의설’을 정당화하기 위해 애먼 ‘무릎과 배와 가슴’을 강조한 것으로서 고인에 대한 모욕에 가깝다. 연합뉴스TV가 이를 보도하고자 했다면 발언에 대한 비판과 지적도 언급해야 마땅하다.

 

유족 입장은 또 JTBC만 보도…약자의 목소리가 사라졌다


백남기 농민 사망 이후부터 지금까지 유족 입장에 귀를 기울이는 것은 JTBC뿐이다. 백민주화 씨 등 유족과 손영준 대책위원장을 직접 인터뷰한 유일한 방송사도 JTBC이다. 13일에도 JTBC는 <‘백남기 부검 영장’ 헌법소원>(16번째, 박현주 기자, http://bit.ly/2emNJWR)에서 “유족들은 부검 영장이 기본권을 침해하는 처사라며 헌법 소원을 제기”했다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홍완선 종로경찰서장의 장례식방 방문에 “장례식장에 오는 것도 맞지 않고”라고 반대하는 백도라지 씨의 발언도 보여줬으며 “이런 방문이 부검영장 집행을 위한 형식적인 수순 밟기”라는 비판도 전했다. 이는 KBS와 사뭇 다른 태도이다.

 

△ 서울대병원의 ‘사인 왜곡’ 정황 꾸준히 보도하는 JTBC(10/13)

 

JTBC는 이어서 <2년 연속 출제…답도 ‘외인사’>(17번째, 강버들 기자, http://bit.ly/2emPUtD)라는 보도를 통해 “서울대 의대에서는 백 씨 같은 경우 사인을 분명히 외인사로 가르치고 있었습니다. 관련해 시험 문제도 매년 출제될 정도”라고 꼬집었다. 동시에 “그럼에도 사망진단을 내린 서울대병원 백선하 신경외과 과장은 백 씨가 병사한 게 맞다며 최초 외상과 합병증의 관계도 부정하고 있”다며 백선하 교수를 비판하기도 했다. 이렇게 백선하 교수의 사인 왜곡 의혹에 대한 새로운 사실과 정황을 날마다 보도하는 방송사는 JTBC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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