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베발 빨간우의 낭설’을 공식으로 부각한 KBS와 연합TV유족 입장은 또 JTBC만 보도…약자의 목소리가 사라졌다오늘의 나쁜 방송 보도
연합뉴스TV <'미르재단 배당’·'빨간 우의' 공방…대검 국감 난타전>
방송사들은 그동안 백남기 농민과 관련해서 무의미한 ‘여야 부검 공방’만을 간혹 보도할 뿐, 사인 왜곡 의혹과 유족의 목소리를 외면했다. 특히 국감 종료를 이틀 앞둔 12일부터 JTBC를 제외한 방송사들은 아예 보도를 내지 않고 있다. 13일, 그나마 KBS와 연합뉴스TV는 대검찰청 국감을 1건 보도하면서 백남기 농민 관련 내용을 전했다.
하지만 검찰과 새누리당이 주장하고 있는 ‘빨간우의설’만 조명하면서 이에 대한 비판은 전혀 언급하지 않아, ‘빨간우의설’이 마치 신빙성이 있는 것처럼 묘사한 셈이 되고 말았다. ‘빨간우의설’이 극우 온라인 커뮤니티인 ‘일간베스트’에서 나온 낭설임을 많은 국민이 알고 있음에도 KBS와 연합뉴스TV만 진지하게 반응했다.
△ ‘일베발 빨간우의 낭설’을 공식 논란으로 부각한 KBS(10/13)
KBS <‘백남기 부검’ 거듭 공방…유족, 협의 거부>는 부검영장을 두고 벌어진 여야 의원들의 공방을 한 마디씩 보여준 후 곧바로 ‘빨간우의 공방’을 다뤘다. 기자는 “고 백남기 씨가 살수차의 물포를 맞을 당시의 화면도 쟁점이 됐”다면서 “당시 쓰러진 백 씨에게 달려갔던 빨간 우의 차림의 남성이 백 씨에게 충격을 가했을 수 있다는 내용이 부검 영장에 적시됐기 때문”이라는 설명했다.
화면에는 백 농민이 물대포를 맞을 당시 영상이 나왔고 “근거 없는 인터넷 루머에 따라서 지금 쓸데없이 부검 영장 청구하고 집행하려는 거 아니에요?”라는 박주민 더민주 의원의 발언과 “물 대포를 사람의 얼굴에 직접 맞고 1차 충격으로 그 뼈가 부러지기는 어렵다”는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의 발언 장면이 이어졌다. 마지막 장면은 “사망의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서는 부검이 불가피하다”는 김수남 검찰총장 발언이었고 기자는 “경찰은 오늘(13일) 서울대 병원을 찾아 협상 대표를 정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유족 측은 부검을 전제로 한 협의 절차를 거부”다는 말로 보도를 마무리했다.
KBS가 보여준 박주민 의원의 발언은 “인터넷 루머에 따라서 지금 쓸데없이 부검 영장 청구하고 집행하려는 거 아니에요?”뿐이었지만 실제 당시 박 의원은 “빨간 우의를 입은 사람은 손을 뻗어 땅을 짚고 있을 뿐 때리는 장면은 안 나온다”고 자세한 설명도 했다. 또한 “국가인권위원회가 백남기 씨 사고 이틀 뒤 백선하 서울대병원 교수를 조사했는데, 백 교수는 ‘코뼈 등의 손상은 관찰되지 않았고 상당히 높은 데서 떨어진 듯한 외상’이라고 말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런 발언은 ‘빨간우의설’이 얼마나 황당한지 보여주는 증거들이지만, KBS는 이를 쏙 뺐다. 오히려 김진태 의원의 발언만 끼워 넣어 마치 ‘빨간우의설’이 진위를 가려볼 여지가 있는 것처럼 만들어버렸다.
연합뉴스TV는 박주민 의원의 발언의 경우 KBS와 같은 대목을 인용했지만 김진태 의원 발언은 “그 순간 백 씨의 몸은 휙 돌아가고 빨간 우의 남성의 무릎이 백 씨의 배와 가슴을 짓누르게 됩니다”라는 다른 부분을 보여줬다. 이 발언은 백남기 농민의 사인이 ‘외상성 경막하출혈’임에도 불구하고 ‘빨간우의설’을 정당화하기 위해 애먼 ‘무릎과 배와 가슴’을 강조한 것으로서 고인에 대한 모욕에 가깝다. 연합뉴스TV가 이를 보도하고자 했다면 발언에 대한 비판과 지적도 언급해야 마땅하다.
유족 입장은 또 JTBC만 보도…약자의 목소리가 사라졌다
△ 서울대병원의 ‘사인 왜곡’ 정황 꾸준히 보도하는 JTBC(10/13)
JTBC는 이어서 <2년 연속 출제…답도 ‘외인사’>(17번째, 강버들 기자, http://bit.ly/2emPUtD)라는 보도를 통해 “서울대 의대에서는 백 씨 같은 경우 사인을 분명히 외인사로 가르치고 있었습니다. 관련해 시험 문제도 매년 출제될 정도”라고 꼬집었다. 동시에 “그럼에도 사망진단을 내린 서울대병원 백선하 신경외과 과장은 백 씨가 병사한 게 맞다며 최초 외상과 합병증의 관계도 부정하고 있”다며 백선하 교수를 비판하기도 했다. 이렇게 백선하 교수의 사인 왜곡 의혹에 대한 새로운 사실과 정황을 날마다 보도하는 방송사는 JTBC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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