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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게이트와 트럼프 신드롬, 그 반성과 교훈

‘국정파탄’의 책임을 묻고, 정권교체를 통하여 ‘정치혁명’을 실현해야 한다

권혁시 칼럼 | 기사입력 2016/11/07 [22:22]

박근혜 게이트와 트럼프 신드롬, 그 반성과 교훈

‘국정파탄’의 책임을 묻고, 정권교체를 통하여 ‘정치혁명’을 실현해야 한다

권혁시 칼럼 | 입력 : 2016/11/07 [22:22]

셰익스피어(William Shakespeare)와 세르반테스(Miguel de Cervantes Saavedra), 위대한 2인의 대문호가 1616년 4월 23일, 같은 날 세상을 뜬지 400년의 긴 세월이 흘러갔다. 그들이 남긴 불후의 명저들은 시공을 초월하여 지금도 인간세의 부동적 현상과 인간사의 근본적 진실을 일깨워 준다.

 

“위대한 국가가 반사회적 ‘인격 장애자’에게 지배를 당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서른 살이 채 되지 않은 젊은 시절, 셰익스피어는 세계의 역사에서 빈번하게 나타나는 이 부당하고 부조리하며, 비극적이기까지 한 현상에 깊은 의문을 품는다. 그는 이 심대한 문제를 풀고자 고심하던 끝에 영국 요크가의 공작으로 왕위를 찬탈했던 어느 폭군에 관한 스토리의 희곡 ‘리처드 3세’를 저술하였다. 그리고 이를 통하여 간혹 정신이 올바르지 못한, 곧 정신적 결함이 큰 인간(인격장애자)이 국가의 최고 권력을 차지하는데, 그것은 주위의 대다수 사람들이 겉보기에는 멀쩡하지만 그와 다름없이 어리석고 모자라며 한참 빗나간 인간들이어서 그럴 수 있다는 결론을 내린다. 아울러 그런 부류들은 대개 한 가지 이상의 고치기 힘들고 버리기 어려운 나쁜 속성을 가졌다는 것이다.

 

하나, 부질없는 낙관주의에 빠져 근거도 없이 (또는 노력하지 않고) 무슨 일이든 그저 잘 되리라는 막연한 기대, 그로해서 최악의 인물이 집권할 가능성은 전혀 염두에 두지 않다가 위기가 닥친 후에야 이를 깨닫지만, 비겁하고 무능하여 아무 것도 하지 못한다.

 

둘, 무심하고 무감각하며 분별력·주의력이 없어 예전에 잘못을 저지르고 나쁜 짓을 하는 것을 봤으면서도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아예 까맣게 잊어버린다.

 

셋, 이미 큰 권력을 거머쥐고 많은 부를 누리며, 지극히 무도불의하고 독선적·권위적이며, 반면에 상급자의 권세에 겁내고 그 폭압을 두려워하여 감언이설·아부맹종을 일삼을 뿐이다.

 

넷, 자신이 추종하는 인물이 아무리 어리석고 모자랄지라도 권력만 잡는다면, 아주 큰 이득을 챙길 수 있다고 생각하며, 자신을 이익을 위하여 인격의 결함을 알고도 무지·무능하기 짝이 없는 그와 한 패거리가 되어 권력을 잡는 데 적극 협력한다(하지만 가장 먼저 토사구팽 당하기 십상이다).

 

다섯, 막말을 서슴지 않고 인신공격을 거리낌 없이 할뿐 아니라, 거짓말도 마다하지 않는 매우 공격적·폭력적인 성향이 두드러지며, 아울러 이런 행태에 공감하여 대리만족(vicarious pleasure)에 흐뭇해하고 아집에 사로잡혀 맹목적으로 동조, 지지하는 수많은 주체성 없는 인간 군상들이다.

 

우리나라가 미증유의 국난에 처한 지금, 예지의 위인 셰익스피어의 이 명철한 분석, 판단에 비추어 대통령을 필두로 위정자, 지식인, 모든 사회지도층은 물론, 온 국민이 자신의 생각과 태도, 즉 사고방식과 행동양식에 대한 통렬한 반성과 대오각성이 무엇보다 우선되어야 한다.

 

반드시 그러한 연후에 심기일전하여 난국을 슬기롭게 수습해 나가야 한다. 사태의 전말과 전모는 삼척동자라도 헤아리려 알 수 있을 만큼 확연하므로 더 이상의 왈가왈부는 부질없고 어리석은 짓이다. 국민은 합심하여 대통령의 용퇴를 끊임없이 강력하게 촉구하고, 모든 진위와 책임은 법적처결에 맡겨야 하며, ‘진리는 간단하다’, 결코 복잡하지 않다는 불변의 법칙을 명심하여 특히, 위정자들은 사리사욕을 버리고 공적사명을 다하는 데 진력하여야 한다.

 

그래서 제언컨대, 전례 없는 비상사태이므로 ‘범국민대책회의’(가칭)를 구성하여 정의롭고 경륜과 덕망 높은 인사를 국무총리로 추대, 임명한 후 대통령은 용퇴(하야)해야 한다. 그리하여 신임 국무총리가 ‘대통령(권한대행)’이 되어 국정을 안정시키고, 일정의 조정결정을 비롯한 차기 대선 준비에 만전을 기하기 바란다.

 

집정자의 ‘지도력상실’로 증폭되는 국정불안과 민심동요, 
심기일전하여 세계적 변화, ‘브렉시트·트럼피즘’을 교훈삼아야 한다

 

대한글씨검정교육회

권혁시 이사장

잘못된 판단일 수도 있으나 뉴스만 보고듣기에는, 더욱이 미국의 주류언론이 (지나치다는 생각이들 정도로) 끊임없이 부각시키는 ‘독설과 비행’이 그의 전부라면 앞서 말한 셰익스피어의 견해처럼 미국의 공화당 대통령후보 도널드 트럼프는 ‘인격장애자’가 분명한 듯싶다.

 

그런데도 선거판세는 혼전을 거듭하는 가운데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인데, 과연 그러한 이유는 무엇인가, 그리고 같은 관점에서 국정파탄·국기문란을 자초하여 책임을 지고 하야하지 않으면 안 될 처지의 수렁에 빠진 박근혜 대통령과 같은 점은 무엇이며 어떻게 다른 것인가?

 

만일 매스컴이 전하는 트럼프의 언행(사고방식과과 행동양식이므로), 그것이 완전한 사실이라면, 셰익스피어가 지적한 대로 인격적인 면에서 양태는 다르지만 본질은 같을 수 있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확연한 차이점은, (미국시민들, 특히 트럼프의 지지자들은 힐러리는 그렇지 않지만) 그가 솔직한데다가 용감하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하며, 전적으로 약자들의 편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 대목에서 결론적으로 말하면, 우리나라가 미국보다 몇 배는 더한 위기상황이므로 우리나라 국민은, ‘정치혁명’을 통하여 불평등과 부조리, 무원칙을 타파하고 분배정의, 나아가서 ‘사회정의’를 실현하기 위하여 분발, 의기투합한 미국 국민들의 명확한 문제의식과, 불굴의 실천의지를 본받고 교훈삼아야 한다.

 

이처럼 미국의 민주시민들은 정치·경제의 권력을 독점, 독식하여 양극화·불평등을 조장한 무도·불의하고 부패한 주류·기득권 세력에 대항하여 거세게 반발하며 ‘정치혁명’을 위하여 분연히 일어선 것이다. 아웃사이더·비주류인 버니 샌더스의 사자후와 도널드 트럼프의 포효에 반향하여 그토록 무섭게 휘몰아치는 노도광풍이 이를 말해 준다.

 

그래서인가. 정치의 문외한 부동산재벌 트럼프가 음모론·부정선거을 무기삼아 30년 정치의 고수 전직 국무장관, 상원의원 힐러리 클린턴을 무섭게 위협하고 있다. 트럼프는 줄곧 소리쳤다. 위대한 미국은 힘을 잃었고, 정치·경제는 부패하고 망가져서 삼류로 전락했다며 미국 국민을 자극하여 열 받게 하였다. 그러나 그는 힐러리의 선거공약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이 없고, 그에 관한 문제점을 지적하여 비판하지도 않는다. 오로지 과거의 행적을 문제 삼아 강하게 비난하는 데 주력했다.

 

민주당 대선후보로 나선 클린턴이 30년간 정치권력을 거머쥐고 제조업(2차산업)사양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이라크전쟁, 부정부패, 범죄폭력 등등, 미국이 실패하고 패배한 모든 정치·정책, 그리고 경제·금융의 중심에서 핵심적이고 주도적 역할을 했다며 끊임없이 힐난, 공격을 늦추지 않는다. 이어지는 성 추문 폭로로 궁지에 몰리자 소송도 불사할 것이라며 선거조작설을 강하게 제기하는 예측불허의 기습, 역공으로 반격을 가하기도 했다.

 

대다수 미국시민, 유권자들은 미국이 더 나아지지는 못할망정 더욱더 좋지 못한 나쁜 위험의 수렁으로 빠져드는 데 공포를 느꼈고, 그로부터 벗어나야만 한다는 절박한 심정이다. 트럼프는 이를 간파하였고, 여기에 선택과 집중 전략을 철저하고 집요하게 밀어붙였던 것이다. 이 같은 전술전략의 키워드이며, 지지율 확보의 효과적이고 강력한 두 가지 포인트 가운데 첫째는 ‘불평등’이고, 둘째는 ‘부정부패’다. 우리 국민들은 이 점을 특별히 유의하여 결코 간과치 말아야 한다. 지금, 우리나라가 처한 위기와 위험 역시 이로부터 비롯되었다는 사실을 상기하고, 미국국민들처럼 이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여야 할 것이다.

 

부연컨대, 아직도 미국시민의 뇌리에 박혀있고, 여전히 미국사회의 저변에 깔려있는 잔재는 5년 전인 2011년, ‘월가점령시위’(Occupy Wall-Street)의 상흔이다. 그것은 몇 달 동안이나 자본주의·시장근본주의, 신자유주의의 메카인 뉴욕의 월가를 무력화시켰던 경제저항운동이었다. 그 원인은 세계에서 가장 부강한 나라 미국의 대다수 서민들이 절감하는 극한적 불평등, 상대적 박탈감이 정치·경제를 위시한 사회구조·시스템과 주류·기득권 세력에 대한 불만과 거부감, 불신과 증오심이 극에 달한 데서 기인하였다. 요컨대 지난 30년 가까운 세월동안 신자유주의, 자유시장 신봉자들의 이론에 의해 GDP(국내총생산)를 늘리는 대가로 불평등을 키웠다. 경제성장의 과실이 공정하고 공평하게 중산층에 분배되지 않고 기업과 고소득층에 편중되어 서민경제(민생)의 수준은 정체를 넘어 급전직하, 추락했던 것이다.

 

99퍼센트 미국시민의 이 같은 판단과 감정은 그저 막연한 심리적 현상이 결코 아니다. (민주국가의 주인인 우리나라 국민도 반드시 그래야 하거니와,) 대단히 객관적이고 논리적이며, 그래서 명백하게 그 원인은 무엇이고 주범이 누구인지를 정확하게 아는 것이다. 이처럼 자본주의·시장근본주의와 신자유주의로 인하여 극심한 불평등과 양극화를 초래케 했을 뿐만 아니라, 탐욕과 집착, 교만과 이기심에 사로잡혀 부정부패를 일삼는 후안무치한 기득권자들에 맞서 앞장서서 항거했던 진보세력은 민주당의 자칭 ‘혁신적 사회주의자’ 버니 샌더스를 지지하고 나섰다(그런데도 민주당이 샌더스가 아닌 힐러리 클린턴을 대선후보로 선택한 것은 혁신을 원하는 ‘민의’에 반한, 당내의 기득권 유지에 집착, 연연했던 기성 주류정치세력의 패착이 분명하다).

 

이러한 진보세력의 동태의 대칭선상에서 일어난 같은 맥락에서의 보수세력의 반발, 그것이 트럼프 신드롬, 트럼피즘(Trumpism, 트럼프주의)의 급속한 확산이었다. 아이러니컬하게도 진보주의와 보수주의가 한결같이 ‘불평등’, ‘부패’를 이슈로 삼는 사상초유의 현상이며, 그만큼 천민자본주의, 곧 신자유주의가 야기한 폐해의 심각성을 여실히 드러내는 것이다.

 

더구나 미국 시민사회의 전통적 주류이며 가장 보수적인 30퍼센트가 넘는 수많은 ‘백인남성’들이 확실한 ‘비주류·아웃사이더’ 도널드 트럼프를 지지하고 나선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자못 크다. 이는 경제적 기득권을 잃고 저소득층으로 전락한 상실감·박탈감에 따른 비애의 표출, 분노의 폭발이다. 그리하여 선거의 막바지에서 기사회생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당선될 수 있는 확실한 지지 세력이 된 것이다. 왜냐하면 백인노동자들의 투표율이 전례 없이 높아져서 펜실베니아를 비롯한 러스트 벨트(Rust Belt, 자동차·철강 등 제조업쇠퇴 지대)에서 힐러리를 앞서고, 더하여 오하이오 또는 메인, 뉴햄프셔 등 북동부 지역에서 이기면 여유 있게 당선될 수 있다는 전망인 때문이다.

 

고전을 면치 못하던 트럼프가 이렇게 선거막판에 와서 전초전(후보경선)의 돌풍을 되살려 일으킬 수 있었던 결정적 원인은 ‘이슈의 회귀’가 아닌가 싶다. 그것은 다름 아니라, 거듭 강조하건대 ‘정치혁명’을 통한 불평등과 부패의 척결이고, 서민대중의 편에 서서 기성정치와 기득권세력에 향하여 거침없이 신랄하게 비판을 퍼붓던 샌더스와 트럼프의 사자후에 대한 변함없는 반향인 것이다.

 

미국 대통령선거 D-1 day. 과연 미국의 국민은 누구를 내세워 ‘정치혁명’을 이룰 것인가? 기추가 주목된다. 트레이더들은 세계 금융시장을 요동치게 했던 ‘브렉시트’(Brexit,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의 악몽을 떠올리며 잠 못 이루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4일, 보도했다. 또한 영국 콜린스사전이 뽑은 올해의 단어로 ‘브렉시트’가 1위, 이어서 ‘트럼피즘’이 2위에 올라 갖은 구설수에도 전 세계인이 주목할 만큼 트럼프의 기세는 위력적이다. 그렇기는 하나, 트럼프가 힐러리 클린턴을 제치고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며, 설사 트럼프가 대선에서 패하더라도 ‘트럼피즘’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는 정치평론가를 비롯한 오피니언리더들이 많다는 외신의 전언이다.

 

우리나라 국민은 이 같은 현상의 핵심을 제대로 알아 교훈삼고 셰익스피어의 혜안에 비추어 반성하며, 머잖은 19대 대통령선거에 대비하여야 할 것이다. 그리하여 나라와 국민을 위해 목숨을 걸고 ‘정치혁명’을 이룰 수 있는 지혜롭고 용감한 ‘진보적 정치지도자’가 출현하기를 거듭 대망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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