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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박근혜가 박정희의 진짜 모습이다
박근혜-최순실 사태로 우리가 꼭 얻어야 할 중요한 소득이 있다면, 박정희의 우상을 깨는 일이다.
 
서울의소리   기사입력  2016/11/08 [00:06]

남재희 전 노동부 장관의 딸이 학생운동을 하면서 쓴 글을 읽은 적이 있다. 남재희는 조선일보 기자를 하다가 박정희 정권에 의해 발탁되어 국회의원을 했고, 김영삼 정권에서 노동부 장관을 역임했다.

 

따라서 학생운동을 하던 남 장관 딸의 "적"은 집에 있는 아버지였다.

 

정확한 문구는 기억나지 않지만, "(노동부 장관인) 아버지는 집에 돌아와 밤 늦게까지 연구에 몰두한다. 적들이 저렇게 연구하는데, 운동을 한다는 학생들은 얼마나 진지하게 연구하는지 의심스럽다"는 내용이었다.

 

나는 가정교육을 믿는다. 부모님이 싫든 좋든 부모가 가졌던 기본적인 삶의 자세는 자식이 나이가 들면서 어떤 모양으로든 스며져 나온다.
 

학력이 전부는 아니지만, 남 장관의 딸 역시 연구를 게을리하지 않고 박사가 되고, 외교통상부 교섭관을 거쳐, 현재 교수로 일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나는 가정교육을 믿는다. 부모님이 싫든, 좋든, 의견에 동의하든, 하지 않든, 부모가 가졌던 기본적인 삶의 자세, 일에 대한 자세는 자식이 나이가 들면서 어떤 모양으로든 스며져 나온다고 본다. 나는 남재희 장관이 어떤 인물이었는지 모르나, 적어도 딸이 살아온 모습을 거울로 생각해보면 아버지가 장관시절에 했다는 진지한 노력을 희미하게나마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박정희라는 독재자를 흠모하는 사람들이 그의 과오를 에둘러 갈 때 항상 하는 얘기가 "박정희는 진정으로 나라를 생각하고 나라를 위해 헌신적으로 일한 사람"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그가 언론에 드러나지 않는 청와대 깊숙한 곳에서 어떤 사람이었는지 알지 못한다. 모든 언론이 통제되던 시절, 난닝구 바람으로 농민들과 모내기하고 막걸리 마시는 사진 좀 찍었다고 그가 서민적인 사람이었다고 아직도 믿는 건 우스운 얘기다. 적어도 그가 궁정동에서 막걸리를 마시다가 총에 맞지는 않았고, 뒤져보면 이명박도 막걸리 마시는 사진 몇 장은 충분히 찾을 수 있을 거다.

 

나는 박근혜를 비판하는 사람들이 그가 "서강대 전자공학과 졸업한 거 외에는 경험도, 배운 것도 없다"고 하는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
 

육영수가 저격 당했을 때가 1974년이다. 그 때 박근혜의 나이는 22세였고, 그 뒤로 5년 동안을 아버지 옆에서 퍼스트 레이디 역할을 했다. 하지만 아버지가 쿠데타로 "대통령 권한 대행"을 시작했을 때가 1962년이니, 아버지가 "통치"라는 걸 하는 모습은 이미 10살 때부터 지켜본 사람이다.

 

나는 박근혜를 비판하는 사람들이 그가 "서강대 전자공학과 졸업한 거 외에는 경험도, 배운 것도 없다"고 하는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 그는 10살 때부터 무려 17년 동안 아버지가 통치하는 모습을 바로 옆에서 지켜본 사람이다.

즉, 배울 만큼 배웠다.

 

그런데 간단한 질문조차 대답하지 못해 기자회견을 하지 않고, 현 사안을 결정하지 못해 정치경험도 없는 네 살 아래 동생에게 전화로 일일이 물어봐야 하는 사람이라면, 더구나 자신이 그런 사람인 줄 알고도 대통령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 나는 박정희가 어떤 식으로 대통령 노릇을 했는지 보인다.

 

박근혜가 충성을 다할 사람들만 뽑아 앉히고 자신은 멀찍이 떨어져서 제일 좋아하는 의전활동만 하려는 건, 자기가 보고 배운 롤모델이 그렇게 했다는 말밖에 되지 않는다.

 

즉, 지금의 박근혜가 박정희의 모습이고, 박정희는 멀리 떨어져서 위협적인 존재로 남아 있는 군주의 역할 이상을 하지 않았던 것이다. 박근혜는 아버지가 그 정도만 하고도 국민이 열심히 일해서 나라가 부강하게 되니 전부 아버지 칭찬을 하는 것을 보고, 자신도 그 정도만 해도 좋은 대통령이 될 줄 알았던 거다.

 

이번 박근혜-최순실 사태로 우리가 꼭 얻어야 할 중요한 소득이 있다면, 그것은 우리사회 한 쪽에 끈질기게 남아있는 박정희의 우상을 깨는 일이다.
 

물론 많은 한국인들이 박정희가 운 좋게 훌륭한 국민을 만난 독재자에 지나지 않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더 많은 한국인들은 아직도 박정희가 "한강의 기적"을 만들어낸 장본인이라고 믿는다. 그리고 그들은 아버지 옆에서 그 모습을 보고 배운 박근혜 역시 훌륭한 지도자가 될 거라 생각했다.

 

그들은 적어도 부분적으로는 맞았다.

 

아버지와 다르지 않은 대통령이라는 사실 말이다 이번 박근혜-최순실 사태로 우리가 꼭 얻어야 할 중요한 소득이 있다면, 그것은 우리사회 한쪽에 끈질기게 남아 있는 박정희의 우상을 깨는 일이다.

 

출처 - Sanghyun Park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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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6/11/08 [00:06]  최종편집: ⓒ 서울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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