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춘, 헌법재판소 ‘통진당 해산’ 선고 이틀 전에 알아

김기춘과 헌재소장 박한철, 내밀하게 의논하면서 통진당 재판 진행

서울의소리 | 입력 : 2016/12/06 [11:33]

전 박근혜 비서실장 김기춘이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을 미리 파악하고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후속 조처까지 사전에 논의한 것으로 드러났다.

 

5일 노컷뉴스에 따르면 이같은 사실은 노컷뉴스가 고 김영한 전 청와대 민정수석 유족의 동의를 받아 확보한 비망록을 통해 밝혀졌다.

 

김기춘, ‘통진당 해산’ 선고 이틀 전에 알아 

 

고 김영한 청와대 민정수석 비망록 2014년 12월 17일 자 내용 © 노컷뉴스

 

김영한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2014년 12월 17일 메모에 김기춘이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정당해산 확정, 비례대표 의원직 상실’이라고 언급한 사실을 기록했다.

또 ‘지역구 의원 상실 이견-소장 이견 조율 중(금일), 조정 끝나면 19일, 22일 초반’이라는 내용도 적혀 있다. 실제로 헌재는 이틀 뒤인 12월 19일 재판관 8대 1의 의견으로 통진당 해산을 결정했다. 

결국 김기춘은 당시 헌재의 선고 이틀 전에 ‘통진당 해산 결정’과 ‘비례대표 의원직 상실’이라는 재판 결과를 정확히 알고 있었던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또 통진당 소속 지역구 의원들의 의원직 상실을 둘러싸고 재판관들 사이에 이견이 존재하고 있으며, 박한철 소장이 이를 최종 조율하고 있다는 당시 헌재 내부 움직임도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던 셈이다.  

김 전 수석은 특히 김기춘 당시 비서실장의 이런 발언 내용을 기록한 뒤 테두리를 둘러 ‘중요 사항’이란 점을 강조했다. 

김 전 비서실장은 선고 전날인 12월 18일에는 통진당 해산 결정에 따른 후속조처를 논의했다.

김 전 수석의 당시 비망록에는 ‘⓵ 국고보조금 환수-계좌 압류-동결 ⓶ 공문 발송-채무부담 등 원인행위 금지 등 ⓷ 의원직 판단이 없는 경우-비례: 해산유지 법조항 전원회의-지역:조치 불가 국호 윤리위가 해결’이라고 적혀있다. 

실제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다음 날 헌재 결정 직후 통진당의 국고보조금을 압류하고 재산을 동결했다. 

“김기춘과 박한철, 내밀하게 의논하면서 재판 진행” 
 

 김기춘과 헌재소장 박한철


김기춘이 헌재의 통진당 재판과정을 꼼꼼하게 챙긴 흔적은 비망록 곳곳에서 드러난다. 2014년 10월 4일자 메모에는 김기춘이 ‘통진당 해산 판결-연내 선고’라고 말한 것으로 돼있다. 

박한철 소장은 10월 17일 국정감사 오찬장에서 국회의원들에게 “해산심판 선고는 올해 안에 선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김기춘은 이런 사실을 박 소장의 공개 발언이 있기 약 2주 전에 벌써 알고 있었던 셈이다.  

이 역시 김기춘과 박한철이 ‘삼권분립’을 심각하게 무너뜨리는 부적절한 접촉을 했을 가능성을 짙게 하는 대목이다. 

이에 앞서 8월 25일 박근혜 주재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대수비) 내용을 기록한 메모에는 ‘통진당 사건 관련 지원방안 마련 시행’이라는 문구도 등장한다. 이어 ‘-재판진행 상황, 법무부 TF와 접촉, -홍보·여론’이라는 내용이 적혀있다.

헌재는 이에 대해 “헌법재판소에 청구된 모든 사건들을 처리하는데 외부로부터 영향을 받거나 협의한 적이 없다”는 원론적인 해명만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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