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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취재] 김기춘의 사악한 인생 50년, 이제 천벌을 받아야 할 때
인면수심 김기춘, 나라를 망하게 만든 희대의 경국지물
 
서울의소리   기사입력  2016/12/09 [10:04]

 

 

인면수심 김기춘이 최순실 게이트 의혹의 끝이다

 

본국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국정조사에 출석한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행태는 그야말로 ‘인면수심’이나 다름없다. 모든 사건에서 본인의 개입 정황이 너무 분명하거나 상식적으로 개입이 됐을 수 밖에 없다고 의심되는 사건마저도 ‘모른다’와 ‘기억나지 않는다’로 일관하며 미꾸라지처럼 빠져 나가고 있다. 오죽하면 야당 의원이 김 전 실장을 향해 “죽어서도 천국가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할 정도다.

 

김기춘 전 실장은 평생 권력에 빌붙어 살았고, 문제가 될 때마다 거짓으로 일관해왔다. 김 전 실장이 청문회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모르쇠’를 연발하는 것은 그가 평생 그런 인생을 살아왔기 때문이다. 박근혜 정부에서 그는 인생의 정점을 찍었다. 무능력한 대통령 뒤에 숨어 모든 것을 좌지우지하며 자신은 호가호위했다. 이제 청문회와 특검의 화살이 그를 향해도 그는 뻔뻔하게 부인으로 일관하고 있다. 하지만 진실은 드러나는 법이다. 김 전 실장의 거짓말과 권력친화적 삶을 <선데이저널>이 집중적으로 조명했다. 

리차드 윤(취재부기자)

 

 

김기춘 전 실장의 말이 거짓말임을 짐작할 수 있는 것은 청문회에서 보여준 그의 상반된 기억력 때문이다. 김 전 실장은 77세라는 고령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또렷한 기억력을 과시하며 막힘없이 답변을 쏟아낼 때가 많았다. 하지만 자신에게 불리한 질문에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상반된 태도를 보였다. 김 전 실장은 새누리당 이종구 의원이 ‘2014년 문체부 1급 6명의 일괄사표 제출과 관련해 성분검사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다’고 지적하자 “성분검사 그런 것은 없었다”고 말했다. 김 전 실장은 이어 “6명 중에 나이 많은 순서대로 57세, 57세, 53세 세 분이 나가고 52세, 52세, 52세 세 분은 잔류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2년이 지난 일임에도 1급 6명의 나이까지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김 전 실장은 이 의원이 ‘십상시 문건, 만만회(박지만-이재만-정윤회) 조사를 지시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도 “2014년 1월 당시 조응천 공직기강비서관이 그런 보고서를 가지고 왔다”면서 “그런데 그 내용은 ‘김기춘 비서실장을 2014년 연초나 중순에 쳐내야 한다’고 의논했다는 것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그는 이 의원이 해당 문건 유출을 거론하자 “유출돼서 그해 11월 하순 세계일보에 보도됐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역시 3년 가까이 지났으나, 사건 시점과 내용을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꼿꼿한 태도로 “모른다” “기억나지 않는다”

 

▲구원파 신도들이 경기 안성 금수원에 걸었던 현수막. 다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을 겨냥한 것이다.

그러나 김 전 실장은 김영한 전 민정수석의 비망록을 비롯한 불리한 질문에 있어서는 “기억나지 않는다” “(회의에서) 그런 말을 한 기억이 없다”는 말을 연발했다. 이런 답변을 할 때도 김 전 실장은 시종일관 꼿꼿한 자세를 유지했고, 목소리에는 힘이 실려 있었다.


이날 김경진 국민의당 의원은 “(세월호)시신 인양 안 된다. 시신 인양을 하면 정부 책임과 부담으로 돌아온다는 얘기를 당시 김기춘 증인께서 했고 그 내용을 김영한 민정수석이 받아 적은 것으로 추정 된다”고 했다. 이에 김 전 비서실장은 “그렇게 얘기한 적이 없다”고 거듭 밝혔다. 그러면서 “그 당시 인양 문제를 두고 해수부 장관과 긴밀히 의논한 적이 많다”며 나도 자식이 죽었는데 왜 시신을 인양하지 말라고 하겠냐”고도 항변했다.

 

김 전 비서실장은 “‘대통령 7시간 관련 주름 시술설 사이비 수사팀’이라는 내용이 있다. 그런 보고가 올라왔다는 취지가 아닌가”라는 질문에도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했다.


국민의당 이용주 의원이 “(비망록에)‘세월호 감사원 보고 오프 더 레코드로 하라’ ‘감사원 감사 결과 미리 받아서 검토하고 코멘트 하라’고 돼 있다. 감사원 감사 결과 마사지해서 발표한 것 아니냐”고 추궁하자 김 전 비서실장은 “알지 못하는 일”이라며 “기억나지 않는다. 그런 일 한 적이 없다”고 했다.

 

김기춘 전 실장의 청문회에서 이런 식으로 답변할 것은 이미 예상된 일이다. 김 전 실장은 이미 이 정부 들어서 여러 차례 의혹의 중심에 섰으나 비슷한 태도로 일관했다. 대표적 사건이 성완전 전 경남기업 회장의 죽기 전 메모와 관련된 의혹이다. 성완종 전 회장은 2006년 9월 김 전 실장이 독일을 방문했을 당시 그에게 10만 달러를 줬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는 생전 마지막 인터뷰에서 “그 양반(김기춘)한테 10만불을 달러로 바꿔 롯데호텔 헬스클럽에서 전달했고, 수행비서도 따라 왔었다”고 폭로했다.

 

▲ 성완종씨는 생전 마지막 인터뷰에서 “그 양반(김기춘)한테 10만불을 달러로 바꿔 롯데호텔 헬스클럽에서 전달했고, 수행비서도 따라 왔었다”고 폭로했다.

또한 ‘김기춘 10만달러’라고 적힌 메모도 성 전 회장의 옷에서 발견되기도 했다. 하지만 김 전 실장은 이를 부인한 것은 물론이거니와 오히려 성 전 회장 사후에 일본에서 줄기세포 시술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청문회 석상에서 전 국민을 상대로 뻔뻔하게 ‘시술 받은 사실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자살하면서 김 전 실장에 대한 메모를 남긴 것이 지난해 4월9일이었는데 김 전 실장은 열흘 뒤 일본으로 건너간 것. 김 전 실장은 지난해 4월19일 부인과 함께 일본으로 출국해 일본 차병원(TCC)에서 면역세포 치료를 받고 이튿날 귀국했다. 면역세포 치료는 자신의 혈액에서 뽑은 면역세포를 배양한 뒤 몸에 주사하는 치료법이다. 국내에서는 금지돼 있지만 일본에서는 가능하다. 차병원그룹에 따르면 김 전 실장은 약 50% 할인된 가격으로 치료를 받았다. 김 전 실장은 갑작스러운 일본 출국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자 “일본의 한 병원에 부인의 진료 예약이 돼 있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김 전 실장 본인도 면역세포 치료를 받은 사실이 밝혀지면서 거짓으로 드러났다.

 

우지사건도 조작

 

김 전 실장 거짓말의 역사는 수십 년이 넘는다. 김기춘이 중앙정보부 대공수사국장 재직 당시인 1975년 11월 ‘학원침투 북괴간첩단’ 사건이 벌어진 바 있다. 최근 본국에서 개봉한 영화 <자백>이 주요하게 다룬 사건이다. 당시 한국에 있던 재일동포 유학생 200~300명 중 10% 가량이 간첩으로 몰렸다. 중정에 끌려간 이들은 엄청난 고문을 당했다고 영화에서 증언하고 있다. 이 사건으로 사형선고를 받고 19년간 감옥에 갇혀야 했던 이철씨 등 십수명은 최근 재심에서 무죄판결을 받았다. 법원은 ‘불법구금, 고문으로 받은 허위진술에 근거해 간첩으로 조작했다’고 인정했다.

 

결국 김기춘 전 실장이 유신정권 7년 중 4년 반을 중정 대공수사국장을 지내며 본격적인 조작간첩 사건의 시대를 열린 셈이다. 영화 <자백>에서 최승호 피디는 김기춘을 공항에서 우연히 만나 이 사건에 대해 질문했다. 김기춘 전 실장은 이에 대해 “기억나지 않는다”라고 답했다.

 

▲김기춘은 “삼양식품공업이 식품원료로 사용할 수 없는 공업용 쇠기름을 각종 라면을 튀기는 데 사용했다”며 삼양식품 등 5개사 대표 10명을 구속했다.

김기춘 전 실장이 벌인 황당한 사건 중 하나가 삼양라면 공업용 우지 사건이다. 그는 올해 9월 A사의 비상근 법률고문으로 옮겨 월 1000만 원 정도의 보수를 받았다. 지난해 2월 청와대에서 물러난 김 전 실장의 A사행(行)은 친분이 있는 S 회장의 요청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1989년 11월 한국 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든 ‘삼양식품 우지(牛脂) 라면’에 대한 검찰 수사 당시 김 전 실장이 검찰총장이었고, 결과적으로 혜택을 본 기업이 우지를 쓰지 않은 A사라는 사실이다. 

 

검찰은 “삼양식품공업이 식품원료로 사용할 수 없는 공업용 쇠기름을 각종 라면을 튀기는 데 사용했다”며 삼양식품 등 5개사 대표 10명을 구속했다. 삼양식품은 8년간의 법정 투쟁 끝에 1997년 검찰이 밝혔던 모든 혐의에 대해 대법원에서 무죄 확정 판결을 받았지만 이미 소비자의 신뢰는 무너진 뒤였다. 1963년 국내 최초로 라면을 내놓았던 삼양식품이 사용한 우지는 농심이 사용한 팜유와 포화지방 비율이 별 차이가 없고 인체에도 무해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당시 검찰이 “공업용 우지는 제조 과정에서 각종 불순물이 섞이거나 도살장에서 나오는 부산물 등을 첨가한다”고 발표하는 바람에 삼양식품은 악덕 기업으로 매도돼 한때 존폐 위기에까지 몰렸다. 한국 기업사에서 검찰의 과잉 수사가 기업을 얼마나 치명적 위기로 몰아넣을 수 있는지를 보여준 대표적 사례였다. 1988년 12월부터 2년간 검찰총장으로 재직한 김 전 실장은 과잉부실 수사에 최종 책임을 져야 할 위치에 있었다. 그런데도 그는 2008∼2013년에 이어 또 A사의 법률고문을 맡았다.

 

떨어지는 신빙성

 

이번 국정농단 사건의 또 하나의 키는 김기춘 전 실장과 최순실씨가 사전에 알고 있었느냐는 점이다. 둘이 알고 있었다면 두 사람은 박근혜 대통령을 조종하며 호가호위했다는 등식이 성립된다. 하지만 김 전 실장은 최 씨와의 관계가 언급될 때마다 “일면식도 없다”며 친분을 부인해 왔으나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면서 그의 주장에 신빙성이 떨어지고 있다.


차은택(47) 전 창조경제추진단장의 변호를 맡은 김종민 변호사는 지난 27일 “차 전 단장이 최 씨의 주선으로 2014년 6~7월 무렵 비서실장 공관에서 당시 김기춘 실장과 김종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정성근 문체부 장관 내정자를 만난 사실이 있다”고 밝혔다.

 

차 씨 측의 주장에 대해 김 전 실장은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로 차 전 단장을 10여 분간 만났지만, 김 전 차관이나 정 전 장관 내정자와 함께 만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 대통령과 최순실 씨가 각각 김 전 실장과 차 전 단장 간의 자리를 주선했다는 주장엔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특히 김 전 실장이 차 전 단장뿐만 아니라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을 만난 정황도 드러나면서 그가 최 씨가 주도한 국정농단에 깊게 개입했다는 주장도 제기된 바 있다. 송 전 원장과 차 전 단장은 광고업계에서 일하며 친분 관계를 유지했으며 이번 사건에서 포스코 계열 광고회사 ‘포레카’ 강탈을 시도하고 공사업체로부터 3000만 원의 리베이트를 받아 챙긴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2014년 11월 초 김 전 실장은 송 전 원장을 불러 청와대에서 독대한 의혹이 제기된다. 두 사람이 만났다는 때는 홍상표 당시 한국콘텐츠진흥원장이 임기를 4개월 남기고 갑자기 사표를 낸 직후였다. 이후 김 전 실장은 송 전 원장에 대한 인사검증을 맡았고 서류·면접 성적이 각각 2·3위에 불과했던 그가 한국콘텐츠진흥원장에 발탁됐다.

 

나라를 망하게 만든 희대의 경국지물

 

▲ 영화 ‘자백’ 의 공개된 티저 영상에서는 김기춘 청와대 전 비서실장과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등장하는 한편 최승호 PD가 이들과 얽힌 간첩 조작 사건을 파헤치는 장면이 그려진다.

이런 여러 가지 의혹을 봤을 때 최순실 –박근혜 게이트의 마지막은 김기춘 전 비서실장의 법의 심판을 받는 것이다. 이런 김 전 실장의 만행들이 낱낱이 드러날 때 비로소 대한민국 사법 정의는 바로 서는 셈이다.

 

현재까지 드러난 김기춘의 악행은 상상을 초월한다. 세모의 유병언과는 평소 남다른 친분으로 유병언의 장학생을 불릴 정도였으며 최경환과 함께 파산지경인 유병언의 ‘아해’라는 회사에 무려 500억 대환대출을 지시했으며 세월호 사건으로 문제가 커지자 살해를 교사했다는 의혹의 중심인물이다. 특히 회생불능의 대우해양조선에 마지막까지 수조원의 대출을 하게 만든 장본인이다. 박정희 유신정권에서부터 박근혜의 비선정권을 넘나들며 대한민국을 망국으로 치닫게 만든 희대의 경국지물(傾國之物)이 바로 김기춘이다.

 

(김기춘의 악행과 행적은 선데이저널 웹사이트에 들어가 김기춘을 검색하시면 지난 수년간 그가 저지른 모든 만행들을 읽으실 수 있습니다. www.sundayjournalu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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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6/12/09 [10:04]  최종편집: ⓒ 서울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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