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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헌재가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을 인용할 것인가

시민의 마지막 무기는 “박근혜의 탄핵”이 실현될 때까지 촛불을 들고 행진해야 한다는 결론

서울의소리 | 기사입력 2016/12/16 [19:08]

문제는 헌재가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을 인용할 것인가

시민의 마지막 무기는 “박근혜의 탄핵”이 실현될 때까지 촛불을 들고 행진해야 한다는 결론

서울의소리 | 입력 : 2016/12/16 [19:08]

12월 9일 국회가 234 대 56이라는 압도적 다수로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의결한 뒤 박 대통령은 직무가 정지되고 헌재의 탄핵재판이 끝날 때까지 황교안 총리가 대통령 직무를 대행하는 권한대행체제가 시작됐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직무를 정지당했다고 해서 실제로 불편할 것은 별로 없을 것이다. 황교안 권한대행이 박 대통령이 원하는 것을 전부 대신해 줄 것이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은 2012년 대선 당시 국정원의 대대적인 댓글 선거운동 지원을 받았다. 당시 법무장관이던 황교안은 1년 뒤 검찰이 이 사건을 선거법 위반으로 수사하려 하자 그것을 반대하고 선거법 위반 대신 국정원법 위반을 적용해서 기소하게 했다. 국정원 댓글 사건이 박 대통령의 당선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도록 머리를 쓴 것이다. 박 대통령은 그 공로를 높이 평가하고 얼마 뒤 황 장관을 총리로 발탁했다. 두 사람은 불법을 정당화하기 위해 법을 왜곡하는 데 뜻을 같이한 것이다. 그런 사이이기 때문에 박 대통령은 황 권한대행의 대통령직 대행을 직접 자신이 직무를 수행하는 거나 다름없이 느낄 수 있으리라고 본다.

그러므로 중요한 문제는 박근혜의 탄핵에 관한 헌재의 최종 결정이다. 헌재가 국회의 탄핵 소추를 인용하고 박근혜를 파면시킬 것인지 아니면 박근혜가 기도하는 대로 탄핵을 기각해서 그를 대통령 자리로 원상으로 회복시켜줄 것인가의 문제다. 박근혜는 제3차 대국민담화 때까지만 해도 “제 대통령직 임기 단축을 포함한 진퇴의 문제를 국회의 결정에 맡기겠습니다. 여야 정치권이 논의하여 국정의 혼란과 공백을 최소화하고 안정되게 정권을 이양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 주시면 그 일정과 법 절차에 따라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겠습니다”고 조기 퇴진을 국민에게 약속했다.

 

그러나 대통령의 연이은 꼼수에 화가 난 촛불시위대가 당장 “박근혜 탄핵”을 외치고 국회가 탄핵하기로 결정하자 박근혜는 조기 퇴진의 약속을 철회하고 헌재에서 국회 및 촛불 시민과 싸우기로 방침을 바꿨다. 헌재 재판관 9명의 이념 성향이 7대 2로 보수 성향이 강한 사실에 기대면 기각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고 김영한 전 민정수석의 비망록에 의하면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 2년 전의 통진당 해산 심의 때 청와대가 헌재의 결정을 미리 알아낸 사실이 드러나는데 그렇다면 청와대가 자신의 사건을 놓고 헌재에 영향력을 행사해서 기각 판결을 유도할 수 있다고 계산했을 수 있다. 이 점과 관련해서는 황교안 총리가 헌재의 박한철 소장과 사법연수원 동기라는 사실이 유혹적이었을 수 있다.

   
▲ 결국 민주시민의 마지막 무기는 “박근혜의 탄핵”이 실현될 때까지 촛불을 들고 민주주의와 언론 자유를 외치며 행진하지 않을 수 없겠다는 결론에 이른다. ⓒ왕기리 기자

 

아무튼 박근혜가 헌재의 탄핵 기각에 최후의 희망을 걸고 있는 것은 틀림없어 보인다. 반면 “박근혜 탄핵”을 연호해 온 수백만 명의 촛불 군중과 촛불로 국회를 압박해서 234 대 56의 압도적 다수로 탄핵소추를 가결했다고 쾌거를 외친 민주시민들에게는 헌재의 보수 재판관들의 판단이 마지막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것을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헌재는 2004년 노무현 탄핵 심판 때 기각을 결정하면서 대통령 탄핵 기준을 제시한 바 있다, “자유민주주의적 기본질서를 위협하는 등 헌법수호의 관점에서 중대한 법 위반이거나 뇌물수수 등 국민의 신임을 배신해 국정을 담당할 자격을 상실한 경우 파면될 수 있다”고 판시한 것이다.

 

한편 <한겨레> 보도(12월 10일)에 따르면 헌재의 재판관 성향을 잘 아는 헌법학계 인사는 “이번 사건을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헌재의 존립 근거 및 위상과 직결된다는 것을 재판관들도 잘 알고 있다. 주권자들의 요구에 벗어나는 판단을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건전한 판단이라고 생각되나 꼼수에 능하고 국민을 속이는 것을 부끄러운 줄 모르는 청와대의 후안무치 군상들이 또 어떤 술수를 쓸지 모른다는 불안을 완전히 떨쳐버릴 수 없다.

 

황교안 권한대행은 170만 명의 촛불이 서울광장을 거쳐 청와대 100미터 앞까지 가서 국정 역사교과서의 폐지를 외쳤는데도 어린 청소년들에게 새 학기에 비애국적이고 비민주적인 친일 국정 역사교과서, 파시스트 세뇌 교재를, 올바른 역사교육을 한다는 미명 아래 자라나는 학생들의 교재로 사용할 계획을 철회하지 않겠다고 고집하고 있어 역사학계와 학부모들의 비판을 받고 있다.

 

결국 민주시민의 마지막 무기는 한국의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나라의 품격을 추락시킨 “박근혜의 탄핵”이 실현될 때까지 촛불을 들고 서울광장과 청와대 여의도 그리고 전국의 주요 도시에서 민주주의와 언론 자유를 외치며 행진하지 않을 수 없겠다는 결론에 이른다.

 

 
 

장행훈(바오로) 
언론인.

파리 제1대학 정치학 박사, 전 동아일보 편집국장, 
초대 신문발전위원장, 현 언론광장 공동대표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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