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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이 행복한 나라? 소득보장 해법이 필요하다
이제 우리나라도 청년들의 기본적인 생활보장이 가능해져야 한다.
 
이승윤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정책위원, 이화여대 교수   기사입력  2017/01/06 [17:19]

청년 노동시장의 불안정성과 사회권으로서의 소득보장 

 

우리나라는 서비스 경제로 진입하면서 기술의 발전, 재화에서 서비스로의 소비 패턴 변화, 서비스 부문 노동 수요의 증대를 가져왔다. 하지만 이와 더불어 주목할 변화는 서비스 부문의 일자리가 주로 저숙련과 비정규직 위주로 확장됨으로써 여성, 노인, 이주자, 청년 등 노동시장의 취약계층이 서비스 부문의 노동 수요를 주로 충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전통적 산업사회와는 전혀 다른 고용 형태들이 등장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서비스 경제로의 전환과 노동시장의 불안정성을 단순히 비정규직 일자리의 확대로만 설명하기에는 너무나 새롭고 다양한 고용 형태들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현재로서는 어떤 고용 형태들이 존재하고 있는지 실태의 파악조차 제대로 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히키코우모리, 프리터, 니트족: 우리나라 청년들의 어려운 현실

 

이승윤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정책위원, 이화여대 교수)

우리나라에서 이런 노동시장의 변화를 최전선에서 경험하고 있는 이들이 청년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예를 들어, 표준적 고용관계에서 벗어난 고용계약 형태들, 지식기반 서비스 경제사회에서 새롭게 등장하는 고용 및 일의 형태들은 청년층에서 주로 경험되고 있다. 한 가지 예로 기존에는 음식점의 배달원들이 음식점의 사장과 일대일 고용관계를 맺었다면, 최근에는 음식점으로 직접 전화를 걸지 않고 여러 음식점들의 정보를 모아두고 주문을 받아 음식점에 전달하는 일종의 ‘주문 중개인’과 같은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이 대중화되었다.

 

이 경우 배달원들은 한 음식점에 고용되지 않으며 고용주가 누구인지 모르고 계약관계도 불분명한 고용관계를 맺게 된다. 이런 관계들의 중심에 청년들이 존재한다. 서비스 업종 중에서 고용환경이 가장 열악한 음식업에 종사하는 40대의 비중은 줄었지만, 청년들의 비중은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 고용형태의 다변화뿐만 아니라, 히키토모리, 프리터, 니트족 등 청년층에게서 다양한 형태로 변화된 삶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인문계 졸업생의 취업난을 표현한 ‘인구론’, 알바로 학자금을 충당하는 학생들을 표현하는 ‘알부자족’ 등 다양한 형태의 삶의 패턴을 보이고 있는 청년들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새로운 고용 및 일 형태의 다변화가 관찰되고 있는 시점에서 기존의 논의들은 이들 청년들을 취업 준비생이나 가사도 통학도 하지 않는 자 등으로 분리할 뿐이며, 우리 사회가 이들을 크게 주목하고 있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배제되는 청년들: 우리나라 청년의 높은 실업률과 낮은 고용률

 

이런 새로운 고용관계의 확대에 더불어 나타나는 중요한 문제는 기존의 임금 근로자 중심의 사회보장에서 배제되는 인구집단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사회보험으로부터의 이런 배제 경험 또한 특히 청년층에게 집중된다. 예를 들면, 비경제활동인구 중에서 일할 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을 포기하는 청년 장기실업자, 프리터족, 니트족 등 기존의 노동계약 관계에는 포괄될 수 없는 전혀 다른 차원의 노동시장 다변화가 관찰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들은 사회보험 배제에 대한 기존의 사각지대 논의와 다르게 이해될 필요가 있다. 다시 말하지만, 우리나라 청년들은 이런 다변화된 노동시장의 고용 및 일의 형태를 전면에서 경험하고 있는데, 이는 청년들이 노동시장에서 경험하는 불안정성과 기존 사회보험으로부터의 배제와 매우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즉, 한국 청년들은 프리터족, 니트족, N포세대, 알부자족 등 노동권의 영역에서 포괄될 수 없는 다양한 불안정성에 노출되어 있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우리나라 청년들의 노동시장 참여 현황을 살펴보면, 경제활동참가율은 2000년 47.2%에서 2015년 45.7%로 다소 줄었는데, 이는 절반 이상의 청년들이 경제활동에 참가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고용률은 2016년 40%를 조금 넘는 수준이다. 2016년 청년실업률은 9%를 상회하여 1999년 공식 통계 집계 이후로 가장 높으며, 청년 니트의 비율은 18.5%로 OECD 평균 15.4%를 상회하고 있다. 여기에 취업준비자, 구직 단념자 등을 포함한 청년 실질 실업률은 2014년 청년 공식 실업률 10.2%의 세 배보다 많은 30.9%에 달한다.

 

노동시장에 참여하는 청년들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노동시장에 참여하는 청년들이라 해도 상황이 다르지는 않다. 임금 근로자 중 29세 이하 청년들의 비정규직 비율은 보수적인 통계치를 제시해주고 있는 통계청 자료에 따르더라도 2010년 33.6%에서 2015년 35%로 증가 추세에 있다. 정규직에 종사하고 있는 청년층의 수는 감소한 반면에 비정규직에 종사하는 청년층의 수는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다른 연령층에서는 비정규직의 비율이 감소하고 있는 것과 비교해볼 때, 청년층이 특히 다른 연령층에 비해 불안정한 노동시장 지위에 집중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월 급여에서도 청년층은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의 급여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위 임금의 2/3미만을 받는 청년층 저임금 근로자의 비중은 2016년 30% 수준으로 60세 이상의 노인층을 제외하면 가장 높은 수준이다. 다른 연령층의 저임금 비중이 지난 5년간 감소한 것과 비교해도 청년층의 저임금 비중은 변화가 없다. 게다가 2010년 기준 청년 주거빈곤율은 전국 가구의 주거빈곤율인 14.8%보다 훨씬 높은 36.3% 수준이다.

 

청년층의 사회보험 가입률을 살펴보면 2013년 국민연금, 건강보험, 고용보험 가입률은 70.1%, 70.8%, 69%였으나, 2016년에는 이보다도 가입률이 더 감소했다. 이는 다른 연령층에서 2013년 이후로 사회보험 가입률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에 있는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청년 사회권 보장: 청년들의 기본적 생활보장 이루어야

 

그렇다면 이런 청년들의 노동시장 참여 형태, 고용 형태의 변화와 사회보험에서의 배제 문제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가? 기존의 논의들이 이런 상황에서 청년들을 노동시장에 진입시키기 위한 다양한 방안들을 고민해왔다면, 이제는 보다 근본적인 부분에서 문제의 원인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미 한국 사회에서는 전통적 산업사회와는 전혀 다른 노동시장 및 일의 재구조화가 진행되고 있다. 그리고 청년들은 이런 변화를 가장 일선에서 경험하고 있다. 그러므로 청년의 문제에 대한 접근은 이런 새로운 변화에 맞게 다시 구상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정부는 여전히 청년 문제의 해법을 청년고용에 집중해서 찾고 있다. 다시 말해, 청년들의 불안정한 삶의 문제는 전적으로 일을 하지 못함으로써 발생하는 문제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라고 할 수 있다. 청년 생활보장이라는 개념은 그 자체가 생소할 만큼 찾아볼 수 없고, 청년을 대상으로 하는 생활보장의 문제는 일자리 문제로 대치되어 온 것이다.

 

최근에 와서야 일부 지자체에서 청년수당을 시행하면서 청년 소득보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고 청년들의 불안정한 삶에서 중요한 영역인 청년 주거 정책에 대한 관심이 일부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정부가 추진하는 청년들의 불안정성 문제에 대한 해결책은 주로 단기고용을 제공하는 인턴제 등의 고용 정책에 집중되어 왔다. 그러나 앞서 설명한 우리나라 청년 노동시장에서 보이는 여러 불안정성 측면들이 이제 한국 사회가 새로운 복지 정책의 설계를 구상할 때라는 것을 반증한다. 
 
확대되고 있는 청년들의 고용 및 일 형태의 불안정성은 장기적으로 한국 복지국가의 성장 및 지속가능성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이것이 장차 사회불안과 노인빈곤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청년 노동시장의 불안정성을 분석하고 현재의 사회구조에 적합한 제도를 설계하는 일은 매우 시급한 과제이다.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시민으로서 청년들의 기본적인 생활보장이 가능해져야 한다. 청년들의 사회권 보장, 이것이야말로 복지국가 대한민국이 가야할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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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1/06 [17:19]  최종편집: ⓒ 서울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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