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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7호 대법정 ‘최순실’ 무리들...쥐구멍 찾기 급급

침몰하는 선박에서 서로 먼저 탈출 하려는 본능만이....

추광규 기자 | 기사입력 2017/02/26 [19:43]

417호 대법정 ‘최순실’ 무리들...쥐구멍 찾기 급급

침몰하는 선박에서 서로 먼저 탈출 하려는 본능만이....

추광규 기자 | 입력 : 2017/02/26 [19:43]

국정농단의 주역 최순실. 구치소 수감생활이 4개월여가 되어가는 그의 모습에서 먼저 눈에 띄는 부분은 희끗희끗한 흰머리였다. 구치소 내에서는 염색을 할 수 없는 듯 초라해 보이는 60대 여성에게서는 그 어떤 카리스마도 느낄 수 없었다. 동네 미용실에서 흔하게 볼 수 있을 법한 그는 문구용 노란고무줄로 묶은 꽁지머리를 하고 있었다.

 

그는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무료한 듯 안경을 벗어 휴지를 한 장 꺼내 정성스럽게 닦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이뿐 아니었다. 마치 이 재판은 나하고는 상관없다는 듯 운동화를 벗고는 발을 책상밑 턱에 걸치고 가볍게 흔들면서 장난을 치는 모습도 눈에 들어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24일 417호 대법정에서 열린 피고인 ‘장시호 김종 최순실’에 대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등에 관한 형사재판에서 최 씨의 모습이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 대법정 417호...

 

전두환 노태우도 반란죄 등으로 이 법정에서 지난 1996년경 역사의 심판을 받았다. 이제 또 역사에 기록될 가능성이 높은 사건이 이 법정에서 다루어지고 있다. 박근혜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이다. 관련 사건은 이날 재판을 진행한 형사합의 22부에 모두 귀속되어 전담 심리가 이루어지고 있는 중이다.

 

재판부는 이날 법원 인사 등으로 일부 판사가 바뀌면서 공판 갱신 절차를 진행했다. 재판장은 모두에 “이번 사건은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이 재판부에서 선고까지 이루지게 된다”고 선언했다. 이제 최순실씨는 물론이고 국정농단과 관련한 모든 사건 1심은 오롯이 김세윤 부장판사가 이끄는 형사합의22부 판단에 달려있게 된 것이다.

 

박근혜 최순실 국정농단 형사사건은 국민적 관심 때문에 재판방청은 추첨에 의해서 이루어지고 있는 중이다.하지만 이날 재판은 국민들의 관심에서 조금 멀어진 듯 방청석은 절반을 간신히 채우고 있을 뿐이었다. 재판장의 개정 선언에 이어 증인신문을 진행하는 가운데 법정 안은 기자석에서 들려오는 노트북에 입력하는 토독 토독 하는 소리만이 유난히 크게 들리고 있었다.

 

재판은 최순실씨가 자신의 조카 장시호씨와 함께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이하 영재센터)를 만들어 국가보조금을 편취한 것은 물론 삼성그룹 등에게는 의무에 없는 일을 시켜 후원금을 받아 낸 혐의 등으로 재판이 진행중이다.

 

부모와 함께 역사적인 법정의 모습을 지켜보는 초등학생의 표정이 무척이나 진지했다. 이 어린이는 노트장을 펼쳐놓고 법정 안에서 오고가는 말들을 열심히 적고 있었다. 칠십은 훌쩍 넘어 보이는 노인 한 분도 수첩을 꺼내놓고 진지한 표정으로 말 한마디 한마디에 귀를 기울이면서 열심히 적고 있었다.

 

침몰하는 선박에서 서로 먼저 탈출 하려는 본능만이....

 

법정 안에서는 모든 혐의가 한사람에게 전가되고 있었다. 그에게 혐의를 전가시키고 있는 두 사람의 표정은 날서 있었다. 이와 반해 모든 혐의의 몸통으로 지목받고 있는 당사자의 표정은 이해할 수 없는 묘한 미소가 입가에 맺히고는 했다.

 

이모 최 씨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기고 있는 조카 장 씨의 마음은 침몰하는 선박에서 먼저 빠져 나가려는 다급함으로 비쳐졌다. 또 이를 바라보는 이모의 눈빛은 조카의 이런 행동 하나하나가 가소롭다고 생각하는 듯 한 표정으로 읽혔다.

 

퇴정하면서 이모 최 씨와 조카 장 씨의 신경전도 눈에 띄었다. 이날 재판장은 오전 11시 30분경 증인신문을 마친 후 폐정을 선언하고 오후 2시 10분에 개정한다고 선언했다.

 

재판부가 퇴정하자 곧 바로 최 씨가 피고인석에서 일어났다. 그는 누구와도 눈길 한번 마주치지 않은 채 교도관과 함께 곧 바로 법원 구치감과 연결되어 있는 대기실 문으로 나갔다. 이어 장시호씨는 최 씨가 나간 후 3~4분여를 기다린 후 피고인석에서 일어났다.

 

그 이후 장 씨의 행동이 특이했다. 그는 공판 검사는 물론 수사 검사와도 눈을 맞추면서 가볍게 인사를 건넸다. 안부를 묻는 듯 한 말도 몇 마디 건넸다. 그는 법정을 다시 한 번 쳐다본 후 그때서야 천천히 교도관과 함께 대기실에 들어갔다.

 

장 씨의 이날 공판을 지켜보면서 느낀 소감으로 그는 검찰 수사는 물론 재판에 최대한 협력하면서 1심에서 선처를 바라고 있는 듯 했다. 또 이를 위해서는 자신의 혐의가 최대한 가벼워야 함을 의식한 듯 이모 최 씨에게 혐의 상당부분을 결사적으로 떠넘기고 있는 듯 보였다.   

 

최순실 왕따에는 김종 전 차관도 가세했다. 김 전 차관은 이날 공판에서 지난해 3월 문체부의 비공개 문건인 ‘종합형 스포츠클럽 전면 개편방안’과 ‘광역거점 K-스포츠클럽 선정 및 운영방안’을 최 씨에게 건넨 혐의에 대해 두 건 모두를 전달했다고 입장을 바꿨다.

 

김 전 차관 변호인은 “피고인이 광역거점 K-스포츠클럽 관련 문건 한 개를 최 씨에게 준 것은 맞지만 정보로서는 가치가 없었다”면서, “기존에 혐의를 부인하던 입장을 번의해 자백하는 취지”라고 말했다. 

 

국정농단 사건에서 빠져 나오기 위한 책임 떠넘기기와 함께 선처를 구하기 위한 자백 행렬에 김 전 차관도 동참한 것이다. 재판을 지켜보는 방청객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방청객 중 한 사람은 휴정시간을 이용해 방청 소감을 묻는 질문에 “이모가 조카한테 체육관련 예산이 많다고 사업을 한 번 해보라고 하자 조카는 이모에게 ‘댕큐’한 후 자신이 주도적으로 사업을 하다 문제가 발생하자 이제는 그 책임을 모두 이모에게 떠넘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또 그는 “가족애라고는 찾아 볼 수 없는 최 씨 인척간의 이권 농간에 대한민국이 뿌리부터 흔들리고 있다는 게 너무나 화가 난다”면서, “국정농단 주도세력은 물론이고 부역세력 또한 이번 기회에 엄벌에 처하면서 역사의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40대 여성 방청객은 방청 소감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시간이 아까운 것 같다"는 말만을 남기고 뒤도 안돌아보고는 그대로 계단을 내려갔다.

 

원본 기사 보기:신문고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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