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광고
광고
광고
로고

[세월호 현장] “사람이 할 일은 끝났다... 하늘이 돕는 일뿐“

세월호 인양 앞둔 팽목항, 기대와 불안 교차 긴장감 높아

추광규 기자 | 기사입력 2017/03/19 [21:45]

[세월호 현장] “사람이 할 일은 끝났다... 하늘이 돕는 일뿐“

세월호 인양 앞둔 팽목항, 기대와 불안 교차 긴장감 높아

추광규 기자 | 입력 : 2017/03/19 [21:45]

헤어지고 빛바랜 세월호 추모 깃발이 팽목항을 휘감는 바람에 흔들거리고 있었다. 붉디붉은 석양빛 속에서 낡디낡은 깃발은 슬픈 시간을 내려놓고 이제는 기억의 저편으로 멀어지고 싶어 하는 듯했다.

 

세월호 인양이 본격화되면서 진도 팽목항에는 긴장감이 나돌고 있었다. 인양과 관련해 미수습자 가족과 관련한 문제점을 말하고 있는 다윤 엄마의 표정에서는 많은 사연을 읽게 하는 데 충분했다. 

 

다윤 엄마는 이날 오후 진도 팽목항 미수습자 가족 대기실 앞쪽에 설치된 한 방송사 카메라 앞에 서서 인양을 앞둔 미수습자 가족의 아픔과 어려움을 말하고 있었다.

 

“세월호 인양이 안 되면 어떻게 하지라는 불안감, 또 못 찾는 사람이 있으면 어떻게 하지라는 불안감이 교차합니다. 보름에 한 번 소조기가 옵니다. 이 날씨가 정말 좋아야지만 세월호를 인양할 수가 있는데 날씨는 사람이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많은 국민이 좋은 날씨를 기도해 주셔서 세월호 배가 하루빨리 올라올 수 있게끔 힘을 실어주셨으면 합니다”

 

▲팽목항에 마련된 임시 법당 앞에는 세월호 추모 리본이 아픔의 세월을 함께 하고 있었다.      © 추광규  기자

 

“세월호 인양은 진실과 함께... 보다 안전한 대한민국 만드는 계기 되어야!”

 

진도 세월호 참사 해역에서 세월호의 조속하고 온전한 인양을 촉구하는 5차 기도 법회가 세월호 미수습자 은하, 다윤 학생 가족, 사회노동위원회 스님, 세월호 인양을 바라는 사람들이 동참한 가운데 봉행 됐다.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위원장 혜용)는 17일 오후 3시부터 6시까지 2014년 4월 16일 이후 팽목항을 떠나지 못하고 있는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의 고통과 간절함에 함께 하면서 미수습자 아홉 분이 온존하게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기를 발원한 것이다.

 

인양기도회는 팽목항을 출발한 배가 사고해역에 도착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인양기도회에 참석한 스님들과 신도들은 차가운 바닷바람 속에서도 염불과 장엄한 법고 소리를 멈추지 않았다. 특히 뱃전으로 날아들고 있는 물보라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에서 이날 인양기도회에서 발원하고자 했던 간절한 마음을 잘 읽을 수 있었다.

 

▲ 인양기도회가 이루어지고 있다.     © 추광규 기자

 

양한웅 사회노동위원회 집행위원장은 “오늘이 마지막 사고해역 기도가 되기를 바라며 아홉분의 미수습자가 정말 온전히 가족 품으로 돌아오기를 간절히 바랍니다”면서, “사회노동위원회는 세월호가 목포 신항으로 올라오면 미수습자가 다 수습되는 그 날까지 곁에서 기도하며 같이 하겠습니다”라고 약속했다.

 

사회노동위원회 실천위원인 혜찬 스님은 “세월호가 온전히 인양돼서 미수습 아홉 분 모두가 가족들의 품으로 돌아갔으면 한다”면서, “이와 함께 침몰 원인이 규명되어 다시는 이와 같은 사고가 반복되지 않게끔 하여 우리 대한민국이 보다 더 안전한 사회가 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는 세월호 참사 827일째가 되던 지난해 7월 20일 ‘세월호 참사 304분의 영혼을 위로하는 추모제’와 함께 ‘세월호의 조속하고 안전하고 온전한 인양을 촉구하는 기도 법회’를 시작으로 이날로 다섯 번째 인양기도회를 봉행했다.

 

▲팽목항에 마련된 법당에서 봉행된 법회     © 추광규 기자

 

세월호 인양은 어떻게 이루어지는 양한웅 집행위원장과 일문일답이다.

 

-세월호는 구체적으로 어떤 과정을 거쳐서 올라오게 되는가?

 

“현장에서 보셨겠지만 잭킹바지선 밑에 세월호가 있다. 그 배 밑에 전봇대 3~4개 정도의 크기 되는 33개의 리프팅 빔이 세월호를 관통해서 들어가 있다. 리프팅 빔에 잭킹바지선에서 각 33개씩의 와이이어를 총 66개 내린 후 세월호를 끌어올 리는 것이다.

 

와이어 66개를 리프팅 빔에 걸어 정확한 속도로 균형을 맞게끔 해서 끌어 올리게 된다. 만약 이 과정에서 조금이라도 균형 감각이 어긋나면서 한쪽이 삐끗해 하나라도 훼손이 되면 인양작업 자체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데 있다. 조심스럽게 작업이 이루어지기에 13미터를 끌어올리는데만 2~3일 정도가 소요된다”

 

-인양 작업의 어려움은 알겠다. 그렇다면 올라오는 과정을 자세하게 말해 달라

 

“균형을 맞추면서 아주 천천히 올라올 것인데 올라오면 반잠수정으로 옮겨 수중에서 걸치게 된다. 그때 부터는 부력에 의해서 세월호가 바다 위로 보이게 될것이다. 또 그 상태에서 와이어 등을 풀고 다시 반잠수정에 묶어서 8시간 남짓 걸리는 목포 신항으로 옮기는 것이다”

 

-일요일인 19일에 세월호 인양을 시도하는 것인가?

 

“그것은 아니다. 이번 일요일인 19일에 하는 작업은 인양시도는 아니고 인양 시험이다. 현재 잭킹바지선에서 내려뜨린 와이어는 리프팅 빔에 슬쩍 걸어놓은 상태인데 이걸 한 번 당겨서 제대로 되었는지를 살펴본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시험 가동하는 셈이다”

 

-그렇다면 본격적인 인양시도는 4월 5일인가?

 

“그렇다. 소조기가 한 달에 두 번인데 3월 19일과 4월 5일이다. 소조기는 3~4일 정도 지속된다. 이 기간에 날씨가 좋아야 한다”

 

▲ 잭킹 바지선이다. 이 두 척의 배에서 와이어를 내려뜨려 리프팅 빔에 걸게 된다.     © 추광규 기자

 

-세월호가 온전하게 인양이 되면 진실이 밝혀질 가능성이 있는가?

 

“그렇다. 온전하게 인양이 된다면 세월호의 진실도 함께 올라올 가능성이 높다. 서너 군데 정도 살펴보게 되면 어느 정도 드러날 것으로 본다. 조타실과 프로펠러 기관실 배 밑바닥이다. ‘자로’가 제기한 잠수함 충돌설도 이 과정에서 밝혀질 것으로 본다. 그런데 세월이 흘러서 어떻게 되었을지에 대해 염려가 크다.”

 

-세월호 선체 조사위원회에 대해서도 문제가 지적되는데?

 

“그렇다. 4.16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법이 국회에서 통과됐다. 시행하게 되면 8명에 의해서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가 구성된다. 세월호 가족이 3명을 추천하고 야당 3명 여당이 2명인데 여당이 없기 때문에 한국당 두 사람, 민주당 국민의당 등이 세 사람 그리고 가족 세 명 등 총 여덟 명이 추천해서 구성되게 된다.

 

이렇게 해서 위원회가 발족되고 여기에 50명의 조사관이 활동하게 된다. 아시다시피 특조위 채용은 신문 공고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빨라야 6월초에 선체 조사위원회가 발족될 가망성이 많다. 결과적으로 세월호 인양을 끝마치고 나서 조사위원회가 활동할 것이라는 법 모순에 빠져있다. 또한 현재 대선국면에 들어가 있고 한국당이 얼마나 협조할지가 문제다. 3월 말에 통과가 안 되면, 4월, 5월로 넘어간다. (국민들의)분통을 살 가능성이 높다.”

 

▲ 반잠수정이 대기하고 있다.     © 추광규 기자

 

 해양수산부가 국회에 제출한 세월호 인양 주요 공정표

 

해양수산부 세월호인양추진단이 국회에 제출한 ‘세월호 인양 주요 공정’ 자료를 살펴보면 먼저 해양수산부는 이 자료에서 “기상악화 등 현장여건으로 인해 각 세부 작업의 소요기간이 변경될 수 있으며, 본 인양은 기상이 양호한 소조기 에만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어 “3월부터 6월까지 소조기는 3월 21일, 4월 5일, 4월 20일, 5월 5일, 5월 20일, 6월 4일, 6월 19일의 전후 2~3일”이라고 밝히고 있다.

 

해양수산부가 밝히고 있는 일정표를 살펴보면 총 5단계로 인양이 이루어진다. 17일 현재 2단계 까지 완료가 되었다. 19일(일)에는 3단계에 들어가게 된다.

 

1단계는 사전 준비작업이다. 세월호 선체인양 사전준비 작업 완료. 잭킹바지선(3.8일경) 및 반잠수식 선박(3월 중순) 현장 동원 등의 사전 작업이 이루어진다.

 

2단계는 현장 확인작업이다. 6일 정도가 예상되는 이 작업은 잭킹바지선-와이어 연결 및 리프팅 시스템 체크를 하게된다.

 

3단계는 본격적인 수중작업이다. 세월호를 반잠수정으로 옮기기 위한 수심 13미터 까지 끌어 올리는데 2.5일이 걸린다고 예상하고 있었다. 이 과정에서의 작업으로는 ▲인양 장비 및 인양 와이어 장력테스트 ▲인양 하중 배분상태 및 세월호 선체자세 점검(해저면 이격) ▲수면 위로 세월호 선체 인양(13m 인양) ▲세월호와 잭킹바지선 간 상호 고박이라고 밝히고 있었다.

 

4단계 작업으로 세월호 운반 및 반잠수식 선박 부상에는 6일이 소요된다고 예상하고 있었다.  이 과정에서의 작업으로는 ▲잭킹바지선의 묘박줄(mooring line) 회수 ▲세월호 반잠수식 선박이 있는 안전지대로 이동 ▲반잠수식 선박 위 계획된 위치로 잭킹바지선 및 세월호 이동 ▲반잠수식 선박 부상 및 인양 와이어 등 리프팅 장비 제거 ▲잭킹바지선과 세월호 간 고박 해체 및 잭킹바지선 철수 ▲반잠수식 선박 밸러스팅 및 부상, 세월호 선체 고박이라고 밝히고 있었다.

 

5단계 작업으로 반잠수식 선박 이동 및 세월호 선체 육상 거치에는 5일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 이 과정에서의 작업으로는 ▲반잠수식 선박 목포 신항으로 이동 ▲고박 해체 및 세월호 선체 하역 준비, M/T 동원 및 배치 ▲세월호 육상(목포 신항) 거치라고 밝히고 있었다.

 

해양수산부가 밝히고 있는 이 같은 일정에 따른다면 날씨와 다른 변수 들이 없을 경우 인양시도 일부터 13.5일이 소요된다. 사람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하늘이 허락해야만 세월호가는 가라 앉았던 진실과 함께 우리 곁으로 돌아올 수 있는 것이다.  

 

취재 =  추광규 이명수 김아름내 기자

 

원본 기사 보기:신문고뉴스

  • 도배방지 이미지

세월호 관련기사목록
광고
광고
광고
PHOTO
1/1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