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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국민의 촛불을 끄라고 하는가
두 눈 크게 뜨고 올바른 투표를 할 때 적폐청산은 이루어지는 것
 
이기명 칼럼   기사입력  2017/04/18 [22:04]
아직 촛불을 끌 때가 아니다
 
1956년 5월 3일. 한강 백사장으로 향하는 용산대로는 사람의 물결로 넘쳐흘렀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기에 저토록 사람이 몰려간단 말인가. 대단한 구경거리라도 있는 것인가.
 
잠시 후 의문은 풀렸다. 한강 백사장에는 30만의 인파가 몰려들었다. 당시에 30만 인파란 상상하기도 힘들다. 그러나 모였다. 30만 인파의 머리 위로 사자후가 쏟아져 내렸다.
 
“이승만 독재는 이제 사라져야 합니다. 국민의 이름으로 타도해야 합니다”
 
“못 살겠다. 갈아보자”로 요약되는 사자후의 주인공은 해공 신익희였다. 그는 대통령 선거에서 자유당 후보인 독재자 이승만에 맞서 야당인 민주당의 후보로 출마했고 이날 한강 백사장에는 서울 시민 30만이 그의 연설을 듣기 위해 몰려든 것이다. 이승만 독재를 추상같이 질타하는 신익희의 연설에 시민들은 열광했다. 푸른 한강이 춤추듯 일렁거렸다. 국민의 분노였다.
 
“나라의 주인은 국민입니다. 민주국가의 대통령은 머슴입니다. 못된 머슴은 쫓아내야 합니다”
 
그 날. 노량진 일대에 대폿집은 만원이었고 담배꽁초를 주워 팔아 살던 할배는 무려 3가마의 담배꽁초를 주었다고 한다. 대박을 쳤다.

(사진출처 - 인터넷커뮤니티)
 
국민의 촛불은 1,600만의 분노로 타 올랐다
 
60년의 세월이 흘렀다. 4·19혁명과 5·18 투쟁으로 이 땅의 민주주의는 아름답게 꽃필 줄 알았다. 4·19 묘지와 망월동의 영령들은 편히 잠들 수 있을 줄 알았다. 민주주의는 피를 먹고 자란다고 했던가. 아직도 더 피를 흘려야 한단 말인가. 아니다. 더 이상 국민이 피를 흘리면 안 된다. 그러나 우리의 귀한 자식들은 바닷속에 묻혔다. 못 난 어른들의 죄로 세월호와 함께 숨진 우리 아이들은 눈을 감지 못하고 촛불로 부활했다.
 
2016년 10월 29일, 광화문광장에는 3만개의 촛불이 타올랐다. 이어서 11월 12일 3차 집회에는 서울에서만 100만 명, 전국에서 110만의 시민들이 촛불을 들었다. 다시 6차 집회에는 232만의 분노한 촛불이 하늘을 밝혔다.
 
누가 분노한 국민의 촛불을 끌 수 있단 말인가. 헌정 사상 최대 규모의 집회는 레이저 광선을 쏘아대던 대통령을 청와대에서 몰아냈다. 국민은 위대했다. 촛불은 위대했다. 누가 불면 꺼지는 촛불이라 했는가. 돌아가신 어머님이 말씀하시던 삼일운동의 함성이 저 촛불이 아닌가.
 
‘개구리의 배’와 ‘뱁새 다리’
 
대통령 선거에 출마를 선언한 후보가 15명이다. 이름조차 기억할 수 없다. 대단한 사람들이다.
 
‘배 터진 개구리’라는 동화를 알 것이다. 황소의 배가 부러운 개구리가 숨을 들여 마시며 배를 크게 하다가 결국 배가 터진다는 동화다. 뱁새(붉은머리오목눈이)가 황새를 따라가다가는 가랑이가 찢어진다는 속담이 있다. 그냥 웃어넘길 동화가 아니다. 깊은 교훈이 담겨 있다. 오르지 못할 나무는 쳐다보지도 말라는 속담도 같은 의미다. 연습으로 오르는 나무인가. 분수를 지켜야지.
 
다자구도와 양자구도를 말하면서 유·불리를 진단하는 평론가들이다. 출마도 자유니 상관할 바 아니나 국민을 잠시 즐겁게 해주는 코미디가 아니라면 서글픈 정치 희화화다. 배가 터지는 개구리의 만용이나 가랑이가 찢어지는 뱁새의 비극을 국민은 원하지 않는다.
 
공개토론을 한 각 당의 후보(이하 경칭생략)들은 저마다 정책을 제시하며 지지를 호소한다. 또한, 상대의 약점을 겨냥한 일명 네거티브 공세 역시 뜨겁다. 안철수는 문재인에게 자기 아니면 모두가 적폐냐고 따진다. 국민 모욕이라는 것이다. 적폐세력 척결이라는 문재인의 공약을 공격하는 것이다. 문재인이 묻는다. 안철수는 적폐보수 세력은 물론이고 조갑제한테까지 지지를 받지 않느냐. 안철수의 대답이 없다.
 
홍준표는 북한을 방문하겠다는 문재인을 공격했다. 문재인이 물었다. 북한과 대화해야 할 일이라면 홍준표는 안 갈 거냐. 홍준표의 유구무언이다.
 
촛불을 끄려는 자가 누구냐
 

문재인이 말하는 적폐청산 대상이란 누구인가. 정치를 오늘의 이 지경으로 만든 세력들을 말한다. 304명의 우리 자식들이 바다에서 숨지는데 청와대에서 뭘 했는지 7시간을 허송한 박근혜가 적폐세력이라는 것이다. 최순실과 더불어 미르 재단과 K스포츠를 만들어 재벌로부터 수백억을 등친 박근혜가 척결 세력이다.
 
광주를 피바다로 만든 전두환의 5·18 만행과 12·12쿠데타를 찬양하고 전두환이 체육관 선거로 대통령이 되자 역사의 지도자라고 칭송한 정치가를 국민들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는 과연 이 땅의 지도자가 될 자격이 있는가. 민주투쟁의 성지인 호남의 지도자로 자임할 명분이 있는가.
 
그가 안철수를 위해 영입했다는 인물들은 누구인가. 김운용은 세계태권도연맹 재직 시 공금 횡령으로 대법원에서 징역 2년에 추징금 7억 8000여만 원이 확정된 인사다. 박상규는 기업으로부터 돈을 받아 2007년 유죄가 확정됐고 하창우 전 변협 회장은 테러방지법과 관련해 ‘전부 찬성’으로 의견서를 국회에 제출해 변협 변호사들의 반발을 샀던 인물이다.
 
민영삼은 문재인 후보 부인에게 ‘여자가 나댄다.’는 여성비하 발언을 한 편파 정치평론의 대표적 인물이다. 왜 그런 인물들을 영입했느냐는 질문에 박지원은 ‘순수하게 돕는 인사들’이라고 했다. 할 말이 없다.
 
사람을 평가할 때 그의 옆에 누가 있느냐를 보라고 했다. 노무현 대통령의 말이다. 1,600만 국민은 살을 저미는 추운 날씨에 촛불을 들었다. 어린 아들 딸의 손을 잡고 광화문 광장에 나온 젊은 엄마는 민주주의 산교육을 자식들에게 시키기 위해 촛불을 들었다고 했다.
 
이제 우리 국민은 이 나라를 이끌어 갈 지도자를 뽑는다. 손가락을 잘라 영도다리 아래로 던지는 비극을 다시는 하지 말아야 한다. 우리 손으로 뽑은 대통령이 수의를 입은 모습으로 법정에 서는 모습을 다시는 보지 말아야 한다. 법꾸라지가 법치를 농단하는 꼴도 다시는 보지 말아야 한다. 국민은 할 수 있다. 두 눈 크게 뜨고 올바른 투표를 할 때 적폐청산은 이루어지는 것이다.
 
촛불은 어느 개인을 위한 분노가 아니었다. 나라를 이 꼴로 만든 정치에 대한 국민의 분노였다. 적폐청산 없이 어떻게 개혁을 한단 말인가. 언론개혁과 재벌개혁 사법개혁은 새 정부가 반드시 국민과 함께 건너야 할 험난한 강이다. 누가 국민과 더불어 그 강을 건널 수 있는 지도자인가. 꼼꼼히 따져보고 뽑자.
 
적폐청산을 하지 못하는 한 우리가 켜 들었던 촛불의 의미는 사라질 것이며 또 다시 적폐세력 무리의 억압을 받으며 숨죽이고 살게 될 것이다. 바퀴벌레 같은 끈질긴 생명력을 가진 세력들이다. 결코 긴장을 풀면 안 된다. 결코 촛불을 끌 때가 아니다.
 
5월 9일. 승리의 촛불이 세상을 밝히는 그 날까지.
 
이기명 팩트TV 논설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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