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의 좌절에서 문재인의 성공이 나오는 이유는?

늙은도령 | 입력 : 2017/06/10 [01:25]

매우 드물지만, 공학박사의 경우에 학위 취득을 위한 실험이 실패했다고 해도 그것이 성공이나 발전을 위한 충분한 가치가 있다면 학위를 수여하기도 합니다. 공학적 발전은 숱한 실패의 경험과 정보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실패의 이유를 제대로 정리한 논문인 경우 (성공으로 가는 가장 확실한 지름길이기에) 학위를 수여하는 것이지요. 인간은 완벽하지 않고, 삶은 의도한 바를 모두 다 얻을 수 없는 선택의 연속이기에 성공보다는 실패에서 많이 배울 수밖에 없습니다. '실패가 성공의 어머니'인 이유도 이 때문이지요. 

 

     

노무현 대통령이 회고록 제목을 《성공과 좌절》로 정하고, 다음 세대를 위한 민주주의의 지침서로써 《진보의 미래》를 집필한 이유도 자신의 성공보다는 좌절에서 배울 것이 많다는 사실을 전하기 위함이었습니다. 퇴임한 대통령으로서의 노무현이 비극적인 죽음을 선택한 이유도 좌절과 실패의 책임ㅡ재평가가 반드시 이루어지겠지만ㅡ은 자신이 지고간다고 해도, 그것으로부터 후대의 성공이 나오기를 바라는 마음은 바보 노무현이 죽음에 담았을 단 하나의 간절함이었을 것입니다. 

 

국방부의 사드 보고 누락에 대한 감찰 지시와 양극화의 책임을 경총에게 질타한 것, 현충일 추모사에서의 애국 발언, 전격적으로 단행된 검찰 인사에 이르기까지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와 발언, 행보는 노무현이 했다면 어마어마한 비판과 저항에 직면했을 것입니다. 국방부 감찰 지시는 종북좌파적이라고 경총 질타는 반기업적이라고, 검찰 인사는 정치보복이라고 야당들과 수구언론으로부터, 애국 발언은 박정희를 인정한 것이라고 진보정당과 진보언론으로부터 집중포화를 받았을 것입니다.

 

노무현의 좌절과 참여정부의 실패의 대부분이 이런 식으로 만들어진 왜곡과 호도의 산물이지만, 이때의 경험 덕분에 문재인 대통령은 최선의 대처를 할 수 있었습니다. 노무현과 참여정부가 이땅의 기득권과 처절하게 싸우지 않았다면, 그리고 그런 싸움이 당시의 시대정신은 물론 오늘의 시대정신으로 승화될 수 없는 것이었다면, 노무현의 좌절과 참여정부의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아 국정을 펼치고 있는 문재인의 성공으로 이어지지 않았을 것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탈권위적 소통과 파격적 인사, 정곡을 찌르는 지시들은 노무현 대통령에게서 모두 볼 수 있었던 것들입니다. 그때에는 통하지 않았던 것들이 지금에는 통하는 것에서 노무현의 좌절과 참여정부의 실패가 '완전히 새로운 대한민국'의 밑거름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명박근혜 9년 동안 되살아난 부패 기득권들이 노무현과 참여정부의 흔적을 지우기 위해 지랄 발광을 마다하지 않았지만, 그 결과는 문재인의 당선과 친노의 부활일 수밖에 없는 것도 역사의 필연일 수 있습니다.

 

  구글 이미지

 

문재인 대통령이 노무현 8주기 추도사에서 성공한 대통령으로 돌아와 '아, 기분 좋다!'고 보고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할 수 있었던 것도 노무현의 좌절과 참여정부의 실패에서 충분히 배우고 착실하게 준비했기 때문입니다. 아직도 노무현의 좌절과 참여정부의 실패를 너무 쉽게 말하는 경향이 있지만, 문재인 정부의 국정운영 곳곳에 자리할 노무현과 참여정부의 흔적이 드러날 때마다 기존의 평가가 얼마나 왜곡됐고 호도됐는지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문재인 대통령이 운이 좋다고 말합니다. 저는 그렇게 말하지 않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운이 좋은 것이 아니라 절망에서도 희망을 찾아내는 능력과 자질이 뛰어난 대통령이라고 말합니다. 이명박근혜 9년이 지지율 2%의 노무현을 대통령으로 만들었던 시민들이 다시 깨어나는 기간이었다고 말할 수 있듯이, 정치를 그렇게 싫어했던 문재인도 노무현의 좌절과 참여정부의 실패를 자신의 운명으로 받아들여 성공한 대통령으로 거듭나는 준비를 할 수 있었던 기간이었다고 말합니다.  

 

깨어난 시민들이 똑같은 실수를 하지 않는다면 문재인 대통령은 가장 성공한 대통령으로 임기를 마칠 것이며, 동시에 노무현과 참여정부의 재평가는 저절로 이루어질 것입니다. 노무현과 참여정부의 성공은 물론 좌절과 실패에서도 너무나 배울 것이 많기 때문이며, 최소 20년에 이르는 정권재창출이 이어질 것입니다. 이재명과 안희정을 필두로 김부겸과 정청래, 표창원, 손혜원, 박주민, 김경수 등처럼 헤아리기 힘들 만큼의 인재들이 넘쳐나며, 조국과 임종석도 다크호스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노무현이 없었다면 문재인도 없었을 것이며 문재인이 없었다면 노무현도 없었을 것이라는 점에 동의한다면, 문재인 대통령이 만들고자 하는 '완전히 새로운 대한민국'은 사람보다 먼저인 것이 존재할 수 없는 사람사는 세상이 아니라면 무엇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은 대한민국 정치의 지평을 넓힐 것이며, 양궁 국가대표 선발전처럼 민주당 경선이 사실상의 본선과 다를 것이 없을 것입니다. 


출처: 늙은도령의 세상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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