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문 대통령 6,10 기념사 ”촛불은 미완의 6월 항쟁 완성시키라는...”
10년 만에 대통령 참석..이한열·박종철 열사 유족과 함께 큰소리로 '광야에서' 불러
 
서울의소리   기사입력  2017/06/10 [22:57]

6·10 민주항쟁 30주년을 맞는 10일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민주화운동 유가족과 시민사회단체 회원 등 시민들은 서울광장에 모여 민주열사들을 추모하고 '촛불혁명' 정신으로 민주주의를 이어나가자고 다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서울광장에서 열린 제30주년 6·10 민주항쟁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열린 '제30주년 6·10 민주항쟁 기념식'에서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시작은 해방과 함께 바깥으로부터 주어졌다. 그러나 우리의 민주주의를 이만큼 키운 것은 국민들이었다"며 "그 자리에 4·19혁명, 부마 항쟁, 5·18 민주화운동, 6월 항쟁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문 대통령은 "그 길은 지난 겨울 촛불혁명으로 이뤄졌다"며 "촛불은 한 세대에 거쳐 성장한 6월 항쟁이 당당하게 피운 꽃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6월 항쟁으로 성취한 민주주의가 모든 국민들의 삶에 뿌리가 되도록 해야한다"며 "문재인 정부에서 민주주의는 발전하고 인권은 확대될 것"이라고 약속했다.

 

6·10 항쟁 당시 민주헌법쟁취국민운동본부의 상임대표로 활동했던 신임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 지선 스님은 '국민께 드리는 글'에서 "30년 전 1987년 6월 전국 38개 시군에서 수백만명의 시민들이 들고일어나 호헌철폐·독재타도를 외쳤다"며 "국민이 주인이라는 민주주의 원칙을 저버리고 26년간 국민을 억압적으로 통치한 군사정권을 시민의 힘으로 끌어내렸다"고 말했다.

이어 "촛불혁명은 우리 국민이 수없이 경험했던 역사적 사건과 항쟁을 통해 피 흘려 쌓아온 결과로 세계인들이 높이 평가하는 시민혁명"이라며 "더욱 힘과 용기, 지혜를 발휘해 이 나라의 민주주의가 온전히 성취되도록 역사와 사회의식으로 각성한 민주시민이 되어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기념식에 앞서 고(故) 이한열 열사의 유족들을 만나고 이 열사의 서거 때 사진을 찍었던 외신기자에게 당시 사진을 선물 받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제30주년 6·10 민주항쟁 기념식에 참석해 사진작가 킴 뉴튼 씨로 부터 당시 촬영한 이한열 열사 추모집회 사진을 전달받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당시 사진 기자였던 사진작가 킴뉴튼씨는 이한열 열사의 장례 집회 때 당시 연세대 학생회장이던 우상호 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배우 우현씨가 이 열사의 영정사진을 들고 있는 장면을 찍었다. 이 사진을 통해 전 세계에 당시 민주화 운동이 전해지면서 반향을 일으켰다.  

킴뉴튼씨는 이날 기념식 전 문 대통령을 만나 이 사진을 담은 액자를 선물했다. 문 대통령은 "고맙습니다. 역사적인 사진이네요"라며 "잘 보겠다"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기념사를 통해 "제도로서의 민주주의가 흔들리고 후퇴하는 일은 이제 없다"며 "우리 사회가 경제민주주의를 위한 새로운 기준을 세우기 위해 모두가 힘을 모으자"고 말했다.  이에 화답한 참석 시민들은 문 대통령에게 모두 11번 박수를 보내며 민주주의 정신을 새겼다. 


문 대통령은 6월 민주항쟁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과 함께 거리 시위에 나섰던 사진이 영상에 등장하자 잠시 감상에 젖었고, 6월 민주항쟁을 상징하는 가요인 '광야에서' 제창 시간에는 자리에서 일어나 큰 소리로 노래를 불렀다. 

이날 기념식에도 문 대통령 곁에는 4부 요인이나 정치인들이 아닌 6월 항쟁 때 목숨을 잃었던 열사들의 유족들이 앉았다. 고 박종철씨의 형인 박종부씨와 고 이석규씨의 형인 이석주씨, 고 장현구씨의 부친인 장남수씨가 문 대통령의 곁에 앉았다.

 


고 이한열씨의 모친인 배은심씨와 고 이태춘씨의 모친인 박영옥씨와 누나인 이필숙씨, 고 황보영국씨의 부친인 황보문수씨와 형인 황보시목씨가 김 여사의 곁에 앉았다.  문 대통령은 기념식이 끝난 뒤에도 맨 앞줄에 앉은 유족들과 다시 일일이 악수를 하고 일부 유족들과 포옹을 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기념식은 정부와 시민단체가 4년 만에 함께 여는 행사로 진행됐다. '6월 항쟁 계승사업회' 등 민주화운동 관련 시민단체는 2014년 '민주화운동 기념사업회' 이사장에 18대 대선과정에서 박근혜 후보를 지지했던 박상증 목사가 임명되자 공식 행사 참석을 거부하고 별도 행사를 연 바 있다.

 

다음은 문 대통령의 6·10민주항쟁 30주년 기념사 전문.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오늘, 국민여러분과 함께 6·10민주항쟁 3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광장에 서니 정말 감회가 새롭습니다. 스물이 안된 청년부터 일흔의 원로까지, 제주에서 서울까지, 모두가 하나가 되고, 영남과 호남이 한 목소리로 외쳤던 함성, ‘호헌철폐, 독재타도’, 그 뜨거웠던 구호가 지금도 귀에서 생생합니다.

 

30년 전 6월, 우리는 위대한 국민이었습니다. 빗발치는 최루탄 앞에서도 꺾이지 않았던 청년학생들. 응원군에서 항쟁의 주역으로 변해간 넥타이부대. 자동차 경적을 울리고, 손수건을 흔들고, 빵을 나눠주고, 전투경찰의 가슴에 평화의 꽃을 달아주었던 시민들. 그 모두가 역사의 주인공이었습니다.

30년 전 6월, 우리는 국민이 승리하는 역사를 경험했습니다. 엄혹했던 군부독재에 맞서 불의에 대한 분노와 민주의 열망이 만들어낸 승리였습니다. 국민은 시대의 흐름을 독재에서 민주로 바꿔냈습니다.

 

대통령을 내 손으로 뽑을 권리, 국민이 정부를 선택할 권리를 되찾았습니다.  바위에 계란치기 같았던 저항들이 끝내 거대한 흐름을 만들어낸, 너무도 위대하고 감격스러운 역사였습니다. 

 

대통령 직선제만이 아니었습니다. 6월 항쟁은 우리 사회에 광장을 열었습니다.
보도지침이 폐지되고, 언론과 시민은 말 할 자유를 찾았습니다. 다양한 시민사회운동 조직이 생겼고, 억압되고 폐쇄되었던 민주주의의 공간을 확대했습니다.

 

민주주의가 아니었다면, 눈부신 경제발전도, 사회 각 분야의 다양성도, 문화와 예술도 꽃피지 못했을 것입니다. 지난 30년, 우리 사회가 이뤄온 모든 발전과 진보는 6월 항쟁에서 비롯되었습니다.

 

문재인 정부는 우리 국민들이 이룬 그 모든 성취를 바탕으로 출범했습니다. 그런 까닭에 저는 오늘, 6월항쟁의 주역인 국민과 함께 30주년을 기념하게 된 것을 매우 뜻깊고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문재인 정부는 6월항쟁의 정신 위에 서 있습니다. 임기 내내 저 문재인은 대통령이라는 직책을 가진 국민의 한 사람임을 명심하겠습니다. 역사를 바꾼 두 청년, 부산의 아들 박종철과 광주의 아들 이한열을 영원히 기억하겠습니다. 

 

항쟁을 이끌어주신 지도부, 87년 뜨거운 함성 속에서 함께 눈물 흘리고, 함께 환호했던 모든 분들께 감사와 존경의 인사를 드립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오늘, 세계가 경탄하는 우리의 민주주의가 우리 국민 스스로 만들어낸 것이라는 사실이 무엇보다 자랑스럽습니다.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시작은 해방과 함께 바깥으로부터 주어졌습니다. 그러나 오늘 우리의 민주주의를 이만큼 키운 것은 국민들이었습니다. 그 길에 4.19가 있었고, 부마항쟁이 있었고, 5.18이 있었고, 6월 항쟁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길은 지난 겨울 촛불혁명으로 이어졌습니다. 촛불은 한 세대에 걸쳐 성장한 6월 항쟁이 당당하게 피운 꽃이었습니다. 우리는 6월 항쟁을 통해 주권자 국민의 힘을 배웠습니다. 

 

촛불혁명을 통해 민주공화국을 실천적으로 경험했습니다. 6월의 시민은 독재를 무너뜨렸고 촛불시민은 민주사회가 나아갈 방향과 의제를 제시했습니다. 촛불은 미완의 6월 항쟁을 완성시키라는 국민의 명령이었습니다.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우리 앞의 과제는 다시 민주주의입니다. ‘더 넓고, 더 깊고, 더 단단한 민주주의’를 만들어가야 합니다. 6월 항쟁으로 성취한 민주주의가 모든 국민의 삶에 뿌리내리도록 해야 합니다. 민주주의가 구체적인 삶의 변화로 이어질 때, 6월 항쟁은 살아있는 현재이고 미래입니다.

 

민주주의는 제도이고, 실질적인 내용이며, 삶의 방식입니다. 저는 이 자리에서 약속드리고 제안합니다. 제도로서의 민주주의가 흔들리고 후퇴하는 일은 이제 없습니다. 문재인 정부에서 민주주의는 발전하고 인권은 확대될 것입니다. 

 

모든 권력은 국민에게 있습니다. 헌법, 선거제도, 청와대, 검찰, 국정원, 방송, 국민이 위임한 권한을 운용하는 제도도 마찬가지입니다. 권력기관이 국민의 의사와 의지를 감시하고 왜곡하고 억압하지 않도록 만들겠습니다.

 

이제 우리의 새로운 도전은 경제에서의 민주주의입니다. 민주주의가 밥이고, 밥이 민주주의가 되어야 합니다. 소득과 부의 극심한 불평등이 우리의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일자리 위기가 근본 원인입니다.

 

제가 일자리대통령이 되겠다고 거듭거듭 말씀드리는 것은 극심한 경제적 불평등 속에서 민주주의는 형식에 지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일자리는 경제의 문제일 뿐 아니라 민주주의의 문제입니다. 

 

그러나 정부의 의지만으로는 어렵습니다. 우리 사회가 함께 경제민주주의를 위한 새로운 기준을 세워야 합니다. 양보와 타협, 연대와 배려, 포용하는 민주주의로 가야 합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노동자, 시민사회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합니다. 

6월 항쟁 30주년을 디딤돌 삼아 우리가 도약할 미래는 조금씩 양보하고, 짐을 나누고, 격차를 줄여가는 사회적 대타협에 있다고 저는 확신합니다. 결코 쉽지 않은 일이지만 반드시 해내야할 과제입니다.

 

대통령과 정부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진정한 노사정 대타협을 위해 모든 경제주체의 참여를 당부 드립니다. 

누구나 성실하게 8시간 일하면 먹고사는 것 걱정 없어야 합니다. 실패했더라도 다시 기회를 가져야 합니다. 그렇게 함께 사회경제적 불평등을 해소해가는 것이 민주주의입니다. 정치권에서도 함께 힘을 모아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한 가지, 꼭 함께 기억하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6월 항쟁의 중심은 특정 계층, 특정 지역이 아니었습니다. 사제, 목사, 스님, 여성, 민주정치인, 노동자, 농민, 도시빈민, 문인, 교육자, 법조인, 문화예술인, 언론출판인, 청년, 학생, 그 모두가 ‘민주헌법쟁취 국민운동본부’로 모였습니다.

 

전국 22개 지역에서 동시에 열린 6.10 국민대회가 6월 26일, 전국 34개 도시와 270여 곳에서 동시에 열린 ‘민주헌법 쟁취를 위한 국민평화대행진’으로 확대되었습니다. 이처럼 6월 항쟁에는 계층도 없었고, 변방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승리했습니다.

 

저도 부산에서 6월 항쟁에 참여하며, 민주주의는 물처럼 흐를 때 가장 강력하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독재에 맞섰던 87년의 청년이 2017년의 아버지가 되어 광장을 지키고, 도시락을 건넸던 87년의 여고생이 2017년 두 아이의 엄마가 되어 촛불을 든 것처럼, 사람에서 사람으로 이어지는 민주주의는 흔들리지 않습니다. 

 

정치와 일상이, 직장과 가정이 민주주의로 이어질 때 우리의 삶은 흔들리지 않습니다.

그렇게 우리의 삶,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 역량이 더 성숙해질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갑시다. 관행과 제도와 문화를 바꿔나갈 일은 그것대로 정부가 노력하겠습니다. 

 

우리 주변에 일상화되어있는 비민주적인 요소들은 우리 모두 서로 도와가며 바꿔나갑시다. 개개인이 깨어있는 민주시민이 되기 위한 노력은 그것대로 같이 해나갑시다.

민주주의가 정치, 사회, 경제의 제도로서 정착하고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일상에서 민주주의로 훈련될 때, 민주주의는 그 어떤 폭풍 앞에서도 꺾이지 않을 것입니다.

 

6월 항쟁의 이름으로 민주주의는 영원하고, 광장 또한 국민들에게 항상 열려있을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2017년 6월 10일 

 

제19대 대한민국 대통령 문 재 인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Share on Google+ 구글+ 카카오톡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스토리 밴드 밴드 네이버블로그 블로그
기사입력: 2017/06/10 [22:57]  최종편집: ⓒ 서울의소리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제목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주간 베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