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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조로 뒤덮힌 금강, "이런 강물로 농사 짓는다니..."
환경부는 이명박이 자행한 4대강 사업을 알면서도 묵인하고 부역했다.
 
서울의소리   기사입력  2017/06/13 [18:38]

금강이 녹조로 물들고 있다. 강물에 떠다니는 녹조는 페인트를 풀어 놓은 듯 두껍다. 붕어·자라도 죽었다. 사체인 쇠파리가 들끓고 구더기가 꿈틀거린다.

 

강물을 뒤덮은 녹조밭에 자라가 배를 뒤집고 죽었다. ⓒ김종술


오마이 뉴스에 따르면 12일 모니터링을 위해 찾은 충남 논산시 강경읍 황산대교 
폭 300m 정도의 강물이 온통 파랗다. 늪지나 저수지에 서식하는 수생식물인 '마름'도 강물을 촘촘히 뒤덮고 있다. 파도에 밀려든 녹조로 강변 둔치에 쌓아 놓은 석축이 녹색으로 물들었다. 죽은 쇠파리가 잔뜩 달라붙었다. 배를 뒤집고 죽어간 자라도 보인다.

 

녹조의 농도를 확인하기 위해 담근 막대는 녹색 페인트를 바른 듯하다. 손을 담가 보았다. 끈적끈적할 정도로 농도가 진하다. 손을 넣어 흩트려 보았으나 2~3초 만에 다시 모여든다. 주변엔 희끗희끗 만지면 피부병을 일으킬 수 있다는 남조류 '마이크로시스티스(Microcystis)' 독성물질인 '마이크로시스틴(Microcystin)'도 보인다.

 

동행중인 성가소비녀회 최 다니엘 수녀가 버려진 컵을 주워서 녹조가 가득한 강물을 담았다. 강변 석축에 쏟아붓자 주변이 녹색으로 물든다. 순식간에 주변에 있던 쇠파리들이 몰려든다. 최 다니엘 수녀가 말문을 열었다.

 

녹색 페인트를 풀어 놓은 듯 창궐한 녹조에 최 다니엘 수녀가 들어갔다. ⓒ김종술

 

"처음 보는 것으로 단순히 녹색으로만 생각했는데 속이 메슥거릴 정도로 냄새가 심각하다. 두려운 마음에 만져 보았는데 점성이 진했다. 이런 강물로 농사를 짓는다고 생각하니 눈앞이 캄캄하다."


13일 환경부 수질관리과와 녹조 관련 두 명의 팀장급 담당자가 오마이 뉴스 기자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왔다. 기자는 지난 2009년부터 4대강 사업 취재를 해으나 환경부가 기자에게 직접 전화를 해온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그러나 현장을 찾았다는 환경부 담당자는 녹조가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하루 만에 녹조가 사라졌다는 소식을 듣고 다시 현장을 찾았다. 금강 우안인 부여군 세도면에서 좌안인 논산시 강경읍 방향으로 바람이 불고 있다. 말끔하게 풀이 제거된 둔치를 지나 키 높이 만큼 자란 수풀을 헤치고 물가로 다가갔다. 

시커멓게 눈앞을 뒤덮은 날파리가 먼저 반긴다. 앞장서서 걷던 최 다니엘 수녀가 손수건으로 코를 막는다. 어제보다 더 많은 녹조가 밀려 와있다. 한 두 마리 보이던 죽은 물고기도 오늘은 10여 마리 정도다. 최 다니엘 수녀가 긴 한숨을 쉰다.
 
 손으로 강물을 떠보니 끈적끈적 녹색 페인트를 손에든 느낌이다. ⓒ 김종술
 
"이런 강물로 농민들이 농사짓고 산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아픕니다. 자유롭게 뛰어놀아야 할 물고기들이 죽어가는 것을 보니 눈물이 납니다. 이런 게 국가권력자에 의한 폭력이 아니고 뭔가요. 문재인 대통령은 국가재난사태를 선포하고 지금 당장 강을 되살려야 합니다."

하루 사이에 더 짙어진 녹조를 보면서 가슴이 먹먹해진다. 지난 8년간 1년에 300일가량 강에서 살면서 1040개가 넘는 4대강 기사를 쏟아냈다. 물고기 떼죽음과 녹조 발생, 큰빗이끼벌레, 실지렁이와 붉은 깔따구 등이 발생할 때마다 환경부에 입장을 듣기 위해 수 없이 전화했었다. 그때마다 돌아오는 답변은 늘 이랬다.

"(물고기 떼죽음) 조사 중입니다."
"(녹조) 확인해 보겠습니다."
"(큰빗이끼벌레) 확인하고 있습니다."
"(실지렁이·붉은 깔따구) 확인해 보겠습니다."
 
녹조가 뒤덮은 강물 곳곳에서 죽은 물고기가 발견되었다. ⓒ 김종술
 
환경부는 이명박 집단이 자행한 4대강 사업에 알면서도 묵인하고 부역했다. 박근혜때는 우리 강이 최악의 상태라는 것을 뻔히 알았다. 국민들의 식수원 오염도 알고 있으면서 사실상 방치했다. 이것은 직무유기로 봐야 한다. 따라서 지난 10년간의 환경부 잘못에 대해서는 환경부 장관이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

또 환경부가 환경부답게 일 할 수 있도록 스스로 성찰하고 재발방지책을 세워야 한다. 보고 싶은 것만 보았던 환경부의 변화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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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6/13 [18:38]  최종편집: ⓒ 서울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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