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K 사건 방송...김경준 인터뷰 자르고 이명박이 과거 해명 추가한 MBC

MBC 시사매거진 2580 박종옥 기자, BBK 김경준 인터뷰 방송 지연·축소…“미국출장도 사비로. 2580 살려달라”

서울의소리 | 입력 : 2017/06/17 [09:38]

희대의 사기꾼 이명박이의 BBK 사건을 추적한 MBC 시사매거진 2580 “BBK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편이 지난 11일 방송하기까지 데스크의 거절·방송일정 지연·방송분량 축소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 데스크가 추가한 2012년 한나라당 대선 경선 당시 이명박 후보의 주장 부분.

     11일 MBC 시사매거진 2580 방송화면 갈무리.


미디어오늘 보도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후 해당 편을 취재한 박종욱 기자는 사내 게시판을 통해 “시사매거진 2580을 살려주십시오”라는 글을 남겼다. 박 기자는 해당 글에서 자신의 취재과정을 다음과 같이 상세히 밝혔다 

 

박 기자는 지난 2014년 11월 대규모 부당전보 인사를 통해 신사업개발센터와 인천총국에서 2년 넘게 근무하다 지난 4월13일 대법원에서 부당전보 소송에서 이겨 원 부서였던 시사제작국 시사제작2부 2580팀으로 복귀했다.

 

박 기자는 첫 아이템으로 지난 3월 BBK 사건으로 수감됐다가 만기출소한 김경준 전 BBK 대표 인터뷰를 추진했다. 연락처를 알아내는데 2주가 걸렸고, 사전 취재로 대통령 선거날 이명박을 취재하기도 했다. 5월10일 박 기자는 정식으로 아이템을 보고했지만 조창호 시사제작국장에게 아이템이 거절됐다는 이야기를 전달받았다.

 

인터뷰 일정이 이미 잡혔기 때문에 박 기자는 자비로 김 전 대표가 있는 미국으로 향해 이틀에 걸쳐 8시간 넘게 인터뷰를 진행했다. 조 국장과 박성준 시사제작2부장은 김 전 대표 인터뷰 방송에 대해 부정적이었다고 전했다. 두 사람은 ‘김경준이 억울하면 알아서 하라고 하지 왜 우리가 나서냐’, ‘사기꾼 말을 들어서 뭐하냐’, ‘김경준 얼굴 자체를 보고싶어 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고 박 기자는 전했다.

 

그러다 갑자기 아이템을 진행하라는 지시가 떨어졌고, 6월4일로 방송 일정이 잡혔다. 하지만 박 부장은 자신이 ‘공부할 시간이 충분치 않다’는 이유로 방송 순서를 바꾸라고 지시했다고 했다.

 

박 기자는 “다른분도 아니고 이명박, 박근혜 정부 내내 청와대 최장 기간 출입기자로 능력을 인정받은 분이었고, BBK 사건 당시에도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를 쫓으면서 사건의 흐름을 잘 알거라 믿었던 부장이어서 더욱 이해가 되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 박종욱기자가 5월9일 대선 당일 투표를 마친 이명박에게 BBK 사건에 대해 질문하는 모습.  11일 MBC 시사매거진 2580 방송화면 갈무리. 

 

박 기자는 방송날짜를 11일로 약속받았지만, 취재부서에서 편집국에 11일 결방을 요청하기도 했다. 대체 프로그램이 없는 등의 이유로 11일 방송이 확정됐고, 박 기자는 3일 전인 8일(금) 기사를 올렸다. 사건이 복잡하기도 해 처음에는 17분이 넘는 분량이었다. 1차 데스킹에서 기사 수정이 거의 없었지만 다음날 와보니 분량이 3분 이상 줄었고, 후반부 김경준 인터뷰 내용은 거의 사라졌다고 박 기자는 주장했다.

 

박 기자는 “대신 취재요청을 거부했던 이명박 전 대통령의 해명은 곳곳에 들어갔다”며 “기사가 길다는 이유로 김경준의 인터뷰는 자르면서, 직접하지도 않은 이 전 대통령의 해명을 굳이 배치하는 의지를 보였다”고 비판했다.  

 

11일 방송분을 보면 한나라당 경선 과정에서 BBK 주가조작 의혹에 대해 이명박이 “온갖 음해에 시달렸다”며 “여러분 이거 다 거짓말인거 아시죠”라고 말하는 부분, 이 전 대통령이 “BBK와 관련없다”고 주장하는 부분, 이명박이 다스와 자신이 관계가 없다고 하는 부분 등 이명박 입장이 과거 자료영상들을 이용해 실렸다. 이 중 일부는 박 기자가 만든 원본에도 있었지만 일부는 데스킹과정에서 추가한 부분이다. 

 

실제 박 기자가 이명박을 취재한 부분은 대선 당일 BBK 문제에 대해 묻자 이명박이이 ‘투표에 대한 이야기를 질문하라’며 예민하게 반응한 부분과 이명박 측에서 “더 이상 설명할 게 없다”며 취재를 거부한 부분이다

 

박 기자는 “데스킹 과정만 꼬박 28시간이 걸렸다”며 소위 김경준의 주장을 ‘톤다운’하고 이명박 측 주장을 강화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출장 처리를 해주지 않을 것 같다는 얘기도 들린다”고 덧붙였다. 미국 출장 지원이 되지 않는다면 취재데스크가 해당 취재를 방해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박 기자는 조 국장에게 “‘아이템 가치가 없고, 본인이 있는 한 절대 안 된다’는 아이템이 어찌됐든 방송됐다”며 “이쯤되면 아이템을 판단할 만한 능력이 없는 것은 물론 자신의 직을 걸고 한 말이 지켜지지 않게 됐으니 그 자리에 있을 이유가 없다는 걸 스스로 증명한 셈”이라고 주장했다.  

 

박 기자는 박 부장에게 “2580에 대한 애정도 많다고 했는데 전혀 없어 보인다”며 “이 아이템을 논외로 하더라도 얘기되는 아이템은 ‘부담스럽다’고 킬하고 사전취재 과정부터 검열받고 시작하라고 하고 기사 송고 데드라인만 앞당길 것만 지시하는 건 프로그램에 대한 애정을 가진 부장의 모습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박 기자는 해당 방송에서 “(김경준) 인터뷰의 반도 활용하지 못해 검찰, 가짜편지 등의 쟁점은 소개하지도 못했다”며 “후속 아이템을 진행하려고 발제했으니 칭찬하고 지지해달라”고 했다.

 

이에 대한 입장을 듣기위해 미디어오늘이 조 국장과 박 부장에게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답을 듣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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