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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광 굉음에 귀 먹었는데 '나이탓' 보상 거부하는 근로복지공단

 태백 김재욱 시의원 문제해결에 동참하기로. 

심경호 | 기사입력 2017/06/29 [23:10]

탄광 굉음에 귀 먹었는데 '나이탓' 보상 거부하는 근로복지공단

 태백 김재욱 시의원 문제해결에 동참하기로. 

심경호 | 입력 : 2017/06/29 [23:10]

 

▲ 경제개발시대 광부 작업 모습.태백석탄박물관 전시.     © 심경호


"방법은 달랐지만, 나라를 위한 헌신과 공로는 한결같았다."

 

지난 6일, 제62회 현충일 추념사에 문재인 대통령이 파독 광부들을 초빙/예우하는 파격행보를 보이며 한 말이다.

 

▲ 문재인 대통령. (출처-문재인 공식 트위터)     © 심경호


광산 노동자들이 대통령 주최의 보훈행사에 '국가유공자'로 초청받기는 이번 정부가 처음이다.

 

이 날 문 대통령은 파독 광부, 간호사들을 격려하며 "오랜 시간 동안 그 공로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다", "마음의 훈장만으로 다 보답할 수 없지만 한 걸음씩 우리 사회의 인식을 확산시켜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출범한지 얼마 지나지 않은 정부에서 이렇게 적극적으로 광산 노동자들을 대우하는 모습에 많은 사람들이 기대를 걸고 있다.


과거 경제개발 시절, 수많은 광부들이 광산에서 목숨을 건 채 탄을 캐어 국가 산업을 일으키는 기반을 세웠었다.


수천미터 지하 갱도의 열악한 장비와 환경에도 불구하고, 가족과 국가를 위해 일 한 노동자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경제강국 대한민국이 있는 셈이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이 산업전사들에 대한 예우는 갈 길이 멀어 보인다.

 

파독광부 권태규씨(71) 젊은 시절을 광산에서 보내다가 소음성 난청이 생겼다. 하지만 근로복지공단에선 나  이를 이유로 보상해주지 않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에게 기대하는 바가 클 수밖에 없는 이유다.    © 심경호

 

좁은 갱도에서 기관총 포화를 연상시키는 착암기 소리, 쓰고 있던 작업 핼멧도 날려버리는 다이너마이트 발파음과 중장비 굉음에 그대로 노출된 채 20,30년 동안 일했던 노동자들 대부분이 소음성 난청에 시달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근로복지공단에서는 이 산업전사들에 대한 보상을 피해가고 있기 때문이다.


보상 신청 당사자들이 노인. 즉 나이가 많아 못해주겠다는 것이 그 이유다.

 

대부분이 60,70 노인인 광산 노동자들은 근로복지공단의 태도에 개탄 스러울 뿐이다.

"광산에서 똑같이 일하다 병 난건데 (보상을) 늙으면 안해주고 젊으면 해준단거요...? 그런게 어딨어요? "


"일허다 난청이고 뭐고 귀에서 고름이 탄가루 섞여서 나와도 그런가보다 하며 그냥저냥 살아온건데..."


젊은 시절을 내내 광산에서 보낸 주름살이 훤해진 광부들의 말이다.

 

▲ 김재욱 태백시의원. (출처- 김재욱 태백시의원)     © 심경호

 

이에 평소 광산 진폐증 환자의 고통에 귀기울이던 태백시 김재욱 시의원을 찾아 이야기를 들어봤다.

 

김 시의원은 먼저 "목숨이 오가는 불치병인 진폐증에 집중하다보니 비교적 소음성 난청에 대해서는 미처 관심을 기울이지 못한 것이 사실입니다."고 고백하며 이야기를 이어 갔다.

"수천km 아래 좁고 어두운 막장에서 소음은 물론이고 갱이 무너져 내리기도 하고, 수맥이 터져 굴속에서 물에 잠겨 죽기도 하고, 낙석에 부딪쳐 부상을 당하기도 하면서 수많은 사람들이 죽었습니다.


그럼에도 가족을 위해, 국가를 위해 목숨 걸고 광산에 들어가신 분들 덕에 1970년대 에너지 파동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의 국가 기간산업의 맥박을 멈추지 않게 하였습니다.


광산이 발달한 태백은, 광산이 문을 닫는 요즘들어 현재 인구가 13만에서 5만으로 줄었지만, 과거 국가 에너지,경제 발전에 기여를 한 자랑스런 지역입니다."라고 하며 태백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진폐증을 앓고 있는 환자들을 찾아가 대화를 하려고 하면, '뭐라고? 뭐라고?' 하면서 잘 듣지 못해서 다시 큰소리로 말해야 될 정도로 귀가 안좋으신 어르신들이 많습니다. 진폐를 앓고 계신 분들 대부분 난청까지 앓고 있다고 판단해야 하죠. 이외에 오래 광부일을 하신 분들 (소리를)들으시는게 대부분 이렇습니다."고 호소했다.

 

"광산 노동자 분들 모두 좁은 갱도 내에서 울려퍼지는 발파소리, 중장비 소리, 착암기 소음에 노출될 수 밖에 없었고 귀가 나빠지게 된 것은 당연합니다."며 노인성으로 몰아 보상을 거부하고 있는 근로복지공단의 일처리에 대해 "일반 노인들이 나이를 먹어가면서 가는 귀가 먹는 것 하고, 굉음과 소음이라는 외부 충격에 의해 귀가 먹은 광부들의 난청하고는 취급을 달리해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시의원은 끝으로 "어르신들 같은 경우엔 뭐라고 표현해야 할까... '나 하나가 참으면 만사가 행복하다.' 는 생각을 가지고 있고 나라를 생각해서 힘든걸 잘 표현을 안하세요. 그래서 저희가 더욱 발벋고 나서서 도와드려야 하는겁니다."


"이 분들의 고통을 외면하고 나이탓으로 돌리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이상 이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데 힘을 보태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탄광 광부들의 소음성 난청 문제해결을 위해 활동하고 있는 신현종노무사는 "근로복지공단이 보상을 안해주기 위해 애를 쓰기 보다 보다 적극적으로 보상을 해 주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말했다.

 

이어 "소음노출로 인해 소음성 난청에 걸린 분들 단 한 분이라도 누락되어 억울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하면서 "오는 2017년 7월 7일 오후 2시 광화문1번가 정책제안마당에 노인성 난청이라고 보상을 거부당한 탄광광부분들을 모시고 기자회견 및 정책제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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