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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철 칼럼] 안철수의 ‘대책’ 없는 사과와 반성
5년 뒤에 50% 넘는 득표율로 대통령 되겠다는 생각 아직도 유효한가
 
김종철 자유언론실천재단 이사장   기사입력  2017/07/13 [05:02]

지난 대선에서 국민의당 후보였던 안철수가 12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었다. ‘문준용 취업 의혹 조작’ 사건에 대해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박주선이 지난달 26일 사실을 인정하고 공개적으로 사과를 한 뒤 16일 만에 언론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참담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고 말문을 연 안철수는 “국민의당 후보로서 책임을 통감한다”며 국민과 당원, 동료 정치인들에게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이번 사건에 대한 정치적, 도의적 책임은 전적으로 후보였던 제게 있다”며 “모든 짐을 짊어지고 가겠다”고 다짐했다. 안철수의 사과와 반성은 기자회견 문안만 놓고 보면 진정성과 겸허함의 표현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가 회견문을 낭독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한 내용을 면밀히 따져 보면 그의 사과와 반성은 눈앞에 닥친 위기와 곤경을 모면하려는 것이지 지지율이 3.6%까지 폭락한 국민의당을 되살리겠다는 대책이나 방안과는 거리가 한참 멀다. 

 

그는 “정치적 책임을 어떻게 질 것인가”라는 질문에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반성과 성찰의 시간을 가지겠다. 당을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역할을 다하겠다”고 대답했다. 그리고 “정계 은퇴까지 고려하는 건가”라는 물음에는 “당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깊이 고민하겠다”는 말로 에둘러 갔다.
 
TV로 생중계되는 기자회견을 모두 보고 나서 나는 안철수라는 정치인의 ‘안개 속 행보’를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그가 당을 위해 모든 역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실천하려면 16일 전에 박주선이 기자회견을 하던 자리에 동석했어야 마땅하다. 비대위원장인 박주선이 대선 당시 전권을 잡고 있던 후보 안철수에게 기자회견 내용을 미리 알리지 않았을 리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유미가 남동생과 함께 조작한 카톡 화면과 녹음파일의 ‘공동정범’으로 전 최고위원 이준서가 구속되기 직전까지 안철수는 속초에서 모자로 얼굴을 가린 채 ‘음식 기행’을 하고 있었다.
 
이준서는 안철수가 ‘창업주’라고 자처한 국민의당에 ‘인재 1호’로 영입한 사람이고 이유미는 대학원 제자이자 그의 최측근으로 활동한 여성이다. 안철수는 기자회견에서 그런 사실을 구체적으로 언급한 뒤 사과와 반성을 했어야 한다. 그는 ‘조작 사건’의 최대 피해자인 문재인과 그의 아들 문준용에 대해서 "심적 고통을 느꼈을 당사자에게도 사과드린다"는 말로 어물쩍 넘어가버렸다.
 
이유미가 구속된 뒤 안철수의 측근 쪽에서는 검찰의 수사 결과를 지켜본 뒤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전했다. 그가 그런 원칙을 철저히 지키려면 대선 당시 국민의당 공정선거추진단 단장 이용주와 부단장들, 그리고 당 대표 겸 상임선대위원장 박지원은 물론이고, 검찰이 안철수까지 참고인으로 소환해 조사를 한 다음에 기자회견을 가졌어야 한다.
 
안철수는 지난 대선에서 자유한국당 후보 홍준표에게도 뒤진 3등으로 낙선한 직후 패배에 대해 응분의 반성과 사과를 하지도 않은 채 “5년 뒤 대선에서 50% 이상의 득표율로 대통령이 되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아직도 그런 ‘꿈’을 버리지 않은 채 ‘반성과 성찰의 시간’을 가진 뒤 정치 일선으로 복귀하겠다는 것인가? 평당원일 뿐인 안철수가 지금처럼 모호한 태도를 계속 보인다면 그의 앞길에는 지난 대선 때의 참패보다 더 혹독한 시련이 도사리고 있을는지도 모른다.

 

자유언론실천재단 김종철 자유언론실천재단 이사장ㆍ동아투위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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