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언론에서 보도되지 않았던 이명박 아들 마약사건 진실

마약공급책 송창주는 친구라 부르고, 이시형은 송창주를 모른다고 하는데…‘그들을 심판할 자 과연 누군가?

서울의소리 | 입력 : 2017/08/01 [16:18]

2015년 8월 <선데이저널>이 단독으로 보도해 정가에 큰 파문을 일으켰던 이른바 김무성 사위 마약사건이 KBS의 ‘추적60분’의 탐사보도로 재점화 될 조짐이 보이고 있다. 당시 사건은 여당 대표 친인척의 마약 복용 사건에 초첨이 맞춰졌었지만,

 

본지 특종 보도로 인해 이명박 아들 시형 씨가 이 사건에 연루된 사실이 드러난 바 있다. 이 사건은 유력 인사 자제들의 마약 사건이 원인이긴 했지만, 본질은 본국 법원과 검찰이 연관된 법조 비리였다. 검찰은 아예 김무성 사위 이상균 씨에게 턱없이 낮은 형량을 구형했고, 시형 씨는 아예 사건 수사에서 제외시켜버렸었다.

 

당시 김무성의원의 사위 이상균의 변호사는 이명박 정권에서 서울중앙지검장을 지냈고 현재 자유한국당 국회의원인 최교일 의원이 변호사였다. 박근혜 정권이 정적 김무성 전 대표를 치기 위해 이용했던 사건의 진실이 본지 보도를 통해 드러났음에도 본인들의 정치적 목적만 달성하는데서 멈췄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에서 보수정권 9년 간의 권검(權檢)유착 적폐청산을 위해 과거 사건을 되짚어 보기 시작하면서 다시 이 사건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문재인 정부에서도 사장직을 유지하려는 KBS부터 이 사건을 다시 다루려 하고 있으며,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도 사석에서 정치인 마약 사건을 엄벌에 처하겠다고 공언하고 있어 향후 전개될 상황에 대해 귀추가 주목된다. 정권 교체 후 재조명되고 있는 전직 대통령의 아들과 한때 대권주자 1순위로 꼽히던 김무성 현 바른정당 의원 사위와 이른바 부유층 자제들과 유명 여자연예인까지 포함된 마약사건의 진실을 선데이저널이 다시 추적했다.<리차드 윤 취재부 기자>

 

문재인 정부는 이명박, 박근혜 정권 9년 간 각종 의혹들을 하나 둘 밝혀나가려 하고 있다. 4대강 사업, 방위사업 비리,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 등이 여기에 포함되어 있다. 국정원 댓글 사건으로 좌천됐던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 역시 지난 정권 비리들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KBS를 비롯한 본국 언론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사건이 급부상하고 있다. 이른바 김무성 사위 마약 사건으로 알려진 사건이 그것이다.

 

▲ KBS-2TV 추적60분팀은 본사를 전격 방문해 당시 보도상황과 정황증거들을 수집해 보도, 정관재계에 엄청난 파문을 던졌다. 사진은 추적 60분 프로그램 캡쳐.
 

청와대 민정수석실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그리고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까지 이 사건에 다시 관심을 나타내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은 법조계에 대한 정치권의 외압 의혹, 전직 대통령 아들과 유력 정치인 사위와 부유층 자제들의 모럴 헤저드, 썩어빠진 법조계의 현실 등을 한 번에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휘발성이 강하다. 오히려 국정원 댓글 사건이나 방산비리 보다 대중이 더욱 관심을 가질만한 사건이다. 이 사건을 제대로 조사하면 정치권, 국가정보원, 법원, 검찰 등의 적폐가 한꺼번에 드러날 가능성이 높다.

 

윤석열 지검장 재수사 시사

 

이 사건은 2015년 8월 동아일보의 보도를 통해 처음 알려졌다. 김 전 대표의 사위가 2월에 마약 사건으로 집행유예를 받은 사건이 반년이 지난 8월에야 외부로 알려진 것이다. 당시는 총선을 약 8개월 앞둔 시점으로 집권 여당의 두 계파인 친박과 비박계가 공천권을 사이에 두고 권력투쟁 조짐이 보이던 시점이었다. 비박계 수장인 김무성 전 대표 사위의 마약 사건이 알려지면서 김 전 대표는 정치적으로 큰 타격을 입었고, 결국 2016년 4월 총선의 공천권은 사실상 친박계가 가져갔다. 김 전 대표는 당선이 확실한 의석수 100석 중 기껏해야 20~30석 정도의 공천권만 가져갔고, 나머지는 친박계가 행사했다.

 

▲ 제994호(2015년 9월 20일)
 

이 과정에서 김무성의 사위 이상균의 마약사건이 언론에 흘러나오면서 김무성 의원을 정치적으로 무력화시키기 위해 의도적으로 ‘청와대가 흘린 것이 아니냐’ 라는 의혹이 있었다.


김 전 대표 사위의 모럴헤저드 그리고 봐주기 수사에 초점이 맞춰져 보도됐던 이 사건은 본지 보도로 인해 확산되면서 정치권을 강타했다. 이 사건에 연루된 인물들이 유력인사의 자제들이고 그 중 한 명이 이명박 전 대통령의 아들이란 사실이 이시형씨의 친구인 마약공급책 송창주와 조흥진의 수사과정에서 언급됐다는 사실이 본지 보도를 통해 드러난 것이다. 특히 본보는 당시 검찰 수사 보고서를 단독으로 입수해 큰 파장을 일으켰다.

 

당시 본지는 한국의 깊숙한 제보자로부터 단독으로 입수한 수사보고서를 보도하면서 『이들이 적발된 것은 이시형의 친구이자 마약공급책인 송창주가 잡혀 진술하면서라고 함. 송창주를 통해 멤버들이 모였고 같이 마약을 했다는 것. 한편 노영호(불구속기소)의 경우 마약 전과가 세 번째 이르며 의사면허를 박탈당함. 그는 첫 번째 벌금형, 두 번째는 집행유예를 받은 전력이 있음. 또 이상균은 구속돼 성동구치소에 수감됐으며 수감번호는 5195임』이라고 적시되어 있다.


본지는 취재 과정에서 석연치 않은 점을 발견했다. 마약공급책인 송창주씨는 공예가로 이시형씨의 친구로 밝혀졌으며 송씨는 수사과정에서 이시형씨의 이름을 포함해 6명의 이름을 불었으나 검찰은 유독 이씨만을 수사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

 

▲ 제995호(2015년 9월 27일)

 

그러나 정작 이시형씨는 이번 ‘추적60분’ 팀의 서면 답변을 통해 ‘송창주라는 사람을 전혀 알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정작 추적60분 팀이 송창주가 형을 살고 있는 감옥까지 찾아가 인터뷰를 한 결과 ‘이씨와 친구지만 같이 마약파티를 하지 않았다’고 서로 상반된 주장을 펴고 있다. 특히 송창주씨는 ‘자신이 형을 다 살았는데 이제 와서 왜 친구를 끌어들이겠느냐’라며 묘한 여운을 남겼다.

 

상습마약투약자들에 모두 집행유예 선고

 

본지 취재에 따르면 당시 검찰 수사와 법원 판결은 이 씨 및 이 씨와 함께한 상습 투약자들이 전과가 없는 초보 뽕쟁이였다는 점을 밑바닥에 깔아놓고 모든 일처리를 했다. 법원은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상균 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또 160시간의 사회봉사 및 40시간의 약물치료강의 수강 명령을 내리고 605만원을 추징했다. 당시 검찰과 이씨가 1심 판결에 항소하지 않아 형이 확정됐다.

 

2011년 12월부터 2014년 6월까지 모두 15차례에 걸쳐 코카인, 필로폰, 엑스터시, 스파이스, 대마 등 마약류를 사들여 지인들과 서울시내 클럽, 지방 휴양리조트, 주차된 차 안 등에서 상습적으로 마약을 투약 및 흡입했던 ‘뽕쟁이’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한 것은 누가봐도 봐주기 선고가 분명했다.

 

동아일보는 김무성 전 대표에 대한 법원의 봐주기 판결과 검찰이 항소하지 않은 점만 문제 삼았는데, 본지 보도로 검찰이 제대로 된 수사를 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불거지기 시작했다. 일단 검찰은 이상균 씨와 마약을 함께 했던 인사들에 대해 마약 공급책 송창주씨의 진술이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해 마약수사의 기본인 초등수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

 

본지는 이 과정에서 최교일 전 서울중앙지검장의 역할에 주목했다. 최 변호사는 검찰 고위직 출신은 마약 사건을 수임 하지 않는다는 전례를 무시하고 이번 사건을 맡았다. 뿐만 아니라 당시 사건을 수사했던 동부지검 강력부 검사가 다음 정기인사에서 영전했다는 소문이 검찰 내부에 파다하다는 것도 검찰 수사가 이상했음을 보여주는 방증이다.

 

▲ 제996호(2015년 10월 4일)

 

당시 검찰 수사와 관련해 석연치 않았던 점은 크게 두 가지였다. 이 사건은 중간공급책이었던 조홍진(현재 구속 중)씨가 마약에 취해 모텔에서 난동을 부리다 경찰에 잡힌 것으로 시작됐다. 조 씨는 경찰 수사에서 마약에 취해 자신이 마약을 공급한 고객들과 자신이 마약을 받아오는 상위 공급책의 이름을 모두 진술했다. 그런데 조 씨의 입에서 나오는 인물들이 하나 같이 거물급 인사들이었고, 사건을 지휘하던 검찰에 비상령이 내려졌다.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

 

일단 검찰은 상위 공급책인 공예예술가 송창주씨를 구속해 진술을 받아냈고, 이 과정에서 이상균 씨 및 CF감독 배성진, 미즈메디병원 노성일 이사장의 아들 노성호 씨, 그리고 힙합가수 B씨, 여자 연예인 L 씨 등의 이름이 나왔다. 시형 씨의 이름도 여기서 나왔다.

 

검찰은 이상균 씨의 집에서 17개의 주사기를 발견했는데 이 중에 한 주사기에서 이 씨가 아닌 다른 남녀의 DNA가 검출됐다. 검찰은 검출된 DNA가 누구의 것인지 찾는 것은 모래사장에서 바늘을 찾는 것과 같다고 말했지만, 확보된 진술과 채취된 DNA가 있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진술에 언급된 사람들의 DNA와 확인만 하면 되는 것이다. 하지만 검찰은 이런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 특히 시형씨에 대해서는 소환조사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마약 수사에서 상위공급책 송창주와 중간공급책 조홍진이 자신이 마약을 공급한 사람들의 이름을 모조리 불었는데도 검찰의 수사는 허점투성이였다.

 

결국 검찰 수사에 압력을 넣을 수 있는 보이지 않는 손이 움직였을 가능성이 높은데, 현재 자유한국당 의원인 최교일 당시 변호사가 그 손이었을 가능성이 가장 높다. 최 의원은 이씨가 구속 기소된 2014년 12월쯤 D법무법인 소속 변호사들과 함께 이씨의 변호인으로 선임됐지만 처음에는 선임계를 내지 않고 뒷문에서 비밀변론을 하다가 여론이 일자 뒤늦게 선임계를 제출한 사실을 시인했다.

 

▲ 추적60분 방영 켑쳐.

 

일반적으로 검찰 간부는 물론이고 고검장급에 서울중앙지검장을 지낸 변호사가 마약사범의 변호를 맡는 경우는 매우 이례적이다. 최 전 지검장은 이씨의 변호를 맡았던 사실이 알려지자 이씨의 부친인 신라개발 이준용 회장과의 인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초임 시절 충북 청주에 근무하던 시절부터 이 회장과 알고 지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인연으로만은 고검장 출신 변호사가 마약 사건을 맡은 이유는 설명되지 않았다.

 

최교일, 마약사건 수임이 궁금한 이유

 

이 때문에 법조계 일부에서는 20대 총선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최 전 지검장이 김무성 대표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앞서 김 대표는 사위의 사건을 알게 된 시점이 석방된 지 한 달 쯤 지나서라고 해명했고, 최 전 지검장도 김 대표의 딸과 결혼할 사이인지는 몰랐다고 넘어갔다. 뿐만 아니라 시형 씨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아들이며, 최 전 지검장이 MB정부에서 잘 나갔던 검사라는 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았던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이 사건은 단순히 정치인 자제의 마약사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보수정권 9년 간 있었던 법조비리, 정치권 음모, 언론 보도 과정에서의 국가정보원 역할 등 다양한 적폐들이 섞여 있다. 방산비리나 국정원 댓글 사건보다 오히려 더 중요하지만 은밀하게 다뤄진 이 사건은 조만간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 전망이다.

 

미주한인신문 선데이저널 리차드 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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