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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못 채우는" 대통령도 있다

설 민심 보면 정신 좀 차릴까.

서울의소리 | 기사입력 2011/02/02 [22:13]

임기 "못 채우는" 대통령도 있다

설 민심 보면 정신 좀 차릴까.

서울의소리 | 입력 : 2011/02/02 [22:13]
모르면 약이라고 했다. 알면 병이라고 했다. 그러나 정치에서는 아니다. 알아야 한다. 알아야 목숨을 부지한다. 모르면 죽는다. 30년이란 긴 세월을 철권독재로 유지했지만 ‘무바라크’도 국민을 개무시하고 국민의 뜻을 외면했기 때문에 사지로 몰렸다. 산 교훈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국민의 대이동이라는 설 명절이다. 구제역인지 망국병인지 때문에 설 쇠러 고향집 가는 것도 자제하라고 정부가 당부하지만 일 년에 한두 번 고향 부모 찾는 거 얼마나 자제를 할는지는 의문이다. 고속도로가 꽉 찼다.
 
수많은 국민들은 고향을 찾을 것이고 온갖 이야기가 전국으로 퍼져 나갈 것이다. 이걸 바로 여론이라고 하고 아마 이것을 가장 싫어하는 것이 한나라당일 것이다. 청와대와 한나라당은 여론의 융단폭격을 당할 것이다.
 
못났어도 욕하는 것은 안다. 욕먹는 거 모르면 인간이 아니다. 대통령이 한밤중에 시장에 들러 민심을 살펴보고 국민의 소리를 들었다지만 국민들의 생각은 글쎄다.
‘나도 장사를 해 봐서 알지만’이라는 18번을 들려주고 ‘열심히 끈질기게 하면 된다’고 하지만 국민들은 안다. 아무리 열심히 끈질기게 해도 안 된다는 것을. 공허한 대통령의 립서비스는 국민들을 더욱 허탈하게 한다. 명절 선물이라면 너무 초라하지 않은가.
 
많은 경호원 데리고 시장 다닌다고 민심을 아는 것이 아니다. 알려고만 하면 언제든지 알 수 있다. 추운데 기자들 무거운 카메라 들고 쫓아다니게 할 필요 없다. 홍보라면 유치하다. 국민은 그런 홍보 믿지 않는다.


 
대통령이 방송에 나와 대담을 했다. 지상파와 케이블 할 것 없이 모든 방송이 동시 중계를 했으니 국민들이 봤을 것이다. 서울역 대합실 TV 한쪽 좌담은 썰렁하고 한쪽 축구 중계는 바글바글 이라고 인터넷이 전한다. 무슨 방송을 어떻게 했기 이토록 말들이 많은가. 시청률은 얼마나 됐을까.
 
잇단 인사 파동, 여권 내 개헌 혼선, 민간인 사찰 의혹 등 국민이 궁금해하는 문제들을 솔직히 밝혔으면 방송이 효과를 보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국민의 생각일 뿐 대통령의 좌담과는 상관이 없다. 그래서 대통령의 대국민좌담은 득보다는 실이 많다는 것이다.

대통령과 정치는 정직해야 한다
 
이명박 대통령이 과학비지니스벨트를 충청권에 유치하겠다는 공약을 한 적이 없다고 했다. 그러나 2007년 대선 때 한나라당이 발간한 대선공약집에는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를 충청권에 유치하겠다는 공약이 분명히 적시돼 있다.

한나라당의 대선공약집 ‘대전, 충북, 충남편’ 34쪽을 보면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구축’이란 제목 아래 이렇게 되어 있다.


“국제과학비즈니즈벨트를 조성하여 기초과학센터를 건설하고 글로벌 기업이 연구소를 유치하겠습니다”
 
대통령은 선거 때 표를 의식해서 한 말이라고 했다. 표 때문에 국민에게 거짓말했다는 것이다. 기가 막혀 말이 안 나온다. 국정을 이끌 대통령이 국민에게 표 달라고 거짓말을 했다는 말을 제정신 가지고 할 수 있단 말인가.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공약 중에 제대로 된 것이 몇 개나 되는가. 이제 드디어 자기 입으로 거짓임을 고백한 것이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국민에게도 무슨 거짓말이든지 거리낌 없이 할 수 있는 대통령을 국민들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이런 거짓말은 법의 처벌을 받을 수 없는 것인가.
 
대통령의 좌담을 보면서 국민들은 참담했을 것이다.
‘나에게 책임윤리나 신뢰의 정치는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선언과 같이 들리는 대통령의 거짓말은 설날 가족들이 모여 앉아 대통령을 뭐라고 할는지 한 번이라도 생각하고 기획한 방송인가.
 
국정이 엉망이다. 아랍에미리트에 사상 최대의 원전수주를 했다고 기고만장 자랑을 하더니 그것도 뻥튀기였다. 잘못하다가는 나라의 손해는 물론이고 국제 망신을 당할 판이다.

소말리아 해적들에게 납치된 삼호주얼리호 구출작전 성공한 해군에게 무한한 찬사를 보내지만 이를 홍보수단으로 평가 절하시켜 국민의 비판을 자초한 모자란 사람들은 골칫덩어리다. 이 정도의 생각밖에 못 한단 말인가.
 
아직도 진행형이지만 구제역은 어떻게 할 것인가. 살 처분된 가축이 300만 마리를 넘었다. 세계가 인정한 금메달이다.

국민들의 걱정이 태산 같다. 구제역으로 가축의 씨가 마를 정도라는 것도 걱정이지만 살 처분해 땅에 묻은 가축들이 문제다. 제대로 묻기나 했는지. 비닐을 제대로 깔지 않아 돼지들이 숨넘어가며 발버둥치는 바람에 비닐이 찢어지고 피가 새어나와 땅이 오염됐다. 피가 흐르는 실개천이 생길 판이다.
 
이미 침출수와 섞여 지하수가 오염되고 있으니 날씨가 풀려 얼었던 땅이 녹으면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가. 모골이 송연하다. 과학자들은 벌써 여름 전염병을 걱정한다.

소 잃고 외양간도 못 고치는 당국이니 무슨 수로 믿는단 말인가. 하는 말마다 거짓말이다. 이번에도 얼마나 많은 거짓말이 들통날지 모른다. 거짓말을 입에 달고 다니니 믿으면 오히려 바보다.
 
가축이야 살처분을 한다지만 사람에게 몹쓸 병이 돌면 어쩐단 말인가. 괜히 하는 소리가 아니라 과학자들이 걱정하는 것이다. 어떻게 되겠지. 요행을 바라지 말고 죽기 살기로 정신을 차려야 할 것이다. 나라의 운명이 걸려 있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여야를 막론하고 국회의원이란 사람들이 저마다 지역구로 내려갈 것이다. 정치를 개떡같이 하니까 유권자들 볼 낯이 없겠지만 워낙 낯가죽 두꺼운 사람들이다. 귀향보고는 뭐라고 할지 안 들어도 뻔하다.
 
세계 경제 핑계 대고 야당 핑계 대고 자기는 잘하는데 당이 잘못하고. 자기 잘못 했다는 말은 싹 뺄 것이다. 그러지 말고 솔직히 털어놓고 싹싹 잘못을 빌어야 한다.

가축 살처분하다가 과로로 목숨 잃는 공무원이 20명이 넘었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생명이 사라질지 모른다. 가축도 사람도 말이다. 생각하기도 끔찍하다. 나라를 잘못 만나면 국민이 고생한다. 지도자를 잘못 만나면 착한 국민이 개고생 한다.
 
그렇지 않기 위해 우리는 선거를 잘해야 하고 지도자를 잘 뽑아야 한다. 이집트 국민들이 개고생을 하고 튀니지 국민이 궐기하고 수단과 시리아의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는 것도 모두 잘못된 지도자들 때문이다. 이들을 축출하는 것은 국민의 당당한 권리다. 국민은 그들을 선택하고 버릴 수 있다.

설날 아침상에 오를 다양한 메뉴

▲ 민주당,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국민참여당 등 야당과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1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MB·한나라당 심판을 위한 설맞이 공통캠페인 선포’ 기자회견을 열어 민생 예산 회복과 불공정으로 점철된 조중동 방송 철회 등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오마이뉴스
 
국민들의 명절 아침상에는 무엇이 오를지 궁금할 것이다. 떡국과 함께 많은 사건들이 오를 것이다. 여론의 도마 위에 무수한 사건들이 국민의 재판을 받을 것이다. 빨대 검찰은 없어도 정권 나팔수 언론은 없어도 국민이 검찰이 되고 재판관이 될 것이다.
  • ‘전직 대통령의 서거까지 이르게 한 정치보복 수사’
  • ‘정치검찰이 서둘러 덮어버리고 주역들은 출세한 BBK 사건’
  • ‘4대강 사업의 적정성과 불법행위’
  • ‘국정원 등 권력기관을 동원한 정치인 사찰과 불법행위’
  • ‘천안함 사건을 비롯해 온갖 의문점이 잔존해 있는 사건들’
  • ‘한명숙 전 총리에 대한 정치보복 수사,
  •  미네르바 등 시민들에 대한 공권력 오남용’
  •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민간인 불법사찰
  • 검찰과 정보기관의 불법 직권남용’
  • ‘조중동 등에 대한 종편사업자 특혜선정’
  • ‘아랍에미레이트 원전수주 뻥튀기’
참으로 메뉴도 다양하다. 우민들이 무엇을 알겠느냐고 하겠지만 천만에다.
국민은 느낌으로 안다. 느낌이 얼마나 정확한지는 노무현 대통령 서거를 애통해하는 500만 조문객의 눈물에서 나타났고 6.2지방선거에서도 나타났고 이번 4월 보선에서도 나타날 것이다.

설 연휴의 국민들은 마음을 함께 해야 한다. 잘못된 정권을 심판할 결의를 다져야 할 것이다. 우리는 독재를 축출하고 반 민주주의자를 쫓아낸 빛나는 자부심을 가진 민족이다. 어느 누구도 이러한 국민의 자긍심을 외면할 수 없다.

지금 세계는 30년 철권독재의 무바라크가 어떤 최후를 맞이하는지 지켜보고 있다. 이는 이른바 지도자라는 인간 모두가 가지고 있는 운명이다.

 

2011년 02월 02일
이 기 명(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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