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공영방송인 KBS와 MBC는 ‘태풍의 눈’이 되어 있다. KBS의 양대 노조인 전국언론노조 KBS본부(새노조)가 오는 9월 4일, KBS노동조합(구노조)이 사흘 뒤인 7일부터 총파업을 시작하기로 결정했고, 언론노조 MBC본부도 총파업 찬반투표에서 93.2%라는 압도적 지지를 받아 9월 초에 ‘공범자들’을 추방하기 위한 결전에 들어가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권 말기인 2012년 두 방송사의 언론노동자들이 ‘청와대 낙하산 사장 퇴진’을 요구하며 최장 170일(MBC) 동안 계속한 파업은 ‘주류’를 자처하는 보수언론의 철저한 외면 속에 ‘패배’로 끝났다. 그러나 촛불혁명의 소산으로 문재인 정부가 탄생한 뒤 한국사회 각 분야에서 적폐청산이 대세를 이루고 있는 상황에서 ‘반동의 교두보’로 남아 있는 MBC와 KBS의 경영진은 2012년과 달리 여러 매체들이 두 방송사 노조의 치열한 투쟁을 적극적으로 보도하고 있기 때문에 언제 가라앉을지 모르는 배 안에서 사면초가가 되어 있다.
대화 말미에 윤세영은 이렇게 ‘지시’했다. “박부장에게, ‘믿고’ 내 생각을 이야기해야 되겠다고 생각했다. 리포트를 봤는데, 보를 쌓으면 수질이 망가진다, 좀 더 따져보고, 나한테 보고해 주고.” SBS의 실질적 총수가 현장 기자에게 직접 ‘보도지침’을 내린 셈이다. 그 뒤 박수택이 4대강사업에 대해 비판적인 심층보도를 계속하자 SBS는 2009년 12월에 느닷없이 그를 논설위원실로 강제 발령했다. SBS노조는 그 뒤 윤세영이 지배주주인 태영건설이 어떻게 4대강사업에 참여하게 되었는지를 ‘노보’ 기사(‘방송 사유화····궁금한 이야기 / WHY’)를 통해 밝혔다. “노동조합은 최근 국회 최인호 의원실의 협조로 건설업체들의 관급 공사 수주 내역을 확보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윤 회장이 박수택 기자에게 보도통제 압력을 가한 이후 넉 달 여 만인 2009년 10월 낙동강 22공구 달성-고령 지구를 시작으로 모두 5곳에서 4대강 관련 공사를 수주한다. 공사금액은 1천억 원대를 훌쩍 넘는다. 이뿐 아니라 태영건설은 4대강 연계 공사인 공업용 둑 높이기 공사 수주 과정에서 한화건설과 입찰가격을 475억 원으로 담합한 혐의가 적발돼 지난해 초 담당 임원이 벌금형을 선고받기까지 했다.” 이 사례는 특정 가문이 방송사를 사유하고 권력으로부터 특혜를 받아 치부하는 과정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경향신문 8월 30일자 기사를 보면, 윤세영 측은 ‘취재수첩’을 근거로 한 박수택의 고발에 대해 “지금 단계에선 특별히 할 이야기가 없다”고 밝혔다고 한다.
노태우 정권 시기인 1991년 12월 9일 개국한 SBS TV는 설립 이전부터 비판의 도마에 올랐다. 신문사가 방송을 겸영할 수 없도록 규정한 당시 방송법 때문에 중앙일보나 동아일보처럼 큰 언론사 또는 막강한 재벌이 두 손을 놓고 있는 틈에 태영건설이라는 기업체가 TV와 라디오 방송사 설립권을 어부지리로 따냈다는 것이다.
특히 3당 합당 이후 기세가 등등하던 노태우 정부의 공보처 장관 최 아무개가 윤세영의 같은 대학 한 해 후배이자 ‘절친’으로서 방송 허가 주무부서의 전권을 행사했다는 것이 정설로 되어 있다. SBS는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급속히 팽창한 컬러TV 광고 덕분에 짧은 기간에 ‘돈방석’에 앉아 자산을 기하급수적으로 불려 나갈 수 있었다.
당시 SBS는 소유와 경영의 분리로 경영 투명성을 확보하고, 방송과 관련 없는 계열사들을 분리해 양질의 콘텐츠 제작에 전념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그로부터 10년 넘게 지난 현재 SBS가 지주회사 회장인 윤세영과 그의 장남인 부회장 윤석민의 지배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사유화되어 공정방송·자유언론과는 정반대 길로 치닫고 있다는 사실을 그 일가는 어떻게 부정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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