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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진드기 사망률, 극단적으로 높았던 이유 있었다.“

잠복기가 6~14일 임에도 질병관리본부 바이러스검사는 10일 이상 걸려 무용지물.

이명수 기자 | 기사입력 2017/10/19 [23:18]

“살인진드기 사망률, 극단적으로 높았던 이유 있었다.“

잠복기가 6~14일 임에도 질병관리본부 바이러스검사는 10일 이상 걸려 무용지물.

이명수 기자 | 입력 : 2017/10/19 [23:18]

양평군에 거주하는 강 모씨는 18일 어머니가 진드기에 물린 것을 발견하고는 바로 진드기를 떼어내고 어머니의 물린 부위를 소독한 후, 떼어낸 진드기를 가지고 면 보건소를 찾아 상담했다. 보건소 직원은 양평군 보건소 감염병 담당자에게 연락을 취한 후, 강씨에게 바이러스 검사를 위해 군 보건소 검사실로 갈 것을 권했다.

 

 

곧 강씨는 어머니를 모시고 군 보건소를 찾아 담당직원과 신속하게 상담을 할 수 있었고 어머니에게서 떼어낸 진드기를 담당직원에게 건넸다. 여기까지는 보건소직원들의 신속한 협조 하에 별 무리나 불만은 없었다.

 

그러나 강씨는 담당직원에게서 전혀 예상하지도 못했던 답변을 듣고는 황당함을 감출 수 없었다. 바이러스의 잠복기가 빠르면 6일 늦어도 14일인데, 오늘 당장 샘플을 질병관리본부에 보내도 결과가 나오는데 10일 그 이상이 걸린다는 것이다. 만약 진드기가 바이러스에 감염이 되었고 일주일 안에 발병된다면 발병 후에도 일주일 이상이 지나서야 검사결과를 받아 볼 수 있는 것이다.

 

이게 사실이라면, 진드기를 질병관리본부에 보내 검사하는 목적은 무엇인가?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또한 세계 10대 강국인 대한민국 질병관리시스템이 바이러스 하나 검출하는데, 10일 이상이 걸려야 할 정도로 후진적이고 형편없는 것인지 실망감을 감출 수가 없었다.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은 아직까지 예방백신이나 치료제가 없다. 사망률은 최대 30%로 다른 질병에 비해 극단적으로 높은 이유다. 따라서 발병초기에 신속한 의료적 대처만이 환자의 생명을 지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 것이다. 즉은 진드기에 대한 바이러스 검사가 발병전인 6일 이내에 완료된다면, 환자가 발병해 중증으로 위독해지기 전에 예방적 치료나 적절한 의료적 처방을 신속하게 수행함으로써 환자가 중증으로 목숨을 잃는 것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처럼 바이러스 검사가 10일 이상이 걸린다면 대한민국 국민의 목숨은 천운에만 맡길 수밖에 없는 비참한 신세를 면할 수 없을 것이다.

 

강씨는 지금에서야 왜? 국민들이 살인진드기에 속수무책으로 죽어가야 했는지, 아무리 치료약이 없다고는 하지만 왜? 이렇듯 사망률이 다른 질병에 비해 극단적으로 높은지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

 

더구나 더욱 속 타는 현실은 그나마 강씨처럼 젊은 아들이 부모를 모시고 있어, 진드기에게 물렸다거나 발병초기에 신속한 대처를 할 수 있는 경우는 시골에서는 매우 드물다는 것이다.

 

이에대해 질병관리본부 노종열 담당 조사관은 서울의소리와 전화를 통해 "진드기 바이러스 샘플 조사가 그렇게 10일이상 오래 걸리는지 잘 몰랐었다"며 "앞으로는 6일안에 검사 결과를 통보해 줄 수 있도록 내부에서 논의를 하겠다"고 말했다.

 

감염병 담당자 터무니없이 부족, 인구 10만 명 군단위에 고작 1명.

 

시골에선, 대부분 노부부가 서로 의지해 살거나 홀로 사는 노인이 대부분이기에, 진드기에 물렸을 때, 보건소에 검사를 의뢰하거나 발병초기에 신속한 대처를 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하다. 때문에 통계에는 잡히지 않았지만 노인들이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에 감염되었을 때, 홀로 앓다가 병명도 모른 채 홀로 죽어가는 경우가 허다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비참한 현실은 곧 시골에 부모가 계신 대부분의 젊은 자식세대가 늘 가슴에 품고 있는 걱정거리이기도 하다. 자식들이 아무리 부모에게 신경을 쓰려고 노력을 해도, 바쁜 도시생활에 일주일에 한 번, 부모와 통화하기도 사실상 쉽지 않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러할 진대, 강씨는 보건소 담당직원으로부터, 군 보건소에 감염병 담당자가 겨우 1명밖에 없다는 말을 듣고 또 한 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사스와 메르스사태를 겪은 지가 엊그제 같이 생생하기만 한데, 인구가 10만 명이나 되는 군 보건소에 여전히 감염병 담당자가 고작 1명이라는 사실이 도저히 믿기지가 않았다.

 

이것이야 말로 일처리가 늦어진다고 무턱대고 공무원들만 탓할 수 없는 이유이다. 공무원도 사람이고 사람이 처리할 수 있는 일의 양은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그동안, 구제역과 조류독감은 물론, 사스와 메르스 등의 사태를 겪으면서, 수많은 공무원들이 과로로 쓰러진 끝에 목숨까지 잃어야 했던 비극들을 기억할 것이다. 그러나 이명박근혜 정권 9년간, 이렇다 할 증원이나 개선사항 없이 공무원들만 과로사에 내몰린 것이 지금에 대한민국의 가혹한 현실이었다.

 

그러나 이런 열악한 현실에 정부의 보건복지 예산과 증원을 막고 있는 야당들이 과연 대한민국 국회의원들이 맞는지 강씨는 의구심을 품을 수밖에 없었다. 아이러니하게도 현 야당의 대부분의 지지자가 바로 시골 어르신들이라는 비극적인 현실에 강씨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강씨는 “어르신들께서 제대로 대접을 받으시려면, 진정 어르신들의 생존권을 지켜주려는 정치세력이 누구인가부터 제대로 아시고, 지지정치세력을 선택하셔야 한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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