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조작 드루킹, 이권 노리고 접근하는 '정치 브로커'... 공직선거법 위반 벌금형 전력도

인사청탁 등 정치인에 영향력 행사 위해 세력 과시... 디지털 시대 맞춰 새로운 방법으로 진화

편집부 | 입력 : 2018/04/17 [10:16]

네이버에서 뉴스 댓글의 추천 수를 조작하고,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국회의원에게 인사 청탁을 시도한것으로 드러난 블로거 '드루킹'(필명)이 20대 총선을 앞두고 정의당 노회찬 국회의원의 선거운동원에게 금품을 제공해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벌금형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사정당국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7부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드루킹에게 벌금 6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지난해 5월 24일 확정했다고 경향신문이 보도했다. 드루킹 등은 2016년 3월 19일과 같은 해 4월 4일 당시 선거운동을 하던 노 후보 배우자의 운전기사 장모 씨에게 총 200만 원을 송금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 재판부는 드루킹 등이 자신들의 소속 모임('경제적 공진화 모임')의 자금으로 노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자원봉사를 하는 장씨에게 돈을 제공했다"며 유죄를 선고했다. 돈을 받은 장씨에게는 벌금 200만 원과 추징금 200만 원을 선고했다.

 

드루킹이 당시에는 더불어민주당이 아니라 정의당 소속이었다는 의혹도 있다. 보도에 따르면, 당시 수사팀 관계자는 "김씨(드루킹)가 당시 정의당원으로 활동했다"며 "2016년 9월 이후 민주당으로 당적을 옮긴 것으로 안다"고 말해다. 그러나 정의당 관계자는 "당원이었던 기록이 없다"고 밝혀 실제 드루킹이 정의당원이었는지는 불분명하다. 다만 지난 2016년 10·4 선언 9주년 행사를 공동주최하면서 정의당 지역조직과 함께하는등 그 쪽에도 접근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한편 검찰은 지난해 5월 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조직적 댓글 작업을 한 정황이 있다며 드루킹 등을 수사의뢰한 사건을 같은 해 11월 혐의없음 처분했다. 사건을 수사한 의정부지검 고양지청 관계자는 “드루킹 모임이 더불어민주당의 하부조직이라는 점이 입증돼야 하지만 그렇지 않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가 없었다”면서 “사무실·자택 압수수색과 계좌추적 등도 했지만 불법 선거운동 혐의를 확인하지 못했고 김씨의 e메일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압수수색 영장은 법원이 기각했다”고 말했다고 경향신문은 전했다.

 

이는 최근 이 사건에 대해 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 등 수구세력이 주장하는 음모론을 부정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박근혜 정권이 구성한 검찰에서도 더불어민주당과의 연관성을 찾지 못한 사건을 두고 자한당과 바미당 등이 수세에 몰린 정국 반전을 위해 이 사건을 현 여당과 무리하게 엮으려 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드루킹 등이 과거에 정의당 소속인 노회찬 선거운동원에게 접근했었다는 점에서, 이들이 특정 정당을 위해 봉사하는 것이 아니라 이권을 챙기려 여러 정치인에게 접근하는 '정치 브로커'에 가깝다는 분석이다. 댓글 조작은 '타깃'이 된 정치인에게 자신의 영향력을 과시하기 위한 수단이자, 선거 후 논공행상의 대상이 되고자 준비한 '생색내기' 수단이라는 것이다. 드루킹이 자신이 추천한 인사가 오사카 총영사에 발탁되지 않자 김경수 의원, 나아가 문재인 정부에 일종의 '보복'을 했다는 점에서 명확해지는 지점이다.

 

▲ 사건 이후 모든 글을 삭제한 드루킹 블로그

 

이번 사건은 그 방법이 새로울 뿐, 정치인에게 온갖 방법으로 선거를 도와주겠다고 접근하여 이권을 챙겨가려다 실패한 많은 사건 중 하나로 봐야 한다. 각종 선거에서 지역 유권자 명단을 가지고 있다며 유권자를 동원해 주겠다거나 명단을 넘겨주겠다는 식으로 접근하는 자들과 같은 경우라는 것이다. 이는 자한당과 바미당 등 '전통적' 조직이 강한 수구세력에 가장 많은 행태임은 널리 알려져 있다.

 

수구세력은 이번 드루킹 사건에 대해 '댓글 공작' 운운하며 문재인 정부와 엮어보려 안달을 내고 있다. 이명박근혜 시절 여당이던 자한당과 바미당은 당시 국가기관이 총동원된 부정선거와 개인의 비리에 불과한 이 사건을 비교하는 무리수를 쓰고 있다. 서울시장 후보 안철수는 대놓고 '부정선거'라는 단어를 입에 올리기도 했다. 이명박근혜 정권의 댓글 부정선거를 '별 것 아닌 일'로 축소하고, 역으로 문재인 정부를 공격하기 위함이다.

 

경찰과 검찰, 나아가 필요하다면 특검 수사를 통해 이번 사건의 진실은 밝혀질 것이다. 그리고 그 진실에 대해, 많은 네티즌은 선거를 앞두고 이권을 노려 정치인에 접근했다가 실패한 '정치 브로커'의 유치한 복수극일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김기식 금감원장 사건의 경우, 국회의원들이 피감기관 지원을 받아 출장을 가는 행태를 전반적으로 점검해야 한다는 여론이 커지고 있다. 이번 드루킹 사건으로 정치인 주위의 '정치 브로커' 들의 행태가 다시 주목을 받고 있는 가운데, 이 사건이 마무리되면 마찬가지 여론이 불거질 가능성이 높다.

 

경찰 수사와 언론들의 취재 및 네티즌의 추적 등으로 드러나고 있는 드루킹의 과거 행적은 선거철마다 기승을 부리는 '정치 브로커'와 같은 모양새이다. 드루킹이 이끌던 '경공모'라는 조직 또한 과거 '산악회'로 대표되던 유사 정치 조직으로 볼 수 있다. 다만 그 주된 활동이 오로지 대면 위주였던 '전통적' 조직과 달리 디지털 시대에 맞춰 새로운 방법을 받아들이고 진화한 것이다. 각종 행사를 주최하며 유력 정치인을 초청하는등 세력을 과시하는 것도 기존 브로커들의 행태와 판박이다.

 

자한당과 바미당 등 수구세력은 문재인 정부의 개혁에 사사건건 발목을 잡고 국민의 열망인 개헌도 사실상 저지에 나서는등 '제왕적 국회'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수구세력은 김기식 사건과 드루킹 사건을 '호재'로 여기고 문재인 정부 공격에 열을 올리는 모양새지만, 이는 도리어 '부메랑'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촛불 혁명'으로 깨어난 유권자들은, 견제세력 없이 온갖 부당한 특권을 누려온 국회에 엄격한 검증의 칼날을 들이대고 있다. 김기식의 금감원장 사임으로 국회의원 전수조사 및 처벌 청원이 빗발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사건이 마무리되면 각 지역별 정치 브로커의 실태도 전수조사하라는 요구가 불거질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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