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주도성장’ 정책 성공의 관건은 '진인사대천명'의 각오로...

국민적 합의 도출 및 적극적 ‘지지 협력’의 유인

권혁시 칼럼 | 입력 : 2018/07/08 [22:07]

 

208년, 제갈량(諸葛亮, 자 공명 孔明)의 ‘천하삼분지계’를 따라 손권의 오(吳)와 연합한 유비가 5만 군사를 이끌고 양쯔강(揚子江 양자강) 중하류의 남안, 중원의 한복판인 적벽(赤壁)에서 위(魏)의 20만 대군과 일전을 벌였다. 이 전투가 삼국시대의 개막전인 저 유명한 ‘적벽대전’이며, 이때에 위나라의 함선들이 풍랑에 흔들리지 않도록 서로 엮어 놓은 것을 안 황개가 화공을 제의한다. 이에 천하의 귀재 제갈공명은 거센 동남풍이 불게 하여 적군의 함대(진영)를 불바다로 만들어 막강한 조조군을 일거에 격파하였다. 


제갈공명은 전투에서 승리하자 지체 없이 관우에게 조조를 처치하도록 명하였고 화용도(華容道)에서 그를 포위하기에 이른다. 그런데도 관우는 조조를 죽이지 않고 탈출케 하여 군령을 어겼으므로 그를 참수하려 했다. 하지만 주군인 유비가 간곡히 만류하여 마지못해 관우를 살려주었다. 이 대목에서 적이 역설적이고도 의미심장한 것은 조조를 추적, 살해할 것을 명령한 공명이 유비에게 한 말이다.


“천문을 읽은 바, 아직은 조조가 죽을 운명이 아니기에 관우로 하여금 그전에 조조로부터 입은 은혜를 갚게 하고자 화용도로 보낸 것입니다. 제가 사람으로서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다 쓴다 해도 목숨은 하늘의 뜻에 달렸으니 천명을 기다려 따를 뿐입니다” 요컨대, “사람의 힘으로 할 수 있는 일을 다 하고, 그런 후에 하늘의 명을 기다린다” (修人事待天命 수인사대천명) 이 제갈공명의 명언에서 유래한 경구가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 ㅡ 사람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을 다 하고 하늘의 뜻을 기다린다), 바로 그것이다.

 

정책목표의 명확한 ‘정의’(定義, 개념) 정립 홍보, 
국민적 합의 도출 및 적극적 ‘지지 협력’의 유인

 

이렇듯 뭇 사람들에게는 세상에 태어난 이유, 주어진 소명이 있을 것이다. 그래야만 어느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인간의 존엄성’이 성립된다. 그럴진대 사람으로서 자신이 해야 할 일(소명)에 진력하는, 곧 ‘진인사’(盡人事)를 해야 비로소 사람의 도리를 다하며, 존엄한 인간본성이 발현될 수 있지 않겠는가. 더구나 지도자·위정자들이야말로 공적사명의 완수를 위하여 ‘진인사대천명’의 각오로 전심전력을 다해야 마땅하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렇게 ‘진인사’를 하지 않은 탓에 국가의 3대 대계(맹자의 경세론)인 ‘교육(인륜)·정치(인정 仁政)·경제(민생)’가 속절없이 무너져가는 듯하다. 이런 와중에 수구적 성향의 정치, 언론, 학자 등이 경제(민생) 문제를 빌미 삼아 현 정부의 경제정책인 ‘소득주도 성장’(혁신성장, 공정경제)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최저임금 인상, 노동시간 단축이 급격하고 획일적이어서 부작용이 극심하다는 주장을 연발하고 있다. 


그로 인하여 고용(취업)불안, 소득(임금)감소가 심화되고, 그래서 마치 경제대란이 유발될 것처럼 침소봉대, 부정일변도의 반론제기를 일삼는다. 게다가 비판의 주력인 시장(경제)주의자(특히 신자유주의자)들은 무지하게도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정통 경제학의 이단(異端)이라는 억지논리로 호도하여 극한의 불신과 혼란을 증폭시키니 우려를 금치 못할 지경이다. 


따라서 정부는 모든 정책에 관한 ‘정의’(定義, definition)를 명확하게 정립하고, 이를 밝혀 국민을 이해시켜야 한다. 왜냐하면 그것은 국민적 합의 도출은 물론, 확실한 목표의식에 의한 적극적인 지지와 협력을 이끌어 낼 수 있는 키포인트이기 때문이다. 또한 차제에 국가 주요정책들을 재점검하여 지금이라도 오류사항은 확실히 시정하고 미비점은 철저하게 보완해야 할 것이다.

 

주지하다시피 ‘정부정책’은 국민 전체의 이익과 국가의 목적, 곧 공익실현을 목표로 한다. 그러한 관점에서 간과치 말아야 할 합당한 정책목표의 조건은 ①적확하고 구체적이어야 한다. ②각 부문 간에 모순이 없고 상호 유기적이어야 한다. ③국민의사가 적절히 반영되어야 한다. ④국민의 동의와 지지(national consensus, 국민적 합의)를 확인하는 절차를 선행해야 한다. 


아울러 정책입안은 주무부처(행정부)가 주관하고 대통령비서진(청와대)과 협의하며 공청회와 국무회의의 심의를 거쳐 최종적으로 대통령이 결정해야 한다. 이러한 정책목표의 조건과 정책결정의 절차가 반드시 충족되어야 간접적으로라도 ‘국민주권’이 구현되고 ‘국리민복’을 실현하여 명실상부한 민주공화국, 복지국가의 위상이 확립될 것이다. 이로써 달성될 국민생활, 즉 민생의 안정과 향상의 필수불가결한 요소가 ‘국민소득’ 증대다.


이를 차질 없이 실현하기 위해서는 그 ‘수준의 결정’ 방법에 대한 연구, 규명을 선결해야 한다. 이에 관하여 가장 유력하게 여겨지는 학설이 케인스의 ‘유효수요 원리’이므로 이 이론에 준거해야 할 것이다(요컨대 국민소득을 이루는 ‘유효수요’(구매욕·구매력)은 소비수요와 투자수요로 구성된다. 유효수요는 기업의 입장에서 생산물(소비재·투자재) 판매에 의한 총수입이 된다). 


국민소득 수준의 기초적 조건은, ①부존(자연)자원, ②인구의 양과 질(인적자본), ③임노동의 양과 질(노동생산성), ④자본축적의 규모, ⑤산업기술의 수준 및 발전성, ⑥통상·무역의 판로(수출시장의 규모) 등이 기본이다. 이런 중요한 제 조건이 상호간에 정상적인 비례관계를 형성, 유지해야 하거니와, 생산 → 분배 → 지출 → 생산, 다시 말해서 소득 → 저축 → 투자 → 소득의 과정을 반복하는 ‘국민소득의 순환’이 원활하게 이루어짐으로써 국민소득의 성장, 발전이 가능한 것이다. 


그리고 그 중핵은 ‘생산·소득’(성장 및 분배)이다. 그런데도 정책집행의 주체마저 명확하게 개념정리가 안 됐나싶을 정도로 일반국민은 잘 알아들을 수 없는 애매모호한 말, 추상적·감성적 언어를 일관하여 답답하기 그지없다 ㅡ “포용적 성장은 소득주도 성장과 혁신성장을 합친 말의 또 다른 표현이다” 그러니 투철한 사명의식으로 구명(究明), 즉 치열하게 연구하여 적확하게 규명해내지 못한 것 같아서 심히 걱정스럽기까지 하다.


“배우기만 하고 생각하지 않으면 망령되며, 생각만 하고 배우지 않으면 위태롭다” (學而不思則罔 학이불사즉망 思而不學則殆 사이불학즉태. 공자, ‘논어’) 모든 지도자·위정자들은 부디 이 엄중한 경구를 경계 삼고 자신의 소명, 공적사명의 완수를 위하여 이를 반드시 실천해야 할 것이다.

 

강(强)소기업 육성(대기업 동반성장)과 규제혁신

‘생산·소득’(성장 및 분배) 증대, 

‘경제활성화’(생산성향상·분배구조개선) 실현

 

그런즉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키워드인 ‘소득’(income)의 정의(定義, 개념)는 무엇인가. 소득은 생산활동 주체의 생산에 대한 대가인 분배의 몫이다(경영인 이윤, 노동자 임금, 자본가 이자, 지주 지대). 따라서 ‘분배정의’(경제의 공평성원칙)가 무엇보다 중요하거니와 분배는 생산활동의 결과, 사회적 총생산물(재화·용역) 중에 재투자되는 생산재를 제외한 순생산물을 나누는 소득형성의 과정이기에 그렇다. 최저임금 인상, 노동시간 단축을 비롯한 ‘임금·노동조건 표준화’의 실현을 위한 사회적 연대와 실천이 그래서 필요한 것이다.


아울러 ‘국민소득’(NI, national income)이란 (광의 廣義로는) 한 국가가 일정기간(대개 1년)에 생산하는 재화·용역의 총량(총생산량)에 대한 화폐금액의 표시이며, (협의 狹義는) 국민의 생산활동에 의한 순생산액(NNP, net national products·총생산물의 순가치)인 동시에 ‘분배 국민소득’(간접세차감·정부보조금합산)을 이른다. 국민소득의 중요성은, 그것이 경제순환 분석의 수단, 경제의 복지지표로써 경제계획의 목표이고, 더욱이 경제활성화를 통한 경제 성장발전의 기초이며 시발점이므로 해서다. 


거듭 말하건대, 한국경제의 고질적이고 근본적인 문제인 ‘불균형·저성장’의 여파로 ‘1 대 99의 양극화’, 곧 소득(빈부)격차가 심화되어 민생불안이 날로 커져가는 상황이다. 그 대표적인 현상이 저출산을 위시한 N포이며, 결과적으로 소수 대기업·특정산업 주도에 의한 ‘불균형성장·낙수효과’의 경제패러다임은 실패한 것이다. 그래서 (경제학 이론상 생소하고, 그 개념과 실제의 내용을 적확하게 표명치는 못하였으나) 이를 시정하기 위한 정부의 경제정책이 ‘소득주도 성장’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 정책은 명제가 낯설 뿐, 전혀 새롭지 않은 극히 상식적이고 일반적인 ‘경제원리·원칙의 기본’을 따르는 것이니 정책 기조, 방향이 정도(正道)로 선회하여 ‘경제활성화’를 촉진시킨다. 이는 다름 아니라, 전술한 바와 같이 생산(소득증가) → 분배(저축·구매력증가) → 지출(투자·소비증가) → 생산(소득·고용증가)을 되풀이하는 ‘국민소득의 순환’을 확실하고 안정적으로 선순환이 이루어지도록 함으로써 경제성장의 원동력인 ‘생산·소득’(성장 및 분배)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순환, 흐름의 거의 결정적인 저해요인이 과도한 행정규제다. 그런 까닭에 소득주도성장과 병행하는 것으로 이해되는 혁신성장의 핵심이슈가 ‘규제개혁’이다. 이는 수십년 전부터 경제정책의 화두가 되었지만, 아직도 기업인의 요구가 비등한 걸 보면 거의 진전이 없는 듯한데, 그런 원인은 더없이 명백하다. 고착화한 ‘행정에 의한 지배’, 곧 규제(규칙에 의한 행정)의 권한을 탐닉하는 타락한 관료제의 폐단인 것이다.

 
따라서 국정최고책임자는 적폐청산의 차원에서 강력하게 이런 부당한 공직풍토를 쇄신함으로써 규제혁신을 단행하여 ‘혁신성장’(경제활성화)을 촉진시킬뿐 아니라, 행정관료의 공적사명 의식을 강화하여 국민공복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토록 해야 한다. 나아가서 규제혁신을 전제로 대기업의 막대한 유보금의 투자를 적극 유인하고, 장기적으로는 ‘초과수익공유’의 실현도 모색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그보다 더 심각한 난제, 난관은 앞서 제시한 국민소득 수준의 기초적 조건 가운데 제 1의 조건인 ①부존자원이 부족하고, ②출산율(1.0 이하 급감)과, ③중소기업의 노동생산성(대기업의 29%)은 세계 최하위로 악화 일로의 위기상황이다. ①자연자원이 풍부치 못한 것은 인력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이므로 차치하고, ②인적자본(human capital)은 출산과 교육훈련, ③중소기업 생산력은 유망한 중소기업의 집중 지원·육성으로 해결해야 할 것이다. 


여기서 유념해야 할 것은 가장 중요하고 핵심적 조건인 ‘인적자본’과 연관성이 대단히 큰 ‘저출산’ 문제다. 그 주된 원인은 저임금과 고비용, 즉 자녀양육비(공교육의 붕괴)와 주거비(주택의 고가상품화) 등으로 인한 경제적 부담의 과중이다. 그래서 고용안정과 적정소득은 기본이고, 망국병인 선행학습(학원예습·예습과외)을 근절하고 토지·주택의 공개념제도 강화와 함께 공공(임대)주택의 공급을 지속적으로 확대하여 교육·주거 비용을 대폭 줄여야 한다.


특히, 국민소득 수준의 기초적 조건인 ‘노동생산성’의 향상은 물론 민생(국민생활) 안정의 가장 유효한 방책은 경제패러다임을 대기업 위주에서 ‘강(强)소기업 중심’으로 변혁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입체적·통합적 마스터플랜에 의한 ‘적극적 재정정책’(fiscal policy)을 실시, ‘완전고용·소득증대’ 실현해야 한다. 부연컨대 중소기업의 지불능력이 향상되어 임금수준이 대기업과 대등(균등)해지면 우수한 인력(인적자본)이 충원될 것이다. 


그러면 생산력강화와 고용창출이 동시에 이루어지며, 생산·소득과 고용 증가에 경제성장까지 더해지는 일석사조(一石四鳥)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하위 20퍼센트의 소득이 1퍼센트 포인트 증가하면 경제성장율은 0.38퍼센트 상승한다” (IMF·국제통화기금 보고서 ‘소득불균형의 원인 및 결과’) 그러므로 강소기업 육성은 대기업과 동반성장으로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성공을 거두고, ‘경제활성화’(생산성 향상 및 분배구조 개선)를 시현하는 지속적인 경제발전의 최상책이 될 것이다.

 

끝으로 제언컨대, 서두에 적은 단편의 역사적 일화에서 교훈 삼아야 할 바는 제갈공명의 ‘인간상’일 것이다. 그의 눈부신 맹활약이 빛을 발한 적벽대전은 정확한 상황판단과 철저한 약점분석에 의한 주도면밀한 전술전략과 의기투합한 합심협력을 통해 중과부적, 절대열세를 뒤집고 대승을 거둔 전대미문의 전투로 이름높다. 이로부터 유비는 익주를 토대로 촉한(蜀漢)을 세우고 손권은 강남을 확보하여 비로소 위·촉·오의 삼국이 정립되었던 것이다. 


그런 한가운데서 제갈공명은 사태를 주도하며 매사에 전심전력을 다하는 투철한 정신과 의지, 치열한 탐구와 사유에서 발출한 역발상의 지혜를 유감 없이 보여주고, 그 전조로 하여 훗날의 읍참마속(泣斬馬謖)이 즉흥적이 아닌 신념에 의한 엄정성이었음을 여실히 드러낸다. 그러한 그의 사고방식과 행동양식을 배우고 실천해야 할 것이다. 특히,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의 정신과 의지로 한국경제의 전환점이 될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온 국민이 합심혐력하여 성공시켜야 하지 않겠는가.

 

대한글씨검정교육회 권혁시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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