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교회가 아니고 깡패들 집단일 뿐이다”

권종상 | 입력 : 2018/08/08 [22:35]

너희는 하느님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지 마라

 

 

미쳤군.

솔직히 이 말 밖에 안 나오더군요. 8월 15일 광복절에 교회가 구국기도회라는 걸 하는 거야 어찌 말릴 일이겠습니까만, 문재인 정부가 하느님께 싸움을 걸었느냐는 내용의 그런 광고를 보면서 정말 쯧쯧 하고 혀를 찰 수 밖에 없었습니다. 

교회가 지금 자기의 죄를 회개해야 한다는데는 동의합니다. 그리스도가 지금 이 세상에 와서 교회를 본다면 뭐라고 할까요? 예수가 이 세상에 왔던 그 때, 로마 제국과 그들로부터 비호를 받았던 유대 민중들의 고통은 말할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예수는 그들을 위해 이적을 일으켰고, 그들로부터 메시아라는 추앙을 받았으나 그가 선택한 마지막 길은 스스로 십자가에 매달리는 것이었습니다. 그것은 '대속'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우지만, 사실은 하느님 앞에 온 민중은 평등하다는 것, 우리 모두가 하느님의 자녀라는 것, 국가의 권력으로 하느님이 만들어 내신 그 평화와 창조 질서에 어긋나는 일을 하는 것은 불의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었습니다. 

대한민국의 보수기독교의 뿌리엔 일제와 그들을 이은 독재에 협력하고 불의에 눈감은 역사가 숨어 있습니다. 그들이 회개해야 하는 포인트는 거기에 있습니다. 4.3 항쟁 때 죄없는 제주도민들을 말로 차마 하기 어려운 끔찍한 방법들로 괴롭히고 죽이는 데 제일 앞장섰던 것이 서북청년단이었고, 그 서북청년단의 뿌리가 바로 보수 기독교회라는 것은 이제 더 이상 비밀도 아닙니다. 

지금 문재인 정부가 절대자에게 항거하냐고 묻는 저들의 질문에 이렇게 대답해주고 싶습니다. 하느님이 공의로운 분이기에 지금의 통일과 적폐청산의 기운을 주신 것이고, 그리고 우리가 겪어와야 했던 그 수많은 환란들 속에서도 우리가 이런 기적을 이루어 낸 것이라고. 오히려 지금 교회는 그리스도의 대변자가 아니라 맘몬의 자식이 아닌가 생각될 정도입니다. 

교회는 물론 어려운 사람들이 기댈 수 있는 곳이기도 했습니다. 6월 항쟁이 한참일 때 명동성당이 어떤 곳이었는가, 그리고 종로 5가의 기독교회관이 어떤 의미를 갖고 있었던 곳이었는가를 정확히 기억하고 있는 제게 교회는 고마운 곳임과 동시에 마음의 고향이기도 합니다. 사회의 아프고 어두운 곳에 눈을 틔게 해 준 사람들은 내가 다니던 교회의 청년회 선배들이었고, 이들이 모여 기도하고 행동한 것이 지금의 한국사회를 만들어 내는 데 큰 힘이 됐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 땅의 보수교회는 지배자들의 논리에 충실해 이들을 비호해 왔고, 반공주의에 기생했을 뿐 아니라 독재에 부역해 왔습니다. 저들의 잘못된 통치 행위에 대해 비호하고 해마다 이들을 위해 기도해 온 집단입니다. 자기들 교회의 이익을 위해 온갖 악한 행위들을 다 저질러 왔고, 그 교회의 교역자들이 저질러 온 온갖 추악한 행위들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교회 자체가 이익집단이 되어 자기들의 사학을 키우고, 이것을 규제하고자 했을 때 바퀴 달린 십자가를 끌고 나와 생 쑈를 벌이던 당신들의 모습, 박정희 전두환을 찬양하고 이들을 보호해 달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심지어는 하느님의 뜻대로 평화로운 세상이 다가오자 이제 그걸 막기 위해 나서는 당신들의 모습은 참 구토 쏠리는 모습입니다. 그건 기도회가 아니라 광란의 굿판일 겁니다.

 

예수의 정신이란 것이 그런 것이라고 생각하는 당신들이 예수의 이름을 들먹이는 것 자체가 "하느님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지 마라(개신교 표현으로는 주님의 이름을 망령되이 일컫지 말라)"고 하신 그 분의 뜻에 완전히 어긋나는 것 아닌가요? 

그런 교회가 자기들의 정체가 폭로되고 자기들의 기득권을 잃게 되자 광장에 모여서 자기들의 세력을 과시하겠다고 합니다. 이건 교회가 아니고 깡패들 집단일 뿐입니다. 철저하게 자기들의 사익을 위해 교인들을 잘못 이끄는 목자는 더 이상 목자가 아닙니다. 게임의 예를 들어서 좀 뭐하지만, 클래식 게임인 디아블로 1 에서 마을 주민들을 이끌고 던전으로 들어간 라자러스 주교와 다른 게 뭡니까? 

다시한번 물어봅니다. 예수님이 이 땅에 재림하신다면, 당신들에게 뭐라 할 것 같습니까? 십계명의 처음부터 끝까지를 다 어기는 당신들을 주님께서 참 어여삐 여기시겠습니다. 

시애틀에서... 권종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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