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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취재] 한국 대기업들 줄줄이 대미로비 비용 증폭

‘우리는 트럼프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

선데이 저널 | 기사입력 2018/09/02 [23:10]

[분석 취재] 한국 대기업들 줄줄이 대미로비 비용 증폭

‘우리는 트럼프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

선데이 저널 | 입력 : 2018/09/02 [23:10]

‘우리는 트럼프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 출범 뒤 삼성전자가 대미 로비비용을 대폭 증액했으며, 올해도 이를 25% 정도 늘리면서 트럼프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에 발 빠르게 대처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현대차나 기아차는 오바마행정부시절과 비교해 대미로비비용이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으며 철강관세부과 등에 민감한 포스코는 10여년간 대미로비비용을 지출하지 않다가 지난해부터 로비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고 LG전자등도 트럼프행정부 출범 뒤 비용을 약 50%정도 증액한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박근혜국정농단사건으로 해체설까지 나돌았던 전경련은 지난해 로비비용을 절반으로 줄인데 이어 올해는 아예 한 푼도 지출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안치용(시크릿 오브 코리아 편집인)

 

 

  [연방상하원 로비내역보고서기준-금액은 USD]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미국에서 반도체와 가전제품 공장 등을 운영 중인 삼성그룹이 올해 상반기 대미로비비용지출을 크게 늘린 것으로 확인됐다. 연방상하원에 삼성전자를 포함한 삼성그룹이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대미로비액수는 221만달러로, 1분기에 123만달러, 2분기에 98만달러를 지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147만달러와 비교하면 약 50%가까이 늘어난 것이며 상반기 지출액으로는 미국진출이후 최대 폭이다. 또 올해 상반기 대미로비지출추세가 하반기까지 이어질 경우, 약 440만달러를 기록하게 돼 지난해 기록했던 역대최고치 350만달러보다 90만달러, 약 25% 정도 늘어나며 최고기록을 갱신하게 된다.

 

삼성, 2016년보다는 2.8배 증가 추정

 

삼성그룹은 2011년까지만 해도 한해 대미로비금액이 37만달러를 넘은 적이 없으나, 오바마 행정부 1기 마지막해인 2012년 로비총액이 90만달러로 2011년 15만달러보다 6배나 급증한데 이어, 오바마행정부 2기 첫해인 2013년에는 132만달러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1백만달러를 넘었다.

 

    ▲ 삼성그룹 연도별 로비자금지출내역

 

그 뒤 2014년 141만달러, 2015년과 2016년에는 168만달러와 164만달러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으나, 트럼프행정부 출범 첫해인 지난해에는 350만달러로 무려 180만달러이상, 즉 2배이상 폭증했다. 또 올해 상반기추세가 계속되면 지난 2016년보다는 2.8배가량 증가하게 된다.

 

이처럼 트럼프행정부 출범이후 삼성전자 등 삼성그룹의 대미로비액수가 급증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2016년 말 후보시절부터 해외로 진출한 미국기업을 맹비난한 것은 물론 미국에서 큰 수익을 올리는 해외기업들에 대해서도 미국투자를 촉구했기 때문이다. 특히 트럼프대통령이 취임직후 ‘미국인고용과 미국제품사용’등 미국우선주의 행정명령을 발동하면서 미국에서의 해외기업의 비즈니스 환경이 급속히 악화됐다.

 

삼성은 이 같은 기류를 감지하고 트럼프행정부 출범과 동시에 대비로비를 대폭 강화한 것이다. 특히 한미 FTA 재협상이 시작되고, 올해는 미국이 중국등에 대해 고율관세를 부과하면서 불똥이 다른 국가로 튈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 이에 대비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등이 연방상하원에 제출한 로비보고서에 따르면 로비자금 지출 37건 중 무역관련 사안에 대한 로비지출이 8건으로 가장 많았고, 연방예산 4건, 이동통신과 세금관련 로비가 각각 3건을 기록했다. 또 로비대상은 연방상하원이 각각 11건으로 가장 많았고, 대통령실이 4건, 상부무와 백악관, 무역대표부가 각각 3건을 기록했다.

 

삼성의 대미로비는 과거에는 특허권 등 지적 재산권 관련 로비가 많았으나, 지난해에는 무역관련 사안이 압도적으로 많아서 미국의 보호무역정책이 삼성과 현대차 LG를 비롯해 한국기업들을 바짝 긴장하게 만들었다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 삼성그룹 2018년 상반기 로비대상기관내역

 

마이크로소프트 로비 494만달러로 최고

 

전기전자업종의 상반기 로비자금지출내역을 보면 마이크로소프트가 494만달러로 가장 많았고, 퀄컴이 389만달러, 애플이 376만달러, 오라클 370만달러, IBM 304만달러의 순이었으며, 삼성은 9위에 올랐다.


삼성은 외국계 회사로는 독일계 지멘스 8위에 이어 유일하게 10위권에 포함됐으며 일본기업인 파나소닉은 41만달러, 도시바는 약 35만6천달러로 삼성의 5분의 1에도 미치지 못했으며 순위로는 40위와 46위를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 외 한국기업을 확인한 결과 현대차그룹은 올해 상반기 46만달러, 기아차그룹은 같은 그룹 38만달러를 대미로비를 위해 지출했다. 현대차는 지난 1998년과 1999년 각각 2만달러를 지출했으나 2000년에는 8만달러로 늘었으며, 미국진출을 추진하던 2001년에는 36만달러, 2002년에는 46만달러등을 지출했으며, 알라바마주 공장완공과 함께 미국내 본격생산을 시작한 2005년부터 2009년까지 44만달러에서 50만달러정도를 지출했다. 2010년에는 71만달러를 진출한 뒤 2011년에는 104만달러를 지출, 삼성그룹보다도 2년 빨리 1백만달러를 지출했지만 그 뒤로는 다시 1백만달러 이후로 로비자금이 줄었다.

 

또 트럼프대통령 출범 첫해는 76만달러로 오바마행정부 마지막해 84만달러보다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는 사안별로 대응하기 보다는 매년 일정액의 로비액을 책정, 큰 변동없이 꾸준히 로비를 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올해 상반기 추세가 계속되면 올해 전체는 93만달러로 지난해보다는 약 16만달러, 20%정도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기아차 ‘ 트럼프가 되든 말든’ 로비지출 동일

 

기아차는 미국생산공장이 본격가동 된 2010년부터 대미로비를 시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2010년부터 2012년까지 3년간은 60만달러를 유지하다 그뒤 3년간 조금씩 늘었고, 2016년과 2017년은 76만달러로 동일했으며, 올해 상반기에도 38만달러를 기록, 이 추세가 이어지면 올한해 76만달러로 지난해와 동일한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와 기아차등은 판매가 갈수록 줄어들고, 트럼프행정부가 해외생산차량과 부품에 대해 고액관세를 추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미로비액수는 큰 변동이 없어 적극적인 현안대처에 나서지 않는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 현대차그룹 연도별 로비자금지출내역

 

백색가전의 선두주자로 불리며, 미국에서도 가전제품업계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LG전자 등 LG그룹도 올해 상반기 로비액은 12만달러로 삼성전자의 20분의 1에 불과했다. LG전자는 오바마행정부 마지막 3년간 16만달러씩을 지출했으며 트럼프행정부 출범 첫해인 지난해 24만달러, 올해도 현추세가 계속되면 24만달러를 지출할 것으로 보여, 역시 현대차나 기아 차와 마찬가지로 현안별로 긴급히 대처하기 보다는 인사치레 형식의 로비를 펼치는 것으로 보인다.

 

올해 트럼프대통령이 수입 철강 및 알류미늄에 대해 25%와 10% 관세부과로 전세계 철강업계가 ‘멘붕’에 빠진 가운데, 포스코의 로비도 강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포스코는 지난 1998년부터 2000년까지 3년간 약 82만달러를 로비자금으로 지출했으나 2001년부터 2016년까지는 포스코 또는 포항제철 이름의 로비내역 보고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포스코는 트럼프행정부가 출범한 지난해 77만5천달러, 올해 상반기에는 41만달러를 사용, 82만달러로 다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행정부가 한국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는 유예시키기로 함에 따라 포스코는 한숨 돌렸지만, 로비스트를 통해 포스코입장을 미국 행정부와 입법부에 적극적으로 대변할 필요성은 상존하는 셈이다.

 

2012년부터는 대미로비자금지출을 중단

 

또 풍산은 지난 1999년부터 2005년까지는 매년 30-40만달러의 로비자금을 투입, 삼성그룹보다 많았으며, 현대차와 버금갈 정도로 활발한 로비를 펼쳤던 것으로 드러났다. 풍산이 생산하는 동전원료인 소전의 미국 조폐청 납품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지만, 전통적인 공화당 지지세력이라는 점도 부시행정부 때 로비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 LG그룹 연도별 로비자금지출내역

 

풍산은 2007년부터는 풍산명의가 아닌 미국자회사인 PMX인더스트리스로 로비를 펼쳐 매년 2007년과 2008년에는 44만달러씩을 지출했으나 오바마행정부 출범 첫해인 2009년에는 24만달러로 약 40%가 줄었고, 2010년에는 21만달러, 2011년에는 10만달러로 대폭 줄어들었고, 그나마 2012년부터는 대미로비자금지출을 중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재벌기업들의 연합체로 박근혜 국정농단사건과 관련, 회원기업들에게 반강제적으로 미르재단 등에 출연금을 할당한 것으로 밝혀진 전경련도 대미로비에 나섰으나 지난해 하반기 부터는 아예 로비를 중단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체설이 나도는 마당에 대미로비에 나설 엄두를 못낸 것이다.

 

전경련은 2006년 처음으로 4만달러를 지출한데 이어 그 다음해인 2007년에는 10배를 늘린 40만달러를 지출했으며 2016년까지는 10년간 매년 40만달러씩을 지출했다. 그리고 지난해 상반기 20만달러 지출을 마지막으로 로비를 중단했다.

 

1998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한국기업의 로비총액을 살펴보면 삼성그룹이 1481만달러상당 이며, 현대차그룹은 약 1073만달러, 기아차그룹은 570만달러로 집계돼, 현대기아차를 합치면 1640만달러상당으로 삼성그룹보다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선데이 저널 안치용(시크릿 오브 코리아 편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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