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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스포츠만 혜택을 주나-병역특례의 논란

서울의소리 | 기사입력 2018/09/03 [15:34]

왜 스포츠만 혜택을 주나-병역특례의 논란

서울의소리 | 입력 : 2018/09/03 [15:34]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축구와 야구 한국대표팀이 금메달을 따내 병역특례 혜택을 거머쥔 가운데 해당 특례 제도의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는 등 개선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만큼 병역 문제가 민감한 나라도 없을 것이다.

 

특히 야구대표 선수 중 일부가 병역을 미룬 끝에 대표팀에 선발됐다는 자격 논란이 불거져 반발이 커지는 모양새다. 예술·체육인에만 혜택을 주는 현재의 병역특례 제도는 불공평하다는 지적이다.


3일 병무청에 따르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해 병역특례 대상이 된 선수는 축구 20명 야구 9명을 포함해 총 42명이다.

현재 체육 특례 대상자는 올림픽 3위까지, 아시안게임은 1위 입상자로 국한되어 있어 세계선수권대회 등 아시안게임보다도 경쟁이 치열한 시합에서 우수한 기량을 보인 선수가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많아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계속 제기 되었다.

73년에 시작한 체육인 병역 특례 제도는 이처럼 사회 각층에서 균형이라던가 공정성의 문제가 끊임 없이 대두되었지만 수십년 동안 조삼모사로 이어져 나왔다. 특히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는 축구와 야구 대표팀에 군 미필자들이 대거 합류하면서 병역 문제가 핫이슈로 떠올랐고 결과적으로 축구와 야구 대표단은 금메달을 땄고, 손흥민과 오지환 등 병역 미필자들은 특례 혜택을 받게 됐다.

이들은 차후 4주간 기초군사훈련을 이수하고 자신의 특기 분야에서 34개월을 종사하면 된다. 이 기간 544시간의 특기 봉사활동도 마쳐야 한다. 다만, 국외 활동선수는 그 절반 봉사 시간만 채우면 된다.

프로 선수들 입장에서 보면 병역 문제는 기량과 수입으로 직결된다. 육군 기준으로 21개월을 군 복무하게 되면 손해가 날 수도 있다. 아울러 해당 선수들이 국내 또는 국외에서 세계적인 선수로 활약하면 국위 선양에도 나쁠 것은 없지만 그러나 병역의무에 대한 형평성 측면에서 보면 문제는 있어 보인다.

이런 가운데 병역특례 대상을 대중예술인과 기능올림픽 입상자들도 포함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특히 지난 5월에 이어 3개월 만에 '빌보드 200' 1위 정상을 차지하면서 K팝 역사를 새로 쓴 그룹 방탄소년단도 국외 선양 측면에서 보면 충분히 특례혜택 대상이라는 지적도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국위 선양이 병역 면제의 이유라면, 방탄소년단도 충분히 특례혜택 대상이라는 것이다. 특히 병역 문제에 민감한 남성들이 주로 이용하는 스포츠 커뮤니티에서도 방탄소년단의 면제를 주장하는 의견들이 있어 눈길을 끈다. 한국 가수 최초로 빌보드 1위에 오른 방탄소년단이 천문학적 경제 효과와 함께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가수로 꼽힌 성과도 국제 스포츠대회 금메달 못지않다는 것이다.

면에 목적부터가 국가를 위해 소집되어 훈련을 받으며 국위 선양하는 국가대표와 소속사의 이익을 위해 일하는 방탄소년단은 주목적이 다른데 어떻게 동일선상에 두냐는 반박 의견도 많다. 방탄소년단의 리더격인 진(본명 김석진)은 손흥민과 동갑인 1992년 생으로 앞으로 돌아올 병역 문제가 시급한 상황이다.

우리나라 복무제도는 현역병과 상근예비역, 전환복무(현역), 사회복무요원, 예술·체육요원, 전문연구·산업기능요원, 승선근무예비역 등으로 나뉘며 예술·체육요원 특례는 1973년 처음 도입됐다.

병역 특례자는 지난 5월 말 기준으로 449명이다. 병역 특례 제도는 국위 선양과 문화창달에 기여한 예술·체육 특기자에게 군대 복무하는 대신 예술·체육요원으로 복무하게 하자는 취지에서 도입됐다.

예술요원은 병무청장이 정하는 국제예술경연대회에서 2위 이상 입상자 중 입상 성적순으로 2명 이내, 병무청장이 정하는 국내 예술경연대회(국악 등 국제대회가 없는 분야만 해당)에서 1위 입상자 중 입상 성적이 가장 높은 자, 중요무형문화재 전수교육 이수자가 대상이다.

최근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정부가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대체복무까지 허용하면서 병역 형평성 문제는 우리 사회의 뜨거운 감자가 됐다. 이런 가운데 이들의 병역특례 혜택에 대한 찬반 여론도 팽팽하다.

리얼미터가 CBS 의뢰로 지난달 12일 성인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운동선수 병역특례 범위 확대에 대한 찬반 설문조사(신뢰수준 95%에서 표본오차 ±4.4% 포인트)를 한 결과 '찬성한다'는 응답이 47.6%, '반대한다'는 답은 43.9%로 각각 집계됐다. 찬반 의견이 팽팽하게 갈리고 있다.

"국위선양을 한 운동선수라면 병역 면제 혜택을 줘야 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다른 쪽에서는 "특례제도가 시대에 맞지 않다"는 견해도 적지 않다.

쉽게 메달을 딸 수 있는 종목과 그렇지 못한 종목에 차등을 줘야 한다는 의견들도 보인다. 야구같은 경우는 프로 선수들이 출격해서 아마추어 선수들을 상대로 '당연한' 금메달을 가져온다는 것이다.

 

병무청은 병역특례 개선 여론이 빗발치자 전면 개선 의지를 내보였다. 기찬수 병무청장은 3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최근 논란을 보고 병역특례 제도를 손볼 때가 됐다고 느끼고 있다"며 "체육·예술 병역특례를 전체적으로 재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병역특례 제도개선에 대한 다양한 의견도 개진되고 있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지난 2일 대한민국 선수단 해단식 및 기자회견에서 올림픽 메달이나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딴 남자 선수들에게 제공하는 병역 혜택 시스템을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병역 혜택은 양론이 있다. 선수들에게 굉장히 필요한 부분인 것은 사실"이라며 "올림픽, 아시안게임은 물론 세계선수권대회까지 포함해서 성적에 따라 마일리지를 많이 쌓은 선수에게 병역 혜택을 주는 방안이 어떨까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추후 공론화해 논의하겠다"고 주장했다.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과 같이 단일 경기 성적만이 아니라 다른 국제대회 성적까지 마일리지와 같은 방식으로 정립, 일정 기준이 되는 선수에게 혜택을 주는 방안을 고려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청와대 홈페이지에도 이날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 1회 입상으로 병역 혜택을 주기보다는 국제대회 성적을 점수화(마일리지)해 병역특례를 적용하는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국민 청원이 올라와 눈길을 끌었다.

청원자는 "일시적으로 한번 뛰어준 선수보다는 꾸준히 뛰어 이바지한 선수들에게 혜택이 돌아갔으면 한다"며 "비록 1등이 아니더라도 꾸준히 뛰어 일정한 점수가 될 때 혜택을 주는 것이 그간의 일시적 한탕주의도 없애고 열심히 하는 많은 선수에 대한 보답이라 생각된다"고 주장했다.

"국위선양을 한 운동선수라면 병역 면제 혜택을 줘야 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다른 쪽에서는 "특례제도가 시대에 맞지 않다"는 견해도 적지 않다. 운동선수의 2년은 소중하고 대다수 일반 청년들의 2년도 절대 하찮은 것이 아닌 만큼 누구나 공감하는 공정한 사회를 이루려면 모든 분야에서 균형된 시각으로 적용이 되어야 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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