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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치자의 적폐가 화를 부른다.

이정랑의 고전소통•적폐통치(積弊統治)

이정랑 칼럼 | 기사입력 2018/10/09 [01:55]

통치자의 적폐가 화를 부른다.

이정랑의 고전소통•적폐통치(積弊統治)

이정랑 칼럼 | 입력 : 2018/10/09 [01:55]

이정랑의 고전소통•적폐통치(積弊統治)

 

통치자가 선혈(鮮血)을 뒤집어쓰고 온갖 고초를 다 겪는 장수에게 상을 주지 않고 오히려 교묘한 말재주로 아첨하는 사람에게 상을 준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그 장수는 머리에 피를 흘리며 모래밭 위에서 숨을 거둬도 편히 몸을 뉘일 곳을 찾지 못할 것이다.

 

충신과 간신 사이에도 전도 현상이 있다. 충신들은 공무에 충실하고 법을 잘 지키며 충성스러운 마음으로 통치자의 실책과 부당한 처사에 대해 직언을 올린다. 그런데 심기가 상한 통치자는 그들의 관직을 박탈하거나 지방으로 유배시켜버린다. 심지어는 그들의 목숨을 빼앗기도 한다. 반면에 간신들은 통치자를 하늘처럼 받들고 온갖 수단으로 아첨하여 통치자의 총애를 얻는다. 그래서 고관의 자리에 오르고 후한 녹봉을 타낸다. 이런 현상이 계속되면 사람들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안락한 삶을 추구하고, 정당한 행위를 외면한 채 부당한 속임수를 일삼을 것이다.

 

세상에는 깊은 숲 속이나 바위동굴에 은거하면서 자신의 학문에 도취되어 있는 자들이 있다. 겉으로 보면 그들은 사회에서 일어나는 어떤 일에도 상관하지 않고 자신의 삶에만 열중하는 듯하다. 그러나 실제로 그들의 눈은 사회에 못 박혀 있으며 자신의 관념으로 사회와 정치를 논한다. 크게는 세상을 질책하고, 작게는 백성들을 현혹시킨다. 그런데 통치자는 그들을 칭찬하고 명예를 부여하며 재물까지 선사해 그들의 생활을 돕는다. 그들은 아무런 공로도 없이 빛나는 명성과 부유한 생활을 만끽하는 것이다. 개인적인 영달에 만취한 자들이 이처럼 분에 넘치는 은혜를 받게 되면 한층 신랄하게 사회를 비판하여 백성들의 정신을 혼란케 한다.

 

어디 그뿐인가 요즘 적폐본당의 한 국회의원은 국가기밀문서를 도둑질하여 마구잡이로 내용을 폭로하고, 국민의 알 권리라고 오도하고 있다. 얼마나 천박스런 변명인가. 또 이와 짝을 같이하는 수구반동의 사이비 언론과 가짜뉴스는 황당지언(荒唐之言)를 늘어놓느라 뱀처럼 혓바닥을 놀려대고 있다. 그러나 국민대중은 이에 요지부동이다. 그래서 그들의 중상모략이 추구하는 반국가 반 문재인정권의 정서는 시작과 동시에 역풍을 맞고 파멸되고 말았다. 이 모두 하늘의 심오한 뜻이렷다.

 

다른 예도 들어보자. 통치자가 명예를 부여하는 것은 현명한 선비를 존중하기 위해서이다. 그런데 더러 실제 업무에 종사하는 관리를 멸시하는 자를 깨끗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작위를 만든 것은 귀함과 천함의 등급을 구분하기 위해서인데 통치자는 자신에게 태만하고 자신을 알현하려 하지 않는 자를 현인이라 여긴다. 이뿐만이 아니다. 통치자는 위엄과 녹봉으로 법을 집행하는 이들을 돕는다. 그런데도 녹봉과 위엄을 경시하는 자를 찬양하는 경우도 있다. 마지막으로, 법령을 제정한 것은 나라를 잘 다스리기 위해서인데, 법령을 따르지 않고 자기 도덕의 완성만을 추구하는 자를 충신이라 여기는 예도 있다. 전도되어서는 안 되는 일이 전도된 경우는 이처럼 허다하게 많다.

 

빈부의 뒤바뀜도 그냥 지나쳐서는 안 된다. 나라에는 늘 식량이 필요하며, 그래서 농민들은 힘들게 농사를 지어 창고를 가득 채운다. 그런데 통치자는 세금을 가중시켜 농민의 생활을 빈곤하게 만든다. 반면에 우스갯소리나 지껄이고 술과 음악에 빠져 전혀 생산에 보탬이 못되는 자들은 으리으리한 집에 고급차를 굴리며 비싼 옷차림으로 거리를 활보한다. 통치자가 올바르다면 이런 현상들이 어떻게 일어날 수 있겠는가?

 

나라가 잘 관리되지 않는 것은 통치자의 책임이다. 통치자가 스스로 법을 어겼거나 사심으로 법률을 대신했음을 말해준다.

 

이런 상황에 처한 통치자는 마땅히 자기 자신을 반성해야 하고, 신하와 백성에게 준법을 요구해온 것처럼 자신도 법을 준수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먼저 사심을 품지 않고 오로지 만인을 위해 일한다면 개인적인 행동으로 자신이 제정한 법률, 제도를 동요시키거나 스스로를 모순되고 난처한 지경에 빠뜨릴 리 없다. 통치자가 사심을 품지 않으면 법은 자연히 지켜지게 마련이다.

 

그런데 어이없게도 이 나라의 통치자란 이명박 박근혜는 집권 초기부터 사리사욕에 혈안이 되어 재산 모우기에 광분한 나머지 돈이라면 인정사정없이 무소불식으로 포식하다가 결국 소화불량에 걸려 지금은 영어(囹圄)의 신세가 되었다. 어디 그것뿐인가. 그들은 그도 모자라 더 많은 사욕을 채우려고 양승태란 모리간신배인 사이비 대법원장까지 끌어들여 국법을 농락하면서 하늘 무서운 줄 모르고 천년의 부귀영화를 꿈꾼 것이다. 어찌 하늘이 노하여 천벌이 없겠는가. 만고의 폭군 걸(桀)과 주(紂)의 추종자 이(李)와 박(朴), 그리고 천고의 간신적자 화신(和珅)의 화신(化身)인 양(梁)의 최후를 국민대중들은 예의 주시하고 있다.

 

영리한 통치자는 뒤바뀐 일들을 다시 제자리로 돌리는 방법을 안다. 그 시작은 반드시 통치자 자신이어야 한다. 사심을 없애고 세태에 따르지 않으면서 자신과 법을 지키고 금기를 위반하지 않도록 가르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아무튼 그렇게 하면 신하와 백성이 전도 시켰던 일들이 본래 상태를 회복할 것이다. 더구나 문재인 대통령께서 작심하고 통치의 본령인 국태민안(國泰民安)의 정도에 발 벗고 솔선수범에 나섰으니 그 결과에 당연히 서광이 있으리라!

 

 

필자 : 이정랑 언론인(중국고전 연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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