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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 5조원 '분식회계' 인정 시, 상장폐지가 마땅하다

김우중 등 재벌들의 엽기적 분식회계는 'IMF 사태' 결정적 원인.. 이번엔 제대로 응징해야

고승은 기자 | 기사입력 2018/11/13 [20:00]

삼성바이오로직스 5조원 '분식회계' 인정 시, 상장폐지가 마땅하다

김우중 등 재벌들의 엽기적 분식회계는 'IMF 사태' 결정적 원인.. 이번엔 제대로 응징해야

고승은 기자 | 입력 : 2018/11/13 [20:00]
▲ 5조원의 분식회계 논란에 휩싸인 삼성바이오로직스, 이 논란은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또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과도 연루돼 있고, 또 국민연금의 막대한 손실과도 관련돼 있다.     © MBC

14일(내일)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이하 증선위)가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사건에 대한 최종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

 

최근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 미래전략실 간 서로 주고받은 내부 문서를 공개, 화제가 된 바 있다. 회계법인들이 평가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가치액(8조원)이 자체평가액(3조원)보다 5조원이나 '뻥튀기' 된 사실을 알면서도, 삼성 측이 엉터리 자료를 국민연금에 제출한 점을 저격했다.

 

증선위가 5조원의 분식회계를 인정할 경우,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회계 위반으로 사상 최대 과징금을 부과받고, 거래가 정지되고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1년부터 4년 연속 적자를 내다, 2015년 갑자기 1조 9천억 원의 순이익을 냈다. 미국 바이오젠과 합작한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를 관계사로 변경하면서, 에피스의 지분가치가 2천 9백억 원대에서 갑자기 4조 8천억원대로 급격하게 뛰었다. 이에 고의로 가치를 크게 '부풀린' 분식회계가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그러자,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은 바이오젠이 가지고 있던 콜옵션 권리를 행사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왔기 때문에 이 자회사에 대한 '지배력 변화'가 예상됨에 따라 회계처리 방식을 국제기준에 맞췄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금융감독원은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할 의사가 없었다는 점을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이 알고 있어 회게처리 방식을 바꿀 이유가 없다며, 회계부정을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박 의원의 '내부문서' 공개로 삼성 측의 주장은 더욱 설득력을 잃게 됐다. 박 의원은 "특정 대주주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엉터리 가치평가보고서를 동원해서 투자자를 기만하고, 소액주주의 이익을 침해하고 애국심마케팅까지 동원하는 이런 전근대적인 행위는 우리 경제에 심대한 해악을 남겼다. 뿌리 뽑아야 한다"며 거세게 질타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를 거슬러 올라가면, (구) 삼성물산과 (구) 제일모직 합병, 즉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와 관련 있다. 이는 물론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과도 연루돼 있고, 또 국민연금의 막대한 손실과도 연관돼 있다.

 

(구) 제일모직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지분 46.3%를 보유하고 있었으며, 이 부회장은 (구) 제일모직의 최대 주주였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가치가 올라갈수록, 합병에서 이 부회장이 얻는 이득이 자연스레 늘어나며, 삼성그룹의 맨 꼭대기에 있는 (구 삼성물산이 지분을 4% 소유한)상성전자에 대한 지배력도 대폭 강화된다.

 

5조원의 분식회계 규모는 해외에서도 분식회계의 대표사례로 회자되는 미국의 '엔론'의 규모를 가볍게 뛰어넘는다. 엔론이 저지른 분식회계 규모는 15억달러(1조7천억원) 정도인데 그의 세 배가량 된다. 엔론의 회장과 CEO는 24년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다만, 엔론의 분식회계 사건이 터진 지 17년이나 지났기에, 실질적인 규모는 비슷할 수도 있겠다)

 

그래도 대우그룹이 저지른 (앞으로도 경신하기 힘들고, 또 결코 해서도 안 되는) 43조원의 '분식회계'에 비하면, 너무들 약하다고 할 수 있겠다.

 

대우그룹의 회장이자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던 김우중은 마구잡이로 은행돈을 끌어다 기업들을 인수, 문어발식으로 사업분야를 마구잡이 확장했다. 그는 금융기관으로부터 87조원을 대출받았다고 한다. 그런 과정에서 엽기적인 분식회계를 일삼았고 결국 대우그룹은 공중분해됐다. 이는 IMF 사태가 터지는 데도 결정적 역할을 했다.

▲ 대우그룹의 회장이자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던 김우중은 마구잡이로 은행돈을 끌어다 기업들을 인수, 문어발식으로 사업분야를 마구잡이 확장했다. 대우그룹은 결국 43조원의 '분식회계'를 저질렀고, 이는 IMF 사태가 터지는 데도 결정적 역할을 했다.     © SBS

그렇게 돈을 마구잡이로 끌어다쓰면서, 대책없이 문어발식 경영을 한 데는 군사독재정권과의 정경유착이 결정적인 원인이라 할 수 있겠다. 결국 군사독재정권에서 쌓인 적폐들의 결과물은 바로 IMF 사태였고, 피해는 고스란히 서민들에게 돌아갔으며 지금도 여전히 현재진행중이다. 오히려 IMF 사태를 초래한 이들, 재벌들은 더 큰 부를 쓸어담는 중이다.

 

그러나 한국에선 재벌총수들이 분식회계에 연루됐을 때 형량은 정말 약하다. SK글로벌에서 1조5천억원이 분식회계로 적발되었을 때 최태원 회장은 집행유예를 선고받았고, 두산그룹의 2800억원대 분식회계가 적발됐을 때도 박용성 회장은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그렇게 상상도 할 수 없는 금액으로 부정을 저지른 재벌총수를 처벌하려고 하면, 언론에선 서로 앞다투어 '국가경제에 막대한 지장이 우려된다'면서 감싸주기에 급급하니.. 본보기를 보여준 적이 없으니 '적폐'가 끝없이 쌓이는 거다.

 

해외에선 분식회계가 적발되면, 엔론 수뇌부들의 사례처럼 엄청난 응징이 가해진다. 그게 사실 지극히 당연한 것이다.

 

만약 삼성 측에서 분식회계를 고의로 저지른 것이 인정될 시, 원칙적으론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폐지 수순으로 가는 것이 맞다. 적자만 낸 기업은 애초에 상장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물론 소액주주들의 손실은 삼성 측에서 배상해줘야 한다. 분식회계는 엄청난 범죄이며, 경제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친다. 더 이상 봐줘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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