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광고
광고
광고
로고

제보 320명, 사망 118명.. 11년만에 사과한 삼성

반올림 대표 황상기씨 “여전히 보상에 포함되지 않는 분들 있어”

고승은 기자 | 기사입력 2018/11/23 [14:25]

제보 320명, 사망 118명.. 11년만에 사과한 삼성

반올림 대표 황상기씨 “여전히 보상에 포함되지 않는 분들 있어”

고승은 기자 | 입력 : 2018/11/23 [14:25]
▲ 삼성전자가 11년 만에 삼성 사업장에서 발병된 ‘백혈병 사태’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그와 함께 보상안 등을 발표했다.     © 교통방송

삼성전자가 11년 만에 삼성 사업장에서 발병된 ‘백혈병 사태’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지난 2007년 삼성전자 반도체 3라인에서 일했던 故 황유미 씨가 백혈병으로 사망한지 11년 만이다.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사업부 대표이사인 김기남 사장은 23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중재 판정 이행 합의 협약식’에서 발표한 사과문을 통해 "소중한 동료와 그 가족들이 오랫동안 고통 받았는데 삼성전자는 이를 일찍부터 성심껏 보살피지 못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등 사업장에서 발생한 백혈병 등 질환 발병과 관련한 문제 해결을 위한 조정위원회‘가 내놓은 중재안을 성실히 이행한다는 약속을 밝혔다. 조정위원회의 위원장은 법무법인 지평의 김지형 대표변호사(전 대법관)이 맡기로 했다.

 

앞서 지난 1일 조정위원회는 보상 범위와 액수 등을 담은 중재안을 삼성전자와 피해자 대변 시민단체 ‘반올림’에 각각 전달한 바 있다.

 

반올림이 파악한 삼성계열사 백혈병 등 직업병 제보와 사망자 통계를 보면, 삼성전자- 제보 263명 사망자 95명, 삼성SDI- 제보 39명 사망자 11명, 삼성전기- 제보 15명 사망자 10명 삼성테크윈, SDS 등- 제보3명 사망자 2명 등 모두 제보 320명에 사망자 118명에 달할 정도로 방대하다.

 

이번 삼성 측에서 발표한 보상대상은 삼성전자 최초의 반도체 양산라인인 기흥사업장의 제1라인이 준공된 1984년 5월 17일(기흥 1라인 준공시점)이후 반도체나 LCD 라인에서 1년 이상 일한 삼성전자 현직자 및 퇴직자 전원과 사내협력업체 현직자 및 퇴직자 전원을 대상으로 정했다. 지원보상 기간은 1984년 5월 17일부터 2028년 10월 31일까지로 정했다.

 

보상액은 근무 장소, 근속 기간, 질병 중증도 등을 고려해 산정하되 백혈병의 경우 최대 1억5천만원으로 정했다.

 

故 황유미씨 아버지이자 반올림 대표를 맡고 있는 황상기씨는 이날 협약식에서 “오늘 사과는 솔직히 직업병 피해가족들에게 충분하지는 않다. 지난 11년간 반올림 활동을 하면서 수없이 속고 모욕당했던 일이나 직업병의 고통,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아픔을 생각하면 사실 그 어떤 사과도 충분할 순 없을 것”이라면서도 “오늘의 사과를 삼성전자의 다짐을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황 씨는 “다만 사외협력업체 소속이라서 혹은 보상대상 질환이 아니라서 여전히 보상에 포함되지 못하는 분들이 계시다는 점이 안타깝다”며 보완을 요청했다.

▲ 삼성전자 사업장에선 수많은 이들이 여러 질병에 걸려 고통에 시달리다 세상을 떠났다. 피해자 대변 시민단체인 반올림 측에 따르면, 제보 320명에 사망 118명에 달한다.     © 교통방송

그는 “직업병 피해는 삼성전자 반도체·LCD 부분에서만 있는 것이 아니다. 삼성전기, 삼성 SDS, 삼성 SDI등 다른 계열사에서도 유해물질을 사용하다가 병든 노동자들이 있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 사업장에서도 비슷한 피해자들이 있다. 삼성은 이 모든 직업병 노동자들을 위한 폭넓은 보상을 마련하길 바란다”고 삼성 측에 거듭 촉구했다.

 

그러면서 “이런 일이 계속되지 않도록 정부와 국회는 원청 사업주의 책임을 엄격히 묻는 법제도를 만들고 대기업들은 솔선해서 안전보건에 대해 책임질 계획을 보여줘야 한다”고도 촉구했다.

 

이같은 협약에 더불어민주당, 정의당은 환영입장을 밝히며, 삼성 측에 추가 개선을 촉구했다.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너무나도 길고 힘들었을 피해자와 가족들의 그간의 고통에 위로의 말씀을 드리며 늦었지만 사회적 합의에 이르게 된 것을 환영한다”며 “이번 협약식이 산업재해에 대한 인식 전환의 본보기가 되고 노동자들이 동등한 경제주체로서 사회적으로 존중받는 계기가 되길 희망한다. 반올림 피해자들의 값진 희생과 노력이 산업 재해로 어디선가 고통 받고 있을 또 다른 피해자들의 든든한 울타리가 되리라 확신한다”고 전했다.

 

최석 정의당 대변인도 “그동안 반올림에만 320명의 직업병 의심 노동자가 접수됐고, 그중 118명이 사망했다. 황유미가 죽고 한혜경이, 김기철이.. 아주 어린 청춘들이 유명을 달리했다. 피해자와 그 가족의 상처가 조금이나마 아물 수 있기를 바라며, 고인들의 명복을 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늘의 사과와 보상 합의는 아주 작은 매듭에 지나지 않는다. 안전한 노동환경을 위한 투쟁은 이제 시작이다. 삼성은 지금도 작업환경측정결과보고서 공개를 거부하고 있다. 산업재해 입증책임을 노동자에게 전가하는 산업재해 보상제도도 개선되어야 한다”며 삼성에 거듭 개선을 촉구했다.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
광고
PHOTO
1/193